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졸렬한 포니 번역)소나타의 최고의 밤
게시물ID : pony_918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뮤식의노예
추천 : 2
조회수 : 57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10/19 20:55:08
삽화1.png



소나타의 최고의 밤



작가 코멘트 : 한 밤중에 크리스탈 시를 방문한 소나타에게 최근 들어 일어난 일 중 가장 좋은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퀘걸, 레인보우 락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보시는 게 좋습니다.






경고! 이 팬픽은 어둡고 잔혹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아예 없는 것보단 뭐라도 있는게 낫다.






다들 크리스탈 시는 잠이 들지 않는 곳이라고 했다.


뭐, 어떤 곳만 빼면 말이다. 가령 소나타가 지금 걸어가고 있는 이 거리는 소나타의 발걸음 소리 말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 거리 이곳저곳에서 풍겨 나오는 부정적인 감정의 냄새를 소나타는 생생히 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소화시킬 수도 없는 이 부정적인 감정의 에너지는 소나타의 애간장만 잔뜩 태우고 있었다. 과연 저 에너지의 맛은 어떤 맛일까? 소나타가 제일 좋아하는 날카로운 증오의 톡 쏘는 맛일까, 아니면 궁지에 몰린 사람의 좌절감이 담긴 시큼한 맛일까..


이내 씁쓸한 상실감이 뒤따랐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지금은 그저 보기에만 좋은 그림의 떡이 됐으니까.


인간들의 부정적인 감정이 샘솟듯 휘몰아치는 걸 보고만 있자니 속이 아려왔다. 특히나 휴대폰 배터리도 다 달은 상태에서 근처의 현금 자동인출기로 걸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선 말이다. 오늘 집을 떠나기 전에 아다지오가 소나타를 보고 쪼아댔던 말까지 생각나 소나타는 투덜거리며 길을 걸었다.


'바보 소나타.'


심지어 자동차 기름도 다 떨어졌지.. 소나타는 콧김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휴대폰으로 검색해보니 크리스탈 시에 가면 심야에도 피자를 먹을 수 있다기에, 소나타는 기름이 얼마 남은지도 신경 쓰지 않고 대책 없이 크리스탈 시로 차를 타고 달려갔던 것이다.


'정말 바보 같아.'


길가의 물웅덩이가 소나타의 운동화를 적셨다. 철벅거리는 소리도 아랑곳 않고 소나타는 현금인출기를 향해 걸어갔다. 배터리가 다 나갔으므로 아다지오나 아리아한테 데리고 와달라고 전화를 걸 수도 없었다.. 물론 소나타는 그게 죽도록 싫었지만 말이다. 나한테 죽어라 욕만 해대는 얘들이 뭐가 좋다고..


다들 소나타한테 멍청하다고 했다.


쓸모없다고 했다.


쓰레기라고 했다.


물론 밴드 대전 이전에도 세 사이렌들의 사이는 곱게 봐도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사이였지만, 그 날을 기점으로 셋의 사이는 점점 엉망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 날 이후 잠에서 깼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소나타는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산채로 몸에 불을 지른 것만 같았고, 피부에서 영혼까지 보이지 않는 바늘들로 관통이 된 느낌이었다.


그 날, 다른 둘의 신경질 어린 반응을 보아하니, 대지와 아리아도 똑같은 감각을 느꼈던 건지도 모른다. 소나타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도 어떻게 서로 소리 지르고 헐뜯는 힘이 남아있을수가 있지? 기껏 전자레인지로 데운 베이컨이 제대로 안 넘어가게 시리.. 남 탓을 하며 분풀이를 할 기력이 그 당시 소나타에게는 남아있지 않았다. 다른 둘은 예외였던가 보지만.


5일 후, 통증은 가라앉았지만, 상실감과 공복감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심지어 어쩔 땐 소나타가 여전히 힘을 가진 채로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조정하는 꿈까지 꾸었다. 악몽은 아니고 오히려 좋은 꿈이었건만, 깨어났을 때 느꼈던 허무함은 차마 형연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났다.


저 멀리 현금인출기가 보여 소나타는 쫄랑쫄랑 그 곳으로 걸어갔다. 그 곳에 달린 거울이 소나타의 얼굴을 비추었다. 수척한 모습에 부쩍 어두운 음영이 드리워진 두 눈... 삶이 한번 바닥을 친 이후로 소나타는 꾸미고 다닐 생각을 일절 하지 않았다.


지금 모습이야 어찌 됐든 소나타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인출기에 넣고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그래도 돈은 아직 갖고 있지롱.'


그 때, 누군가가 차갑고 딱딱한 어떤 걸 대고 누르는 감촉이 소나타의 뒤통수에 느껴졌다. 쇠붙이로 만든 거려나?


소나타는 소리 죽여 투덜거리면서 의문의 인물에게 말을 걸었다.


"아휴~ 이럴 시간 없거든? 나-"


"시간이 있든 없든 내 알바 아니고-"


"저기요 아저씨. 나 돈 빼야된다구."


소나타는 신중하게 다음에 할 행동을 계획했다. 솔직히 지금 죽어도 별 미련은 없긴 했지만..


"돈 내놔! 당장!"


정체불명의 강도가 위협삼아 소나타의 머리에 댄 쇳덩이를 거칠게 밀어붙이려고 할 때, 소나타는 부리나케 뒤로 돈 다음 강도의 손을 쳐내고 사타구니사이에 깔끔하게 한 방 발길질을 먹였다.


강도는 가랑이 사이를 붙잡고 쓰러졌다. 쇠파이프 굴러가는 소리가 거리를 요란하게 채웠다.


거칠어진 호흡이 잦아들자, 소나타는 입을 앙다문 체, 처량하게 누워있는 강도의 옆에 굴러다니는 쇠파이프를 보았다. 쇠파이프 위로 발을 굴러 바닥에 튕긴 다음 재빠르게 손을 뻗어 공중에 떠 있는 파이프를 잡았다. 


잠깐 동안 그 파이프를 지긋이 살핀 다음, 소나타는 강도를 째려보았다.


"아저씨... 고작 요거 하나 들고 날 털려고 한 거야?"


"초-총 살 돈이 있었으면 이 짓 하고 있겠냐? 난-"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소나타는 들고 있던 쇠파이프로 강도의 무릎을 후려쳤다. 뼈 부러지는 소리. 비명 소리. 소나타의 귀엔 마치 음악처럼 감미로웠다. 부정적인 감정의 초록 물결이 강도 주변에서 일렁거렸다.


"아- 몰라. 기분도 꿀꿀해 죽겠는데."


소나타는 파이프를 들고 다시 자세를 잡더니 강도의 멀쩡한 다리마저 후려쳤다. 고통 어린 비명만큼이나 '와작!'거리는 소리도 기분 전환에 딱이었다.


"근데 아저씨는 쇠파이프 하나만 들고 와놓고는 날더러 돈을 내놓으라네? 기분만 더 잡치게 시리.."


소나타는 쓰러진 강도의 위에 쪼그려 앉았다. 통증 때문인지 강도는 몸만 부들부들 떨며 신음을 흘릴 뿐 저항하지 않았다.


"자. 지금부터 아저씨에게 화풀이를 할까 하는데, 어디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를 한 가지만 대 봐."


맛좋은 공포, 절망감의 냄새가 풍겨왔다. 심지어 그 맛 또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먹을 수가 없었으므로 소나타의 좌절감만 더 커지고 말았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허겁지겁 좌우만 살피고 있는 남자 또한 거슬렸다.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 하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는 소리가 소나타의 귀에 들릴 지경이었다. 게다가 달콤한 공포심의 에너지가 모락모락 저 강도 주변에서 피어오르는데...


먹고 싶었다. 절박하게.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대답이 없잖아!" 


바짝 날이 선 목소리로 소나타는 파이프를 들어올렸다.


"자-잠까-!"


이게 남자가 이승에서 본 마지막 장면이었다. 남자의 말은 둔탁한 쇳소리와 소리와 함께 멎고 말았다.


얼굴에 박살난 남자의 머리 잔해를 잔뜩 묻히고서 소나타는 원래 남자의 머리가 있었던 부분을 내려다보았다. 흉기에 묻은 피를 남자의 셔츠에 문질러 닦고는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차. 돈. 지금은 일단 이 정도만 해두자.'


그리고 소나타는 아까 인출했던 현금을 꺼내왔다.


돈을 지갑 안에 넣으며, 소나타는 아까 하던 작업을 마저 하기로 작심했다. 시체를 어떻게든 숨겨야했고, 피투성이가 된 얼굴도 닦아야했다.


소나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쪽 골목에 쓰레기통 하나가 놓여있었다.


'저기가 좋겠어.'


소나타는 남자의 유해를 골목으로 끌고간뒤에, 쓰레기통 뚜껑을 열었다. 썩은 냄새가 풍겨와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였다.


'흠...'


소나타는 입술을 핥았다... 갑자기 강렬한 감각이 엄습해 소나타는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뻔 했다.


좋은 술에 취한 것 같은 몽롱하고 아찔한 감각이 소나타의 뇌와 가슴을 가득 채웠다. 숨이 멎을 듯한 충격에 소나타는 중심을 잃고 넘어지려다가 겨우 쓰레기통 구석을 붙잡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소나타는 울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웃고 있었다. 


소나타는 얼굴을 손으로 쓸어보았다. 아까 묻었던 남자의 피가 여전히 굳지 않고 묻어있었다. 조심스럽게 핥아보았다. 익숙하지만 어딘가 낮선 포만감, 절망과 공포의 달콤한 맛이 피를 통해 느껴졌다.


안도감마저 들었다. 소나타의 시야는 새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래.. 어쩐지 되게 맛있어 보이더라..'


삽화 2.jpeg




출처 http://www.fimfiction.net/story/324344/sonatas-best-night-ever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