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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개소리] 자기희생
게시물ID : panic_918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wangGaeTo
추천 : 15
조회수 : 152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2/22 11:32:40
간만입니다.
 
글소재가 안떠올라서 도저히 글을 못 쓰다가 이제서야 한편이 짧게 떠올라서 간만에 글을 씁니다.
 
불친전할 개소리는 언제나 불쾌하고 찝찝한 글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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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연아, 대체 무슨일이길래 얼굴이 그렇게 초췌해? 요즘 수업도 다 제끼고, 이번학기부터 너네 전공 듣는데 이러면 안되."
 
승연이는 내가 가장 아끼는 후배다.
 
동네도 같은 동네에 살았고, 학원도 같이 다녔던 사이였다. 부모님들 사이에도 교류가 잦았었던 사이었다.
 
그뒤에 중학교, 고등학교 가면서 연락이 끊켰다가 우연히 대학에서 내 후배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학기 초에는 승연이는 굉장히 인기가 많았다. 어렸을때부터 붙임성이 좋았고, 모델에이전씨에서 제의가 올정도로 키도 크고 예뻣기 때문이다.
 
여자애들과 남자애들을 가리지 않고 두루 친하게 지내는 것 때문에
 
윗학번들도 좋게보고 있었고, 조교나 교수들도 차기 학과회장 다음에 차기 단대회장으로 밀어주려고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학기에 들어서면서
 
모든게 달라졌다. 그 성실하던 애가 수업을 안나오기 시작하더니
 
자퇴나 휴학을 생각하고, 살도 많이 빠지고 피부도 많이 상했다.
 
그러더만 말수도 줄고, 짜증이 늘어갔다.
 
대체 무슨일인지 궁금하던 찰나에 우연히 승연이를 만날수 있었다.
 
같은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려는 그녀를 무작정 끌고 카페로 들어갔다.
 
가장 구석지고 격리된 방으로 들어가서 커피를 시키고 마주보고 앉았다.
 
"대체 무슨일이야?"
 
그녀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나도 그녀따라 침묵을 지키면서 커피만 홀짝거렸다,
 
얼마가 지났을까?
 
그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오빠는 믿을수 있으니까 말할게요."
 
"실은,,,,제가 레즈비언이라는 소문이 애들사이에 쫙퍼져서요. 애들이 저를 많이 힘들게 해요."
 
"아니 뭐야? 그런 말도 안되는 소문이 나는거야!!! 아니 그전에 그렇다고 따돌림을 해? 내 이새끼들을 그냥!"
 
욕짓거리를 내뱉으면서 분노하는 나를 보고 승연이가 말리기 시작했다.
 
"오빠가 지금 나서면 저 진짜 그만둬야 해요. 저 대학은 계속 다니고 싶어요."
 
"누구야? 누군지 알아? 그딴 소문을 낸 사람이?"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기로써도 도저히 알수가 없다고 그랬다.
 
그나마 따돌림에 가담하지 않은 애들 몇몇에게 물어봤지만 그들로써도 알수가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그랬다.
 
나는 진지하게 물었다.
 
"비밀은 지켜줄게, 너 정말로 레즈비언이니?"
 
그녀는 격렬히 반응했다.
 
"절대로! 절대로 아니에요! 절대로!!"
 
"그럼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모르겠어요. 애들은 다 소문만 믿고 제가 레즈라고 그러고 다니지, 과제나 이런거 알려주지도 않지. 단톡방에서 저 들으라는 식으로 레즈가 어떠니저쩌니. 소름이 돋는다니 그러고 있고.."
 
"학교는 계속 다녀야 하는데, 이대로는 더 못 버틸거 같아요."
 
그녀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집에 말도 못하고 굉장히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나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혹시, 이렇게까지 할 생각있으면 내가 도와줄수도 있을거 같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날 쳐다봤다.
 
나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소문에는 진실로 대응하는게 빠르잖아. 날 이용해서 그 소문을 덮어버리자. 너만 괜찮다면 난 상관없으니까. 난 어차피 곧 졸업이니까 상관이 없어."
 
"오빠, 뜸들이지 말고 말해요."
 
"쉽게 말해서 너랑 나랑 위장연애를 하자는 거야. 내가 졸업까지 1년 남았으니까 1년 정도만 위장하면 소문은 없어질거 아냐. 그사이에 남자놈들은 군대갈거고, 여자애들은 학년 올라갈수록 바빠서 그딴거에 신경 못써. 그러니까 1년만 쇼하면 걱정없이 다닐수 있을거야."
 
"하지만 오빠는....."
 
"난 괜찮으니까 걱정말고, 지금 당장 페이스북에 연애중 띄우고 종종 영화보는 사진, 밥먹는 사진 올리면 별일 없이 끝날거야."
 
난 그녀를 긴 시간 설득했다.
 
워낙 아끼는 여자이니 나에게 그정도 위험부담은 당연한 거였다.
 
당장은 그녀의 상황을 해결하는게 우선이라고, 나는 졸업하면 그만이라고....
 
긴 시간의 설득과 고민끝에 그녀는 내 제안을 수락했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연애중을 띄우고
 
카톡 프사와 상태메세지를 바꿨다.
 
그리고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한장 올렸다.
 
이로써 모든건 잘 되어갈것이다. 나나 그녀나...
 
그녀는 간만에 미소를 지으며 밝은 표정으로 카페를 나설수 있었다,
 
어쩌면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수 있다는 희망이 그녀에게 준 선물일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병철이 이자식 입이 가벼운건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풀고 다닐줄은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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