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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
게시물ID : readers_173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레알
추천 : 1
조회수 : 2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1/27 20:47:45
열고 싶지 않았던 문을 열고, 보고 싶지 않았던 얼굴을 마주한다.
"안녕. 일찍 왔구나." 상냥한 인사.
"그래. 떨리진 않아?" 그 상냥한 인사를 마음에 품으며 대답한다. 
"당연히 떨리지. 아, 그거 포도주스?" 그녀가 내 손에 있는 봉지를 보고 물었다. 
"응. 필요할거 같아서 사왔어." 봉지를 그녀 손에 쥐어주며 대답했다.
"고마워."하며 미소짓는 그녀. 이제 이 미소를 뺏기는 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녀는 내가 그 녀석과 대학교 신입생 시절에 만났다.
처음보는 남자에게 다가오는 그녀가 너무 낯설어서 처음엔 피했지만
곧 그녀와 친해지고 그리고 반해버렸다. 
그것을 미처 깨닫기도 전에 난 그녀를 그 녀석에게 소개시켜 주었고, 그 녀석과 그녀는 곧 사귀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채 포도주스를 마시는 그녀.
"그 이는 지금 뭐해?" 
"몰라, 너 한테 먼저 왔으니까." 
"어머, 기뻐라." 순전히 나를 위한 미소. 기쁘다. 하지만 슬프다.
"그럼 난 가볼게." 나도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문을 연다.
"잠깐, 오늘은 화안내?"
"무슨 화?"
"너 맨날 나한테 화냈었잖아. 툭하면."
아 그랬었나. "오늘은 화안낼꺼야." 절대로. 웃으면서 보내줄꺼니까.
"그래? 그럼 울지도 마." 
"왜?"
"네가 울면 나도 울거 같으니까. 오늘 같은 날은 그저 웃기로 하자구."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나왔다. 
오늘은 계속 웃자. 그래. 그녀를 위해서.
신부 대기실에서 나오고 신랑 대기실에서 그 녀석과 친구들과 함께 떠들었다.
곧 식이 시작됬고, 나는 사회를 맡았다. 
"신랑 신부 입장!" 큰 소리로 외치자, 그녀와 그 녀석이 입장한다.
아, 예쁘다. 너도 멋지다. 마음속으로 말하자 가슴 속이 뜨거워진다.
너무 뜨거워서 눈으로 넘칠거 같아, 더 환하게 웃었다.
그녀가 그걸 보고 웃어주었다. 그런데 왠지 나와 비슷한 표정인 것 같았다.
주례가 끝나고, 그 녀석이 그녀를 안았다. 
이제 나의 마지막 대사, "자 신랑! 신부를 안고 차로 달리세요!"
그 녀석이 달린다. 나는 그것을 보며 새 신랑에게 말했다.
그토록 원했던 오늘을, 내 소중한 그녀의 내일을, 나의 오랜 친구여 부탁해.






토이 세사람을 듣고 자꾸 생각나서 여기 적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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