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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독일, 가난한 독일인 - 왜 독일은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는가 ?
게시물ID : sisa_5626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sica
추천 : 1
조회수 : 9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1/27 23:13:51

내친 김에 독일의 최저임금제 도입 결정의 배경에 대한 기사 하나를 추가합니다.  2년 전인 2012년 10월에 영국 언론인 The Guardian 인터넷 판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를 보면 왜 독일 정당들이 최저임금제 도입에 합의했는지, 그리고 최근 독일의 경제 호황 뒤에 어떤 그늘이 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The real cost of German labour reforms

http://www.theguardian.com/money/2012/oct/26/real-cost-labour-reforms-germany

요약

1.  EU 전체가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동안 독일만 잘 나가고 있으므로, 독일인들은 지금쯤 파티를 벌이고 있겠거니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독일은 부강해지고 있는지 몰라도, 평균적인 독일인들은 가난해지고 있다.

2.  Duisburg-Essen 대학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시간당 9.15유로 (대략 12,530원) 이하를 버는 사람 숫자가 1995년과 2010년 사이에 무려 240만명이 늘어나 800만명이 되었다.  전체 노동자의 23%가 시간당 9.15유로 이하를 번다.
(주: 2017년부터 도입될 독일 최저임금은 시간당 8.50유로 (약 11,640원)입니다.  이것이 시간당 임금 중간값의 58%에 해당하니, 독일의 시간당 임금 중간값은 14.66유로 (약 20,070원)입니다.)

3.  수출산업에 종사하는 독일 근로자의 사정은 괜찮은 편이지만, 국내 산업, 특히 서비스 업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급여 수준은 나쁜 편이며 고용 안정성도 좋지 않다.  특히 여성과 젊은이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 

4.  독일은 한때 사회 시장 경제(Soziale Marktwirtschaft)의 나라로 유명했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 바뀌기 시작했다.  민영화, 규제 철폐, 노동 개혁과 임시직의 증가, 그리고 아웃소싱 등이 근로자, 특히 미숙련 근로자의 일자리를 위협했다. 

5.  합법적으로 취업 중인 근로자 중 140만명이 시간당 4유로(약 5480원) 이하를 벌며, 1백만명은 단기 계약직이고, 7백만명은 한달에 400유로 (약 54만8천원) 정도를 버는 소위 mini-jobber이다.  이것이 독일의 눈부신 고용률의 실상이다. 

6.  많은 미숙련 근로자들은 겨우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돈을 벌고 있으며, 국가 보조금을 받아서 생활한다.  실질적으로, 독일의 고용주들은 그들의 근로자들을 먹여살리는데 국가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7.  임시직들은 특히 대우가 좋지 않다.  많은 임시직들은 정규직이 되기를 바라며 계약직으로 시작하지만, 실제로 정규직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계약이 갱신될 뿐이며, 이는 정규직보다 계약직이 임금도 적고 비용이 많이 드는 해고 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8.  기업들은 최저임금제 도입이 고용과 경쟁력을 감소시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Duisburg-Essen의  Gerhard Bosch 교수에 따르면 그 주장은 실제 증거와는 다르다.  "많은 개별 산업 분야에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협약이 이미 있는데, 연구에 따르면 그런 최저임금 협약이 고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  실상은 오히려 후한 임금이 고용을 창출한다고 할 수 있다."

9.  보수주의 경제학자들은 비록 노동 개혁이 입에는 쓸 지라도 약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6년전만 하더라도 우린 유럽의 병자였다."  The Kiel Institute for the World Economy의 Joachim Scheide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노동 개혁은 사람에게 고용의 기회를 늘려 주었다.  급여와 고용 조건이 전보다는 나빠졌을지 몰라도, 최소한 사람들이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그 점을 부러워한다."

10.  하지만 이런 자유방임주의적인 임금 정책에 대해 많은 독일인들이 우려하고 있다.  지멘스에서 일하다 이제는 은퇴한 62세의 Andreas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두둑한 퇴직금을 받았지만, 난 그런 세대의 마지막 사람에 속한다.  이제는 많은 직원들이 보상금도 거의 못 받고 해고되고 있고 계약직 근로자로 대체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압력과 더 적은 임금이 뒤따른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기업들이 노동 시장을 착취하고 있으며 통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에겐 최저 임금제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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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즘 우리나라 경제 고위층의 언행을 보면, 마치 부유층과 기업들이야말로 가장 연약한 존재라서, 정말로 국민들이 스스로를 희생해서라도 지켜주고 보살펴 줘야 하는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최저 임금 인상은 당연히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기업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좋은 것인지, 아니면 기업의 이익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근로자들의 이익을 지켜주는 것이 경제 전체에 더 좋을지에 대해 여러가지 주장을 읽어보시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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