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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키워봐야 소용없으시다던 할머니
게시물ID : gomin_12723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올해생겨요
추천 : 3
조회수 : 4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1/28 13:49:26
공익근무중이었다

에스컬레이터에 한 할머니가 쓰러져있단 연락을 받고
급히 뛰어갔다

비가온 탓이었을까 올라가시다 넘어지신 할머니는
넘어지신채로 에스컬레이터가 올라갔다고 한다

다행히 다친 곳 없이 일어나셨지만 걱정되어 집까지
바래다드리기로 했다

바래다드리는 길, 내 손을 꼭 붙잡고 가시던 할머니

거듭 고맙다 미안하다 말하시던 할머니는
사연을 구구절절 말씀하셨다

암을 앓고있어서 수술 후 병원통원치료중이라신다

"가족분들이 같이 병원같이 가면 좋을텐데요" 라며
넌지시 물어본 내 질문에 할머니는 말이 없으시다

잠깐의 시간이 흘렀을까 할머니는 입을 여신다
"자식들 키워봐야 아무 소용없더라고"

뭐라대답할지 애매한 내 표정을 눈치채셨는지
말씀을 잇기시작하셨다

"아들은 20년전에 미국으로 갔는데 얼굴보러도 안오고 딸이랑 같이 사는데 내외가 직장다녀서 혼자 병원다니고있네"

아무렇지않게 웃으며 말씀하시는 할머니.
그간의 상처는 어땠을지 짐작도 오지않는다

이윽고 한마디 더하신다
"늙어서 암환자는 다 죽는다는데 나만 이렇게 살아있으니 미안하지"

무슨말씀을 그리하시냐며 놀라 반문했지만
정작 할머니께선 아무반응없으시다

"그래도 자식분들보고 오래오래 사셔야죠 손주도 보시고요" 라는 질문에 할머니께선 손주자랑을 하신다

"내가 증손주까지있는데 손주는 독일에서 의대다니고 있어" 잠시나마 할머니의 얼굴에 웃음기가 보였다.

집앞까지 바래다드린다고해도 집가도 아무도 없다며
노인정에서 쉬다가신다는 할머니를 바래다드리고
가려는데 할머니께서 부르신다

"청년 내가 정말 고마워 비오는데 데려다주고 얼굴한번만 가까이서 보고싶네" 라며 말씀하시는 할머니

잠깐 얼굴을 보시더니 거듭 고맙다시며 발걸음을 향하신다.

역으로 돌아오는 길, 자꾸만 할머니가 떠오른다
할머니께 무관심한 자식들이 안타까워서일까
얼마전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라서일까

4번출구에서 비맞으며 피는 담배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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