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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의 기술
게시물ID : phil_92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유전복
추천 : 0
조회수 : 73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6/25 16:42:01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글을 시작하기 전, 철학전공자가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제가 서술하는 부분은 무의식을 의식/논리로 풀어나가는 것으로 ‘생각’이나 ‘의식’ 보다는 ‘무의식’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A란 사람과 B란 사람이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지만 왜 우리는 서로에게 실망하고, 아파하고, 상처받는가?


조금은 서사적으로 접근하자면 ‘사랑에 빠지는 순간’에서부터 다루어 보겠습니다.

우리는 왜 사랑에 빠지는가?

그것은 상대방이 내가 가지는 환상의 대상일 것이라 느끼는 하나의 착각입니다.

우리는 어릴 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겪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엄마 뱃속에서는 먹고, 자고, 배변을 참지 않아도 되며 내가 필요한 모든 것 이 해결되었는데

어? 태어나고 나니까 내가 배고픈데, 화장실을 가고 싶은데, 자고 싶은데... 아, 엄마라는 사람이 이것을 다 해결해주는구나

응? 근데 뱃속에서처럼 그냥 가만히 있으니까 아무것도 안되잖아…….

엄마!!! 어? 아빠랑 논다고 나한테 이걸 다 안해주는거였어?

어? 엄마 어디가? 나 안아주다가 아빠한테 감 ㅠㅠ

... 아빠는 내가 가지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있나봐……. 나도 그걸 가지면 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엄마를 가질 수 있겠지?]


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나는 가지지 못하지만 아빠한테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그 무엇인가가 ‘팔루스(phallus)' 인데,

우리는 여기서 ‘환상’이라는 대상이 다가오게 되죠.

즉,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나도 ‘팔루스’를 가지면 내가 다 좋아질 것 같아. 라는 대상이 되는 겁니다.

팔루스는 어떤 특정한 물건이나 대상이 아니라 환상적 대상이고, 이를 통해 우리는 ‘욕망’을 꿈꾸죠.


조금 돌아왔지만 다시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이야기해보면

내가 누군가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면, 그것은 ‘저 사람을 가질 수 있다면 난 행복해질 것 같아’ 라는 거죠. 내가 사랑에 빠진 그 사람은 나에게 팔루스와 같은 욕망의 대상(오브제a)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것을 오브제a(팔루스라고 느끼는 것) 라고 느끼는가?

그것은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 혹은 그러한 것을 가진 대상입니다.

우리가 가난을 겪는다면, 내가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돈이 없어서 일거야. 돈이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라고 생각하겠죠. 사실 우리는 돈이 우리의 모든 요구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합니다. 단순히 그럴 것 같아 라는 ‘환상의 대상’이죠.

마찬가지로 내가 취준생이라면, 내가 좋은 직장을 가지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아. 라고 생각할 수 있죠.

학업에 열중인 학생들은 ‘좋은 진학’이 그러한 대상으로 다가오겠죠.


이러한 환상의 대상이 ‘사람’이 될 때, 우리는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근데 우리는 무조건 더 큰 만족을 주는 것이 오브제a(팔루스)로 다가오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욕망하는 것은 내가 가질 수 있을 법한 대상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누군가가 ‘높은 사회적 지위’를 욕망한다고 할 때, 이 욕망의 대상은

‘세계정복자, 대통령, 세계 제 1의 갑부’ 보다는

‘내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는 정도의 위치’ 를 욕망합니다.

이것은 내가 가지지 못할 것 같은 어떤 대상은 ‘환상’의 대상이 아니라 현실적 관계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죠.


즉, 우리는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가질 수 있을 법 한 것’을 욕망합니다. 내가 전혀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느끼는 것은 욕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원빈’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괜찮은 사람’에게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또한 누군가 나에게 호감을 표현했을 때, 우리가 그 사람에게 더 사랑에 빠지기 쉬운 것은 그 사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라는 느낌이 작용하는 것이죠.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 라는 것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근데 사람들이 많이 실수하는 것은

‘날 가지세요. 난 이미 당신의 포로입니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은 ‘환상의 대상’ 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그 환상의 대상을 가졌을 때, 환상은 깨질 수 있습니다.

한 중학생이 너무나 노트북을 가지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그 학생에게는 노트북은 가지면 모든 것이 만족될 것만 같은 ‘환상’의 대상이지만, 실제로 노트북을 가지게 된다면

‘우와~ 좋네. 편하네.’ 정도로 바뀔 뿐,

매일같이 인터넷으로 노트북들을 알아보고, 부모님께 떼쓰고, 노트북을 가지기 위해 돈을 모으게 되는... 그런 환상의 대상은 아닙니다.

곧, 새로운 환상의 대상을 찾게 되는 거죠.


여기서 밀당의 중요성이 나옵니다. 연애를 할 때, ‘당신은 나를 다 가졌다’ 라는 인식을 주면 안되는 거죠. 날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다 만족되지는 않아. 라고 느끼는 순간 그 사람은 내가 아닌 무엇인가를 욕망하겠죠.

어려운 것은 앞에서 말했듯, ‘당신은 결코 날 가지지 못해’ 라는 인식을 주면 그것은 ‘환상의 대상’이 아닌 ‘내가 가질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립니다.

밀당의 핵심은

‘당신이 날 가지면 니가 상상하는 그 무엇인가를 얻게 될 것이야. 넌 날 가질 수 있지만 아직 난 완전히 너의 것이 아니야’

라는 말로 축약할 수 있겠죠


전 사람들이 말하는 밀당의 기술을 믿지 않습니다.

카톡은 몇 분 있다가 보내고, 며칠 있다가 다시 연락하고, 어떻게 질투심을 유발해야 하고…….

사람들이 가지는 환상은 모두 다릅니다. 밀당에서 필요한 것은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환상을 가지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것을 통해서 상대방이 날 가졌다. 라고 느낄 때 즈음 한 발 뒤로 물러서고, 날 포기할 때 쯤 한 발 다가서는 거죠.

가질 수 있듯, 동시에 가질 수 없듯.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방이 나에게 가지는 환상을 유지시켜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내 모든 것을 open하는 것은, 빨리 날 떠나가 줘... 라는 것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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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6 04:47:04추천 0
앙? 무의식에 관한거다라는 건 본능에 대해 말하련다는 뜻인 것 같은데요.
님이 말씀하시는 밀당이 환상, 욕망, 충족에 의한다고 말하려는 건 알겠는데.
님이 말하는 밀당은 사랑과 상관없는 것 같아요.
그저 홀림(유혹?호감?)에 관한 밀당으로, 사랑까지 가는데에 무수한 단계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아~~~~주 초기 단계에 머무는, 아주 가벼운 하나의 꼼수일 뿐인듯.

이성, 동성, 가족간의 사랑이든지
그러한 인간관계는 삶을 빈곤하게 만들 거라는 나의 주관적인 생각.

님이 말씀하시는 전제들을 보면서도 하나같이 나의 생각과는 달랐고
마지막 상대방에 나에게 가지는 환상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을
환상을 유지시켜주는 게 아니라 믿음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바꾸고 싶었습니다.

댓글은 하나도 없고 반대 하나 있는 거 보고 보게 된 글인데요.
여튼 님이 말씀하시는 건, 자기자신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같아요.
그런데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 살아요.

뭐. 님은 보라고 쓴 글이고, 댓글 칸은 쓰라고 있는거니까 ..
적으면서도 조금 주춤했지만. 여튼 많이 절제해서 댓글썼음,.
댓글 0개 ▲
2014-06-26 11:47:52추천 0
좀 신랄하게 말씀해주실수 있으신가요? 부탁드립니다
댓글 0개 ▲
2014-06-26 22:40:06추천 0
신랄이요? 신랄하게 보다는 솔직하게 말해볼게요.

님 누군가에 대한 혹은 누군가가 나에 대한 온전한 믿음이랄까 신뢰랄까 그런 걸 느껴보거나 겪어보지 못한듯..
가진다? 님 유독 가지는 것에 얽매이네요?

님은 사랑은 꿈꾸는데 그 사랑이 님에게는 환상이에요.
환상은 실체가 없잖아요? 실재해본 적이 없었다는 거죠. 그래서 사랑을 잘 모르는거고.
그래서 그 사랑의 상대방을 소유하려는 욕구가 강해진 것 같아요.
거기다가 님의 밀당에 꼭 필요한 게 전부 오픈하면 안된다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모두 오픈해서도 안되지만 상대방에 관심을 모두 두고 또 다 알게 되는 것도 안되고.
그런데 그게 어디 마음처럼 되나요? ㅎㅎ
마음은 더 허해지고 관심은 더 가고.. 사람 할 짓인가요 그게.

님이 말씀하시는 밀당을 하는 이유와 그 밀당에 필요한 것이
맞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 방식은
님이 말씀하시는 밀당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가능한거예요.

환상을 갖고 사람을 갖고.. 그 관계를 유지시킨다는 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 라는 게 제 생각.
환상이요? 기대감 아니겠어요? 님이 환상했던 것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실재하게 되는 현실에 대한 기대감.
그것이 현실이 되고 지속이 될 때까지 얼마나 무수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한데
그걸 안하고 환상에 머물러서야 되겠어요?
그러러면 얽매이지 말고 초월하여 나는 나의 길을 간다~~  혹은 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 무수한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 자존감은 기본이 되지만 역으로 그 과정을 통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존감은 더 다져질거예요.

용감하게 맞닥뜨려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러지를 못하고 있는 듯.
마음을 드러내면, 진거야. 혹은 난 을이 됐어. 뭐 이런거..

뭐.. 제가 말한 거에 해당사항이 없으시면 그냥 신경쓰지 마세요.

이러든 저러든. 안생겨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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