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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더 잘 사는 서민이 되기 위해
게시물ID : humorbest_9202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당한사유
추천 : 79
조회수 : 5502회
댓글수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7/23 14:28:46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7/20 01: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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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뭐예요?"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지... 사랑, 명예, 폭력, 증오, 질투, 복수, 죽음..."
<피에타> 中

돈이 많다는 것은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만큼의 많은 가능성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인해 우리는 돈이 갖는 모든 가능성에 현혹되어 오로지 돈을 더 많이 쟁취하기 위해 우리의 삶을 돈으로 옭아맨다.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돈이라는 단 하나의 통로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이 단 하나의 모든 가능성으로 인해 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에서 반대로 아무것도 될 수 없는 존재로 전락하고말았다.

돈이라는 모든 가능성에 자신의 삶을 내던지는 것은 희박한 당첨률에 희망을 걸고 로또를 사는 것과도 같다. 아니, 오히려 당첨 가능성이라도 있다는 점에선 로또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10대, 20대들이 학업에 매진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대기업을 간다고 해도 그들은 사회의 기득권이 인정하는 한계선 안에서의 돈만 손에 쥐게 된다. 그렇다고해서 그들이 그만큼의 돈을 받기까지 순탄한 길만을 걸어온 것도 아니다. 자신과 길을 함께한 수많은 사람들을 짓밟고 경쟁에서 이기려 하루에 서너시간 쪽잠만 자면서 자신의 삶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수단으로 희생하면서 걸어온 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희생의 대가로서 '좀 더 잘 사는 서민'이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 대다수가 말하는 성공한 샐러리맨의 삶이라는 것이다.

삶이라는 것은 얼마나 숭고한가.. 생명은 또 얼마나 값진 것인가. 그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 위대하고 광활한 지구 행성 위에 경험할 것들이 얼마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자본주의 사회내에서의 모든 가능성을 쟁취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수단으로써 소모하는가. 왜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삶을 자본주의 사회의 제물로써 바쳐야 하는가? 왜 우리는 돈에 속박당한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가? 물론 정당한 사회라면 그 소모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것이 당연하건마는 최소한 대한민국 사회에선 그런 정당한 대가마저 기대하기 어렵다. 정년은퇴, 명예퇴직 후 대한민국에서 중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도 험난하다. 성공한 샐러리맨으로서의 삶이 막을 내린 후 그들은 저마다의 퇴직금을 손에 쥐고서 자기 가게를 열지만 사업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결국 쌓여만가는 것은 빚과 주름살. 가끔가다 사업에 성공했다는 이들이 입에 몇번 오르내리지만 대다수의 현실은 처참하다. 자신의 20대시절부터 약 20여년간의 청춘을 악착같이 돈만 벌어 부동산 사업에 투자했다 성공해 일확천금을 한 여인은 세련된 옷을 입고 강단에 서서 오로지 임대업을 해 부자가 되라고 강의한다. 수강생들은 모두 부동산 책에다 고개를 쳐박고 어디다 투기하면 돈을 더 잘 벌수 있을까만을 궁리한다.

공장의 근로자들과 폐지 공병을 싣고 리어카를 끄는 노인들, 식당에서 서빙하는 종업원과 편의점에서 바코드를 찍는 캐셔. 그리고 아침에 출근해 새벽까지 야근하는 사무직들.. 이들이 평생을 바쳐 돈을 벌어도 부동산 임대업으로 월 몇백 몇천을 누워서 받아먹는 부동산 임대업자들의 소득을 따라잡을 순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상류층이 된 이유로는 부동산이 단연 1위다. 2007년 당시 50억을 시가하던 건물이 지금은 200억에 달했다. 이쪽 상가의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이 7년동안 각각 40만원, 60만원 오른 반면 빌딩은 150억이 오른 것이다. 임대료는 3000에서 7000으로 올랐는데 이는 김아무개가 행정고시에 붙어 공무원으로 하루 20시간을 일해도 절대 벌 수 없는 금액의 돈이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해도 홀대받는 사회. 불로소득으로 돈 버는 사람한테 모든 부가 집결이 되는 사회가 바로 이 대한민국 사회다. 열심히 사는 사람이 딱 그만큼 받으면 그것이 바로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기회 균등의 평등한 사회 아니겠는가? 열심히 근로를 하게 되면 중산층으로라도 살 수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기본 정신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열심히 일을해도 가난을 못벗어나는 계층이 400만에 이른다. OECD 기준, 멕시코와 칠레에 이어 근로시간 3위. 저임금근로자 비율 1위. 노동환경 최악. 남녀임금격차 1위. 10년 연속 자살율,노인 자살율 1위. 출산율 꼴찌. OECD 선진국들의 평균 최저임금이 1만원을 웃도는 반면 우리나라는 2014년 기준 5000원을 조금 넘었으며,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6천불이 넘었지만 소득세를 내는 근로자들 중 200만원도 못버는 근로자가 절반을 넘는다.

이런 불합리한 사회구조로인해 우리사회는 점차 양극화되고 내수경제는 계속 위축되어 악순환만 반복되는데 자칭 보수라는 자들은 이러한 점들을 비판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주장하면 죽자살자 덤벼들어 무조건적인 비난과 비판을 위한 비판만 일삼고 있으니 이들은 현실 속에 사회와 타협하고 고작 '좀 더 잘는 서민'이 되는 것을 자기 일생 최대의 목표로서 살아가려는 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더 한심하고 역겹다. 그들이 대한민국 상류계층으로서 자신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그런 언행을 일삼는다면 손톱만큼은 이해해 줄 수 있지만 그저 그런 형편에 살아가는 서민계층으로 부모의 그늘 아래 안락한 생활 속에서 자신을 당당하게 애국보수, 사회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지혜롭고 깨어있는 시민이라 자위하며 자신의 지적 허영심을 충족시키고 우월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을 보면 정말 토가 나올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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