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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님의 죽음과 관련된 의료사고를 보면서...
게시물ID : medical_127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pididymis
추천 : 2
조회수 : 47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11/30 02:52:34
개인적으로, 신해철 씨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 의료'사고'나 '과실'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몸을 돈벌이의 대상으로 생각할 뿐이었던 어떤 의사 양반의 행적이
하필이면 너무나도 유명한 사람의 죽음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일 뿐이에요.

해철이 형은 동의하지도 않은 수술을 받고서 그렇게 가셨다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더 비극적입니다.
필요 없는 수술을 환자 스스로 애원하는 상황이니까요.

대표적인 것이 근골격계와 관련된 각종 수술, 그리고 시술들.

의사는 엠알아이니 뭐니 하는 영상을 들이밀면서
이 정도로 상황이 안 좋으시니 그대로 방치하면 큰일 키운다 하며 수술을 권유하는데
그 말 앞에서 쿨할 수 있는 환자가 몇이나 되겠어요.
그래도 불안하니까 세컨드 오피니언을 찾아서 '관절 전문 병원'을 찾아가 보지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야 뭐, 뻔합니다.
'여기서 (수술) 안 하면 어차피 다른 데 가서 한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이니까요.

대학병원에서 못 자고 못 쉬며 빡세게 뺑이칠 때는 환자 앞에서,
'약 좀 잘 챙겨 드시고 많이 쉬시면서 증상을 좀 가라앉힌 뒤에 조금씩 운동을 시작합시다'라고
지극히 교과서적으로 이야기 하던 양반이,
흔히 말하는 로컬에 뛰어드는 순간부터 막 비수가 항목을 적극적으로 권하거든요.
차라리 수술이야 모 아니면 도, 잘만 되면 실질적으로 드라마틱하기라도 하지만,
통증에 대한 시술은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그냥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일인데...

외국,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동네에 가보면
어지간히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관절경 수술이니 슬관절 치환술이니 받으신 경우을 찾아보기가 힘든데,
우리나라에서는 자세한 차팅을 위해서든 라포 형성을 위해서는 이런저런 병력을 청취하다 보면
(특히나 어르신 환자 분들은 묻지 않은 것도 줄줄줄 하소연하시기에...)
태반이 몸에 칼을 대셨더라구요.

참... 안타깝죠.

우리 몸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거든요.
많이 쓰고 쇠약해져서 안 좋아진 몸이라는 게 그렇게 한순간에, 쉽게 좋아지는 게 아니에요.
원체 너무나도 흔하고 또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은 게 근골격계 수술이다 보니 예로 들었지만,
극단적으로 관절을 치환했든 압박 골절부를 소위 '공구리' 쳤든
궁극적으로는 근육으로 대표되는 연부 조직의 상태가 제대로 재활되지 않으면,
짧으면 수 개월, 길면 수 년 이내에 통증은 다시 악화되는 케이스가 많듯이요.
요 근래 유명 저널에 실린 리뷰들을 인용할 필요까지 없이 그저 상식적인 선에서 당연한 이야기...

의료'사고'나 '과실'이라고 함은,
생병리학적 차원에서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져다붙일 수 있는 말인데,
지금의 이 나라는 '의도된' 행위의 결과에 대해서 '사고'로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더욱 비참한 건, 앞서 말씀드렸듯이, 그것이 예정된 의료사고(?)임을 환자 스스로는 잘 깨닫지 못 한다는 점이구요.



모처럼 한가한 토요일 밤, 적당한 취기에 젖어 주절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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