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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을 보고 나서
게시물ID : drama_191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뚜렷한목표
추천 : 1
조회수 : 69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1/30 14:06:02
원작과 다른 느낌이다.
그래서 좋다.
새로운 느낌을 받아서, 생각해볼게 많아서 좋다.

취준생이기도 하고,
여기저기 면접도 보러다니고,
정보를 찾으려 여기저기 회사 게시판, 정보카폐 뒤적거리고
취직한 형들 말들 들어봐서 그런지

가슴을 후벼파기도 할 때도 있고,
그래도 드라마라는구나라는 생각도든다.

물론 취직도 하지 않은 내가,
여기저기 회사에 다녀본 적 없는 내가
현실을 잘 알 수 없다.
그냥 대충 상상만 할 뿐.

계약직, 비정규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고,
앞으로 더 절실히 만날 수 밖에 없는 현실.

뭐 이걸 얘기하고자 하는건 아니고,
장그래는 고졸 사원이다.
낙하산이고. 능력있으면 모르겠지만 해외를 상대로 영업을 펼치는 무역상상에 영어하나 못하는데,
열정페이라고 다들 비하 하지만, 다들 들어가고 싶어 난 인턴 자리에 들어가,
경쟁률을 뚫고, 계약직일지라도 따냈다.

운이라고 할지라도 대단한거다.
물론 낙하산이 아니라면 애초에 못뽑혔겠지. 영어 하나 못하니까.

그 이후, 장그래는 승승장구한다.
비리도 잡아내고, 증권용어도 하고, 바이어도 잘상대하고, 새로운 발상을 통해 결과를 이루고
대단한거다.
물론 사수들과 오차장에 결단력, 영업 3팀 특유의 환경이 보탬이 되었지만
보통 사람이 이정도로 할 수 있을까? 운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장그래는 뛰어나다.
창의력과 발상, 열심히 하는 것, 인간성도 좋고
하지만 그래도 장그래는 반쪽짜리다. 영어가 안되니까.
애초에 회사를 잘못 들어갔다.
영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부서나 회사로 갔으면, 장그래는 승승장구하면 정규직 될 가능성이 컸을텐데.
원인터네셔넬에서는...
장그래를 계약직으로 밖에 둘 수 없다.

//////////
여하튼 생각해보면 장그래는 기회가 주여졌기 때문에 실력을 펼쳐보여졌다.
보통 사람은 그 기회를 잡기 쉽지도 않고,
기회가 와도 장그래 정도 능력을 펼치기 힘들다.

내가 군대 다니며 느낀게 하나 있다.
서울대 빼고는 다 똑같은 인간이구나라고. 
연고대, 직장 다니던 형이라고, 이등병 때는 일잘하는 것도 아니고, 일병상병 때도 메뉴얼 대로 할 뿐이지 일머리가 돌아가는 건 아니었다.
물론 나 역시 잘하는 건 아니었지만.
서울대는 왜 특별하게 여기냐면, 한명밖이지만 진짜 메뉴얼 대로가 아닌 창의적인 방법으로 일처리하는 걸 보고 감탄했다.

그리고 우연히 같이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 과연 서울대생 서울대생 하는 걸 느꼈다.

학벌보다 능력을 우선시하는 난데(외국어, 뭔가 특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보면서 서울대생은 학벌자체를 인정했다.
서울, 카이스트, 뭐 이런데서가 아니고야...다 똑같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잘났지만 그 사람들도 잘났다.
내가 완벽하지 않듯이, 그사람도 잘나지 않다.
나는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많은 인간. 그 사람도 마찬가지.
내가 최고로 잘하는 분야가 있듯, 그 사람도 잘하는 분야가 있다.
내 장점만 보고, 단점을 무시한다면 나는 쓰레기다.
자신감, 자존감 다 좋지만, 그 자존감 자신감 때문에 남을 비하하거나,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면 그 역시 쓰레기다.
지금 이 경쟁시대에서 내 현실자체를 부정하고, 날 너무 좋게 바라본다면....
뭐 이런 생각

////

여튼 내가 장그래 입장에서 더 생각하게 되는건. 
대학 순위 30~40%, 이쪽 지방에서는 비주류 학과. 성적도 평범, 스펙도 평범.
노력은 했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목표 달성 못하고.
외국어 능력 전무. 외국에 갔다온적도 없고
야심차게 준비한 아이디어 포트폴리오는 읽어주지도 않고(별로이기도 하지만)
목표 연봉이 2800정도 바라고 있지만, 현실에서 아마 2200~2400 정도.

물론 내가 공대생이라서, 그나마 어느정도 취직할 준비를 해서,
경기가 안좋긴 하지만 늙어도 호랑이는 호랑이라도 제조산업이 많아서
갈 때가 있으니까 이정도지.

그리고 내 주위에 잘난 사람들만 있으니까 내가 현실을 못보고, 이상을 바라보는거지.
중소기업 취직한 형들은 자기 속사정을 말하지 않으니까,
사실 만날 시간도 없지만.

대충 요새는 알겠드라. 어느정도인지.

뭐 그래도 꿈을 꾸는건 나쁘지 않다.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한다.
근데 가지면 그 꿈에서 깨어나면 안되는거지.
깨어나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너무커서 추락해버린다면, 아프니까.
차이가 별로 안난다면 떨어져도 안아프겠지만..

그래도 꿈을 가지는 건 좋은거고.
자실이 불행하다 하여 남의 꿈을 깨우는것도 실례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면...
그래, 선차장 마음도 이해하면서도 오차장 마음도 이해한다.

꿈을 갖되, 현실과 별로 차이 나지 않는 꿈.
불교에서 말하는 말 중 하나인 만족.
그 삶에 만족하는것.
과유불급의 욕심을 가지지 않는것.

///

또 드는 생각이지만 연봉 2800을 목표로 하는건
역시 결혼하고 싶어서다.
내가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신입 연봉 2800에서 출발해야
결혼할 수 있고, 나중에 맞벌이 없이 자식 하나 정도 낳아서, 노후까지 편안하게 살 수 있겠드라. 
맞벌이 하면 좋지만.
내 주위를 봤을 때 여성은 취업율이 좀 낮고,
취업한 여성들은 생각보다 잘 시집가고, 끼리끼리 만나게 되는걸보면...

여하튼 2800은 받아야되는데
스펙 좀 더 쌓으면 될 수 있다고 충분히 생각한다.

////

뭐 좋은 드라마, 재미나는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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