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음고생이 굉장히 심해져서 하루에 열몇시간을 컴퓨터 키고 괴담 보는데 심취해 있는 영 심각한 상태인데
사실 이건 중요한 얘기는 아니고 수백개의 괴담을 보다 보니 난 이런 경험이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계속 생각하다가 세 가지 기억이 머리속을 스쳤는데 제 기준에서는 그럭저럭 기묘하긴 한데 무섭지도 않고 꽤나 싱거운 얘기들이라 공게에 올릴까 미게에 올릴까 고민하다가 사람이 더 많이 온다 싶은 공포게시판으로 정했지요
시간순으로
1. 귀신소동
초1때 화장실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전교에 돌았지요
그 내용이라 함이 화장실 안에 있으면 불이 깜빡깜빡하더니 '즐거운 우리 가족' 이라고 말한다는 영 싱거운 내용이었는데
경험했다는 애들이 한둘이 아니었음
그러던 어느 날 친구하고 화장실에 갔는데 딱 그 상황이 펼쳐지기에 바로 도망쳐서 교실로 갔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 누가 장난친거지 싶습니다
다만 친구하고 화장실에 갔던 그 시간이 수업시간이어서 저희 말고 복도에 나와있는 학생이 있을 확률이 거의 없었던 거랑
분명 화장실에서 '바로' 나왔는데도 복도에서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게 조금 신경쓰일 뿐이죠
사실 그때 기준으로 봐도 그렇게 무섭진 않은 상황이었는데 분위기에 휩쓸려서 뛰쳐나온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진짜 무서운건 다음해에 학생들 많이 다니는데(학교 안)서 칼에 찔려 죽은 고양이 시체 발견됐던거
2. ufo
초등학교 2학년때 등교길이었는데 이상한 걸 목격했지요
완전한 검은색이었고 비행기의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딱 비행기를 위에서 봤을 때의 실루엣이었음
그게 포물선을 그리며 추락하는 모양새를 취하더니 갑자기 옆으로 돌아서 모양을 바꾸더니 빠른 속도로 직선으로 학교 건물 뒤로 사라졌지요
바꾼 모양은 딱 인터넷에서 본 완벽한 모자형 ufo였고요
딱 이거였음
비행기 모양이었다는게 걸리긴 한데 약간 억지를 쓰자면 ufo가 비행기로 위장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뭐 이것도 별거 아닌걸 잘못 본 거일 가능성이 있긴 함
3. 예지몽
위에 두개는 누가 장난친거거나 잘못본거일 가능성이 있는데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는 일이 딱 하나 남음
때는 초등학교 1학년이던 2003년
꿈을 꿨는데 장소는 당시 외할머니께서 살고 계시던 집이었죠
거실 한가운데서 티비가 나오는데 내용은 현관 문구멍 밖에서 어떤 남자가 '택배왔습니다' 하고 문 열어준 아줌마를 덮치는 영 좋지 않은 내용이었음
그걸 대충 잊고 살았는데 초등학교 5학년때쯤인가
친할머니께서 하시던 구멍가게에서 어머니하고 할머니하고 티비를 보고 있었지요
채널은 옛날에 했던 예능프로 재방송해주는 채널
거기서 극 초창기 시절의 위기탈출 넘버원을 방송해주더라고요
그 당시만 해도 그 프로의 애청자였기에 내가 안본 회차가 있었나 하고 계속 보는데
아니 세상에 꿈속의 그 장면이 고대로 나오지 뭡니까
그래서 꿈에 저거 나왔다고 어머니하고 할머니한테 난리쳤던 기억이 남아있음
옛날에 티비에서 그 장면을 보고 충격받아서 꿈에 나왔는데 나중에 잊어먹은 게 아닌가 할 수도 있는데
일단 위기탈출 넘버원이라는 프로가 제가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05년에 첫방송을 한 터라...
집에 와서 찾아보니까 그 회차는 3회였고 그때 여행을 가서 그 회차를 못봤다는 걸 알 수 있었네요
그러니까 연표를 따지자면
2003년에 꿈꿈-2005년에 위기탈출 넘버원 첫방송&꿈에서 본 회차 상영-2007? 그때 상영된 회차를 뒤늦게 발견
얼마 전에 다시 떠올라서 kbs에 가입까지 하고 다시보기로 시청해서 스샷을 찍어 놨지요
이게 막 무섭지는 않은데 눈을 커다랗게 뜬 남자 얼굴이 사진에 꽉 찬 장면이라 깜짝 놀랄 수 있기에 사진주의를 붙혀둠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스크롤을 천천히 내리세여
ㅗㅜㅑ 사진 크기가 생각보다 크네 잘못 내렸다가 깜짝 놀라실듯
어쨌든 지금 봐도 그때 그 꿈속의 장면이 맞네여
저화질밖에 지원을 안해서 화질이 이모양이네여 그래서 더 무서운듯
예지몽이라고 꾼 게 하필이면 나중에 방송할 방송 회차였다는 게 좀 싱겁긴 한데
오히려 그 덕에 주작 의심받을 걱정은 줄어들지도 모르겠네여
근데 도대체 예지몽이라고 꾼 게 왜 이 모양이었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고것이 참으로 의문
아무에게나 문 열어주지 말라는 하늘의 뜻인건가
영 기묘한 경험들이었는데 전혀 무섭진 않네여
그래도 무서운 경험은 앞으로 없었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