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게에만 쓰다가 밀게에 글을 쓰게 됩니다. 거진 복붙이긴 합니다만 그만큼 제가 마음이 안좋아서라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쪽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와 이야기 해봐야 될 지 모르겠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전문가를 찾아주시고, 이리 저리 하다보면 답이 나올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씁니다.
(거짓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 익명 안걸고, 본삭금 걸고 글을 쓰겠습니다.)
우선 제가 발병한 것은 2009년 11월입니다. 알바를 가기 위해 준비를 하던 중 목이 저절로 뒤로 넘어간다던가, 입이 돌아간다던가 하는 일이 있어 급히 큰 병원을 찾았고, 응급실에서 몸 왼쪽이 마비가 오고 하는 등의 증상을 겪었습니다. 때문에 병원에 1주일 정도 입원을 했습니다.
병원 초진 기록지입니다.
2011년 2월 의사선생님의 조언대로 복용중이던 약을 잠시 안먹어보았지만 3일만에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1주일만에 병원을 찾아 다시 약을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 8월 치료의 이유도 있고 해서 군 입대를 미루고 있던 도중, 등급 재 심사를 위해 병무청을 찾았습니다만, 병무청에서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진전증에 의한 3급 현역 판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병무청에서 보완 서류를 내라고 한 것입니다.
병무청의 입장은 당시 다음과 같습니다.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치료의 목적인지 입대 기피 문제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려 한다. 또한 일반 발작증의 경우 뇌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기절을 하는데, 의무기록지에 의하면 기절하였다는 기록이나 뇌파의 문제가 없기 때문에 발작으로 보기 힘들다’.
아래의 것은 의사선생님도 말씀하신 부분입니다. 실제로 의식은 계속 있던 상태였기에 간질 발작으로 보는 것은 힘들다 하시더군요. 하지만 실제로 병을 앓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 모를 뿐입니다. 의사선생님도 약을 지금 끊는다면 언제 사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복용을 지속하여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고, 결과적으로는 복용 지속하고 동영상은 찍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병을 앓게 된지 5년이 됩니다. 지금도 (3개월에 한번씩 진료를 받던 것이 이제 4개월에 한번씩 진료하는 것으로 바뀌었지만)계속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평생 먹을 각오는 해야될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약을 먹기 때문에 술담배는 근처에도 가지 않고 있습니다. 집에서의 생활도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저희집 냉장고에는 치킨집 쿠폰이 아닌 택시회사 번호, 병원 수속 절차같은 것들이 붙어있습니다.
가장 최근 병원 가서 받은 처방전입니다. (위험한 약입니다. 함부로 드시지 마세요.)
문제는 제가 이 몸으로 군대를 갈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병의 원인을 밝히지는 못하였지만 분명히 문제는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몸에 맞는 약을 빨리 찾아 (의사선생님도 운이 좋았다고 합니다) 반동 통증 없이 5년을 보냈습니다만, 제가 이 몸으로 입대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가령 내성이 강해지거나 반동 통증같은 것이 갑자기 생긴다면, 갑자기 발작증이 다시 나타난다면) 책임을 국가에서 부담해주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차라리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군대를 가라고 한다면 가겠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3급이 나왔던 이유가 증거 불충분이기 때문에 더욱 부담되는 것이겠죠. 내년 2월에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받고 의무기록지 부탁을 드릴 예정이긴 합니다.
길게 말했지만 하고싶은 말은 간단합니다. 도와주세요.
P.S. 질병분류 기호 G4090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도 궁금해서 찾아봤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