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실지 몰랐는데 역시 오유라 이런 코드를 좋아하는군요ㅋ 일단 그림으로 그려주신 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너무 잘생기게 묘사되어 평범한 오징어인 저는 얼굴이 화끈거렸어요 그리고 사실 저는 점원이아니라 사장이예요 20대후반이고 그 손님은 20대 초중반? 정도로 보였어요 그리고 뭐에 씌였는지 제 목에 매서 넘겨드리는건 생각도 못했어요ㅋㅋㅋㅋ 그 손님은 아직 한번도 안오셨고 후기될만한 일이 있으면 꼭 글 다시 쓰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추억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출근 시간이 묘하게 한가하다. 다음달 실사를 준비하며 매대 정리를 하는데, 이번 실사는 로스가 약간 있다. 야간에는 그럴일 없을거고, 알바생아이들이 순해빠져서 손님들이 만만하게 보는 모양이다. 착하고 사고 안칠만한 애들로 뽑으면 항상 이렇단 말이지. 이번 실사 끝나면 회식한번 하면서 말해야 겠다. 순한 녀석들. 이제 슬슬 움직일 때가 된것 같은데 아직 애들도 직장인들도 오늘은 좀 늦네.
"안녕하세요~"
항상 웃으면서 활기차게 들어오는 [여학생 1] 오늘은 목도리를 쫀쫀하게 했네 밖이 많이 추워졌나보다. 항상 덴마크 모닝시리얼과 삼각김밥을 하나 사서 가는데, 가끔은 이 친구를 위해 하나씩 챙겨두기도 한다. 안그러면 없다고 시무룩 해서 축 늘어져 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에 부러 하나씩 더 발주하거나 하나를 남겨 놓거나 그렇다.
"아저씨!! 오늘도 있네요. 고마워요. 아침엔 이걸 먹어줘야 힘이 나서. 안녕히계세요."
저렇게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면 챙겨두지 않을 수 없다. 한참 바쁜 시간이 지나가고 옆의 도장가게 김사장님이 두유를 사가면서 출근시간이 끝이난다. 평소 같으면 한참 조용해질 시간에 찐빵이나 채울까 하면서 쿨러로 가는데, 저만치서 앳되 보이는 남자한명이 정신 없이 뛰어오고 있다. 아 손님이네. 오랫동안 편의점 일을 하면 밖의 소리나 사람들 얼굴만 봐도 손님인지 아닌지 대충 알 수 있는데, 뭔가 정신 없어 보이는 저 사람도 손님이 확실한거 같다.
예상 대로 그는 손님이었고, 들어올 때부터 정신없이 양말.. 양말 하면서 연신 시계를 보고 있었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큰 소리로 "정장양말 있어요?"라고 외친후 있는 곳을 알려줬더니 일단 터서 신고, 죄송하다고 봉지를 가져와서 계산을 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지각을 해서.."
"예, 괜찮아요."
그는 한참을 뛰어 왔는지 거친숨을 몰아쉬며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는지 내용물을 쏟고 정신이 없었다. 그 모습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참 귀여운 사람이구나 하고. 줍는 것을 잠깐 도와 줬더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연신 말하며 가방을 옆구리에끼고 거울 앞으로 갔는데 넥타이 매기가 어려운지 정신이 없는 건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더니 조심스럽게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저, 죄송한데 넥타이 맬줄 아시나요?"
나는 피식피식 웃고 있다가 다가오는 그를 보고 \'뭘까?\' 하다가 그의 말을 듣고 크게 웃음이 터져나올 뻔 했다. 잠시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멈추고 손을 내밀었다. 그는 멍하니 내 손을 보더니 \'아.. \'하는 표정으로 내게 넥타이를 내 밀었다. 남자 넥타이를 매주는 일은 처음은 아니지만 참 오랜만인지라 살짝 했갈렸지만 일단은 그를 내 쪽으로 끌어당겨 넥타이를 뒤로 넘겨 그의 목에 걸었다.
그렇게 넥타이를 매어 주는데, 괜히 두근두근한 마음이 들었다. 약간 설래인다고 해야하나? 그런 감정에 가까운데, 왜 남자한테 이런 생각이 드는지 약간 의뭉스러웠지만 그런 생각에 피식거리는 사이 넥타이는 다 매어졌고, 그는 감사합니다. 라고 크게 외치신 후 다시 밖으로 힘차게 뛰어 갔다.
얼굴을 보니 몇번 온적이 있는 사람인거 같은데, 다음에 오면 번호나 물어볼까? 라는 생각과 동시에 난 게이도 아닌데 왜 이런 생각이들까 했지만 일단은 오늘은 지나갔고. 10분 정도 있으면 교대해줄 녀석이 올테니 일단은 집에서 자고 생각 하기로 했다. 뭔가 좋은일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그리고 사장은 점점 이상한 마음을 깨닫게되고 이제 친해져서 집까지 놀러가는 사이가 되어 간식을 사들고 놀러가는데 오늘은 꼭 고백해야지.. 만약 잘되면 누가 위지... 내가 위겠지... 아두근두근ㄱ드군ㄱ드 두근반 세근반으로 놀러갔으나 고백하고 수줍수줍하는 넥타이남을 리드하는 분위기를 생각했지만 반대로 자기가 덮쳐지.... 아뭐래미쳤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