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엄마, 대학생 딸을 둔 50대 중반 '아줌마'다.
아줌마처럼 보이기 싫다고 잘 꾸미고 다니시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녁에 드라마 보며
누가 어쨋다느니 호들갑 떨며 문자보내시는 '아줌마'이다.
요즘에는 갱년기 오는거 같다며 몸에서 열이 나고 자꾸 피곤하다며,
또 괜히 짜증이 나는것도 같다며, 나도 늙네... 하신다.
엄마는 나보다 항상 나이가 많았다.
항상 나보다 지혜로웠고,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었으며, 나보다 더 음식도 잘 했다.
나보다 더 감정을 다스릴줄 아는 어른이었으며, 날 위해 희생하는 모습도 보이셨다.
어제 엄마가 문자하셨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사진을 오랜만에 보셨다며, 그분들이 보고싶다고. 우셨다고.
그래 엄마도 힘들때 울며 안겼을 엄마가 있었겠지
언젠가는 외할아버지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도 들어갔겠지.
더 더 오랜 시간전에는 내가 어릴적 그랬던 것처럼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해서 엄마의 엄마한테 쉬지않고 질문을 해댔었겠지.
엄마가 태어났던 날 엄마를 온전히 축복하고 사랑했던 엄마의 엄마가 있었겠지.
꼭 지금 엄마가 나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내가 30년후에 그러겠지?"
그래, 30년즈음 후에는 지금의 엄마가 내가 되어 엄마의 사진을 보고 그리워하겠지.
엄마가 대답하신다. "어떤 엄마로 기억될까?"
엄마는 엄마의 엄마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요?
나도 꼭 그렇게 엄마를 기억할것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