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바다에서 놀다가 갈매기가 싼 똥에 맞은 얘기일 것 같지만......
아님.
바다에 낚시하러 자주 가는데
낚시배가 작은 배임
큰 배는 그래도 수세식 변소가 있거나
아님 최소한 변기 형태의 구멍이 뚫린 폐쇄된 공간이 있지만
작은 배는 그런 거 없음.
그냥 배 난간 붙잡고 엉덩이를 난간 밖으로 최대한 밀어낸 뒤 풍덩풍덩......
근데 똥 중에 물에 뜨는 똥이 있음.
부변이라고 좌변기에서 누면 동동 떠있는 똥
설사할 때 갈색으로 올라오는 그런 물에 뜬 똥기름 같은 것 말고
땡글땡글하게 잘 뭉쳐졌음에도 불구하고 물에 동동 떠서
좌변기 물을 내리면 뱅글뱅글 돌다가 꼬르륵~하고 마지막의 마지막의 순간에 넘어가는
그런 똥
낚시할 때 작은 배인지라 멀리 안나가니까 갈매기들이 배를 둘러싸고 구경하는 경우가 많음....
그날 따라 갑자기 급똥이 땡기길래
역시나 배 난간을 붙잡고 풍덩풍덩하고 났는데
평상시라면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어야할 똥이
부변인지라 동동 떠서 해류에 떠밀려가는 모습이 보임
오오~ 부변은 바다에서도 뜨는구나..... 하고 보고 있는데 낚시배 주변에 있던 갈매기 중 한 마리가
그 부변 덩어리 쪽으로 살살 발을 놀려 접근해 가더니
확!하고 그 똥덩어리를 물어 들어올림
갈매기 부리에서 부서지는 똥덩어리가 보이고.....
으잌!하는 느낌에 그 갈매기를 쳐다보고 있는데
그 똥 물었던 갈매기가 부리를 자꾸 바다에 헹굼. 보통은 헛부리질 하면 한 번 헹구고 말던데
근 대여섯 번을 바다물에 부리를 헹굼.
그리고는 진저리를 치더니 날아감
이제사 하는 말이지만
갈매기야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