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족 망년회가 있었습니다.
집에서 모여 횟집으로 이동하는중에 아버지가
"니네 젊은 애들 마음 다 이해한다. 그렇지만 서해안 고속도로 노태우가 깔았고 우리나라 수출 비율 1위가 중국인데 다 전두환 노태우가 만든거다.
인권도 중요하지만 정치 제일 잘한 대통령은 박정희다. 그때는 독재였지만 지금은 누구나 공평하게 투표를 할 수 있지 않냐?"
라고 하시길래..
"네. 저도 박근혜와 문재인 중 공평하게 투표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거 자체에 기쁨을 느낍니다."
라고 하고 넘어갔습니다.
횟집에서 장학금 얘기가 나왔습니다. 어머니가
" 우리 아들은 대학 내내 장학금 받고 다녔지?"
라고 하시길래
"네. 평점 4.3으로 3분의 1 장학금 받다가 졸업했습니다. 등록금이 450만원이었는데 150만원 감면해줘서 300만원 내고 다녔습니다.
프랑스는 평균 등록금이 80만원인데 대학생 투표율이 86%입니다. 우리 나라는 36%였죠. 그래서 부재자투표 했습니다. 내가 정치인인데
눈 앞에 보이는 모든 사람이 투표하는 사람이면 얼마나 무섭겠어요? 요즘 1인당 10명씩 설득하자는 캠패인도 벌어지고 있던데 전 그런 거 안 해요.
서로의 사상을 존중해주고 투표하면 그만이에요."
정리하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아버지가 오뎅바가서 한잔 더 하자고 하셔서 갔습니다. 제 닉네임이 박감독이죠? 저는 영화감독이 꿈입니다.
물론 부모님도 그걸 아시기에 이번에는 아버지가 영화 얘기로 저를 설득하려 하셨습니다.
"요즘 제일 뜨는 영화가 26년이지? 우리도 그거 봤다. 그런데 별 재미는 없더라."
"아버지. 26년 같은 영화를 배트맨 슈퍼맨처럼 재미있다 없다로 평가하시나요? 우리는 광주에서 살인 당한 사람들보고 '그런 일도 있었구나.'
'불쌍하다.' 하며 오뎅바에서 사케 한잔 하며 넘거지만, 전두환이 탱크 끌고 광주가 아니라 인덕원(우리 동네)에 왔더라면 우리 남매는 이 자리에서
"아.. 전두환 어떻게 하면 죽여버릴 수 있을까"라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 않을까요?
라고 말하고 집에 옴..
아.. 정신 승리인가.. 부모님 표정이 굳어지긴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