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는 지난 4월 27일에 했습니다.
재외거주민 투표구요. 현재 이탈리아 로마 내 Tuscolana라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곳 이탈리아는 4월 25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로마 대사관과 밀라노 공관에서 재외투표를 실시했습니다.
저는 로마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3월 14일에 로마 한국대사관에 재외투표 신청을 했고 4월 27일 오후 1시에 가서 투표를 했습니다.
틀림없는 사실은, 저는 분명 여백이 없는 선거용지를 받았습니다. 그 때만 해도 한국에서 투표용지 논란이 일어나기 전이기 때문에
이번 대선은 역대 대선에 비해 후보자 수도 많아서 칸이 좁고 여백도 없구나 하고 제가 생각하는 후보란에 한표를 행사하고 나왔습니다.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한국의 실물정치를 바꿀 수 있는 로고스적 실천을 눈 앞에서 목격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한국에서도 매 총선/대선 때마다 놓치지 않았던 최소한의 권리를, 타지에서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중하게 찍는다는 것이 후보와 후보 가운데 실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치게 찍은겁니다.
손떨림이 심한 사람들이나 노인분들은 정말 그 좁은 칸 안에 잘못 찍으면 여차 하면 무효표가 무척 많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은
잠시 했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잠시' 했을 뿐입니다. 이 후 한국에서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전까지, 정확하게는 사전투표 후 투표용지 논란이
일어나기 전 까지는요.
인터넷과 언론에서 여백이 있는 투표용지와 없는 투표용지가 각각 배부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자
사진으로 확인 해 본 바, 제가 27일에 재외투표를 할 때 보았던 바로 그 여백이 없는 투표용지가 정확했습니다.
혹시 제가 거주하고 있는 이탈리아에만 해당되는 일인가 싶어
독일 이민커뮤니티인 베를린리포트에서도 확인을 해 보았더니 독일 현지 재외 유권자분들도 여백이 있는 투표용지를 받았다는 분들과
여백이 없는 투표용지를 받았다고 하시는 분들로 나뉘더라구요.
이번에는 좀 더 확실하게 알고 싶어서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고 있는 아는 지인 두 분께 직접 여쭈어 보았더니
그 분들 역시 대답이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이 3개국에서는 여백이 없는 투표용지가 나왔다는 건데
선관위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여백이 없는 투표용지만 공식 투표지로 인정된다고 밝혔거든요. 사실 무근이라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그럼 제가 행사한 한 표는 어떻게 되는 건지 알고 싶어집니다. 한국에서 배부된 투표용지만 해당되는 것인지, 아니면 재외거주민 선거일에 배부된 투표용지도 포함되는 것인지 그 기준을 분명히 밝혀 줬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결국 진실은 하나인데, 그 진실의 하위구조에 포함되어야 할 기정화된 '사실'이 두 개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탈리아와 독일,프랑스에서는 일단 두 가지 서로 다른 투표용지가 배부 되었음이 확인 되었다면 가장 중요한 한국에서의 논란에 대하여 애초부터 '사실무근'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자료들이 선제시 되어야 하며,이 자료들은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객관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할 겁니다. 최초 의혹을 제기한 11명에 대해 선관위차원에서 고발조치를 했다던데 그렇다면 여기 살고 있는 저도 고발 되는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