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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 모세이야기 비틀어 보기 (스포주의)
게시물ID : movie_373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민우M
추천 : 11
조회수 : 1059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4/12/04 02:38:57
금방 엑소더스 보고 왔어요ㅋ 
아침부터 이미 봤다는 사람들의 몇개의 리뷰를 보고
'재해석되지 않았다. 지루했다. 실망' 이라는 평이길래 별로일려나? 했지만 이런 류를 좋아해서 
재미없어도 재밌을거 같아서 봤어요.ㅋ 
그런데 아닌게 아니라, 제가 봤을땐 오히려 재해석으로 가득했던 것 같아요. 


'뭐 꼭 신이라고 하기보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말이 되게 설명보자'  ...?
얼핏 보기에 큰 흐름은 모세이야기지만 그 행간에서 읽을수 있는 당시의 실제적인 상황을 비죽비죽 넣어 논 거죠. 
그렇게 봤을때 결론을 요약하자면, 
' 당시 이집트에 전염병 내지는 재난이 돌았고, 통제력이 약해진 틈을 타 히브리인들이 탈출할 수 있었고, 
그들을 이끄는 지도자였던 모세는 자신이 신의 뜻을 행한다는 망상을 가지고 있었다(혹은 믿고있었다)' 정도인거 같아요. 

(모세에 대해서 추측하자면, 이집트 왕실에서 길러진, 출신성분(?)이 불분명한, 그러나 총명해서 왕과 왕비의 총애를 받던 
왕자인듯 왕자아닌 왕자같은너..?
실제적으로 서자비스무리한 지위에서 정상적으로는 '지도자'가 될 수 없으되 그정도의 능력과 야망은 있으며
결국 하층민이었던 히브리인들을 모아 독립한자 - 정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본인 스스로와 히브리인들에게
히브리 동족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할만한구석을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고요. 선대 파라오도 모세가 이러한 움직임을 일으킬 것에 대해
어느정도는 예상을 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하죠.. ) 

좀 더 구체적인 것들을 살펴보면, 
영화에서 보면 모세가 아이 신과 대화하는 것을 여호수와가 목격하는 장면이 두번인가 나와요.
여호수와의 눈에는 모세가 혼잣말 하는 것 처럼 보이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 처럼 모세가 신과 배타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신비적인 공간에서 절대적인 신의 계시를 
받는게 아니라, 여호수와가 훔쳐볼 수 있는 곳에서 남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신과 대화를 한다는 것이죠. 
여기서 일단 신이라는게 모세의 망상 혹은 환각정도라는 암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 일단 이 영화의 모든 장면이 아무 이유없이 들어가진 않았다고 가정하고 봤습니다.
이러한 암시를 하려던게 아니면 굳이 훔쳐보는 장면이 필요할까?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거 같아서요. 

그리고 역시 이 영화에서는 우리의 고정관념과는 다르게 모세가 보란듯이 신의 기적을 행하지 않아요. 
이집트의 왕자를 보면, 모세가 이집트인들한테 경고를 주고 먹히지 않자 지팡이로 강물을 쳐서 핏빛으로 만들죠.
즉 모세는 완벽한 신의 대리인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엑소더스에서의 신의 기적(이라고 볼 수 있는 자연 재난들) 은 모세와는 아무 상관없이 일어납니다. 
오히려 모세가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관찰자로 묘사되는 장면들이 나오죠.
그리고 갑자기 아무이유없이 그냥 강물이 핏빛으로 물드는게 아니라, 악어가 사람들을 물어죽여서 
피가 번졌다- 라는 식으로 어떻게든 그 과정에 현실적인 설명이 붙어요. 
영화를 보다보면 맨 마지막에 이집트 아이들이 이유없이 죽는 장면을 제외하면 이 기적들이 흔히 생각하듯이
신비롭게 묘사가 되지 않습니다. 
화룡점정이 되어야 할 모세의 기적 조차도 모세가 지팡이 쳐서 바닷물이 갈라지는 걸 적나라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밀물 썰물로 그려놓았죠.. 

더욱이 이 자연재난들-핏빛으로 물든 나일강, 개구리, 파리, 메뚜기떼- 은 
이집트인만을 공격하는게 아니에요. 오히려 의도적일정도로 
모세와 그를 비롯한 히브리인들도 이집트인들과 똑같이 메뚜기떼, 파리떼에 시달리는 모습이 보여져요. 
재난이 대놓고 이집트인을 향한 징벌인 '이집트의 왕자'에서는 볼 수 없는 식이죠.. 
마찬가지로 모세의기적에서도 밀물 들이닥칠때 
히브리인들도 빨리 안뛰면 죽을 뻔 했어요 ㅋ 그냥 뭔가, 운좋게 히브리인들은 썰물동안 거의다 건넜는데,
뒤늦게 도착한 이집트인들이 따라 건널려다가 밀물맞아서 망했다 ㅋ 그렇게 보인다는거죠 

'신의 의도'의 의미를 해칠 수 있는 이러한 묘사들은 오히려 
그것들은 그저 개연성 있게 일어난 자연재난일 뿐, 신의 기적이 아니다- 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어요 
중간에, 총독이 왕에게 이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구구절절 연쇄반응을 설명하는 장면이 있는데, 들어보면 다 
이치에 맞는 말인 걸 알수있습니다. 똑똑한 소리 성가시게 하다가 해결책도 못내놔서 죽긴 하지만,, 


이러한 정황을 봤을 때, 당시 개체 수가 많이 늘어난 히브리인들이 저항을 시작하는 판국에
 (총독이 요즘 히브리인들이 너무 출산을 많이 해서 인구가 늘어나서 자기 목숨이 위협받는것 같다며 군대를 더 달라고 요구합니다)
마침 이집트는 적조(?ㅋㅋ) 같은 환경오염(이든 뭐든ㅎ)으로 인해 온갖 벌레가 들끓고 면역력 약한 아이들은 죽어나는 흉조가 들어

노예들에 대한 통제력을 점점 상실해갔다고 볼 수 있어요. 

영화에서 히브리인들은 모세의 지도 아래, 처음에는 
군대를 조직하여 훈련을 하고, 식량고를 불태워버리는 등 현실적인 저항을 시도하는데, 역시 우리의 고정관념판 출애굽기에는 잘 
안나오는 이야기죠. 이 또한 당시의 현실적인 상황설명을 좀 부각시키는 느낌을 줍니다.

아이 신이 등장하는데,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철없이 떼쓰는듯한 아이를 신으로 등장시켰다 - 
이런 중대한 설정을 아무 이유없이 넣진 않겠죠.  
"이집트인에 대한 재앙 있잖아, 이거 신이 한게 아니야" 라고 오히려 말한다고 느꼈습니다. 
"신이 히브리인들을 구하려고 이런 온갖 재앙을 주고, 죄없는 이집트 아이들을 다 죽였다고? 그걸 신으로 설명하자고?ㅋ
 그럼 니네가 말하는 신이란 이런 복수심에 불타서 자기 하고싶은대로 해꼬지하고 떼쓰는 아이로밖에 설명이 안되네" 
이런 느낌이랄까요. 나중에 람세스도 말하죠. 아이들을 죽이는게 너네 신이냐고. 너네 그런 신을 믿는다는거냐고. 


또한 이 아이 신은 모세 자신이 투영된 환각이라고도 볼 수 있었어요. 
확고한 신념에 차서 행동하는 '이집트의 왕자'의 모세와는 달리, 엑소더스의 모세는 처음부터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출신과 행동과, 신의 계시에 대해서 의심하고 혼란스러워 해요. 
히브리인 원로 눈이 모세에게 '너도 사실은 항상 뭔가 잘못돼었다고 느꼈잖아' 라고 말하고 모세는 그 지적을
불편해합니다. 그리고 아이 신이 '넌 아직도 저 사람들이 니 동족인걸 못믿는군. 저 사람들은 니 동족이라고 니가 구해야된다고.'
라고 누누히 말합니다. 이것으로 봤을때, 모세는 어렸을때부터 자신이 혹시 히브리인인건 아닐까 라고 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있었고
그것이 아이 신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고통받는 히브리인들을 보며 느꼈던 내면 깊숙한 일말의 죄책감.
자신이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 그것이 모세에게는 자신이 풀어야할 숙제같은 것이었던 거죠. 
아이신이 돌맹이로 피라미드 모양을 쌓는데, 모세는 자신의 분신인 자기 아들이 똑같은 모양의 피라미드를 쌓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아들 얼굴에 아이 신의 얼굴을 겹쳐 보죠. 그리고 놀라며 아들을 황급히 집으로 들여보냅니다. 
신이라는 차라리 타자가 계시를 줘서 움직이는 것 보다 그게 사실은 자신의 내면의 욕구라는 것을 마주하기가 더 어렵다는 거 아닐까요. 

바다에 이르러서도 모세는 길을 잃었다는 생각에,
내가 신의 뜻대로 행한다고 믿어왔는데 그 믿음이 잘못된 것이었나 고뇌해요. 즉 처음부터 끝까지 엑소더스에서의 모세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신의계시에 대해서 맞는건가 틀린건가, 따를까 말까를 내적갈등을 하는 존재에요. 
그런데 또 이 고민은 모세자신만 하죠. 다른 히브리인들은 모세가 지도하니까 따를 뿐 
신을 믿는 모습이 안나와요.. 모세는 사람들에게는 영적인 지도자라기보다는 군대를 지휘하는 장군이고 
현실적인 지도자로 그려져있어요. 바다를 건너자고 할 때 조차, 자신의 판단을 믿어달라고 하지, 
신의 말씀이 있었다고 하지 않죠.

아이신은 마지막에 십계명을 쓰는 장면에서 자기를 더이상 볼일이 없을거라고 말합니다. 
이제 모세는 이집트 땅을 떠나 히브리족의 탈출도 무사히 성공했고, 지도자로서 안정적으로 민족을 이끌어나가면 되는 그런 
상황에서, 자기가 히브리인이냐 아니냐, 내가 이 히브리인 노예들을 해방시켜줄 의무가 과연 있냐 없냐 -라는 
오랜 내적 갈등에서 해방되는 것입니다. '괜찮아 사랑이야' 에서 조인성이 자신의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치유하자
강우가 더이상 보이지 않는 것과 같죠. 마지막 장면에서 마차를 타고가는 모세에게만 보여지는 어린아이 신은
뷰티풀마인드에서 존내쉬의 환각도 연상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이 영화를 본다면, 오히려 모세 스토리를 꼬아놨고, 어떻게 보면 신성이라는 것을 부정했기 때문에
기독교인이라면 싫어할 굉장한 sarcasm인데, 
그냥 표면적인 스토리로만 보면 출애굽기라서 대충보면 좋아할 것 같기도 하고.. 아이러니하네요. 

다만 갑자기 이집트 아이들이 하룻밤에 죽는다는것, 양의 피로 문을 칠한 히브리 아이들은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설명이 없었고 신비적으로 남겨두어서 좀 그렇긴 한데, 워낙 유명한 스토리이기도 하고 
뭐 집단 식중독이든 전염병이든 가정하려면 얼마든지 할수야 있겠죠. 제가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이렇게 저는 나름대로 해석을 해 보았습니다. ㅋ 
감독의 의도가 정확이 이런거였을지야.. 저는 모르지만 
완전 아니야!! 라고 하며 
'모야... 그냥 흔한 모세이야기네 이집트의 왕자 실사판이네~~ ' 하기에는  응? 하는 장면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ㅋㅋ 


글빨 진짜 딸리네요..... 흑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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