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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논리적 오류
게시물ID : sisa_793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뚝심송
추천 : 15
조회수 : 1505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0/03/07 01:32:42
논리라는 것은 매우 쉬운 것 같으면서도 공부할 수록 어려운 것들중의 하나입니다. 

인류가 만든 모든 논리는 사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에서 시작합니다. 

"A는 B다. B는 C다. 따라서 A는 C다. "

이것이 모든 논리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이 확실한 한가지를 알아내는 것만으로도 인류의 정신문화는 무척 큰 발전을 했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삼단논법을 얘기한지 이천년이 넘은 오늘날에 와서도 많은 사람들이 어떤 주장을 함에 있어서 논리적 오류를 흔히 범합니다. 

검색해보시면 수많은 유명한 논리적 오류의 패턴이 나올 겁니다. 성급한 일반화 오류네, 우물에 독타기, 순환논증의 오류, 뭐 이런 것들 말입니다. 저는 이 글에서 그 수도없이 많은 논리적 오류의 패턴을 설명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제가 경험했던 재미있는 논리 오류 몇가지를 설명드리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 

그 처음은 일종의 순환논증의 오류였습니다. 

나름대로 게시판에서 만나 서로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하던 분이었는데, 기독교 신자였습니다. 불행하게도 그 분과 무신론에 대한 논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어차피 그런 얘기는 논리적으로 결말이 안나는 얘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논쟁이 시작되었고, 안좋게 끝났습니다. 그거야 뭐 관계없고.. 

그 분의 주장은 이랬습니다. 

"무신론은 폭력적이다. 왜냐하면, 히틀러와 스탈린은 무신론자였고, 그들이 매우 폭력적이었기 때문이다. "

저는 이 주장에 대해, 두가지 지적을 했습니다. 

첫째, 히틀러가 무신론자였다고 해서 무신론이 폭력적이라는 증거가 될 수 없다. 
둘째, 히틀러가 무신론자였는지 확실하지 않다. 그가 기독교인이었다는 증거도 있다. 

사실 첫번째만으로도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신론자 중에는 폭력적인 사람도 있고, 평화적인 사람도 있습니다. 단지 무신론자중의 한명(예를 들어 히틀러)이 폭력적이었다 해서 무신론 자체가 폭력적이라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되겠죠. 

하지만 논쟁은 두번째 지적사항으로 확대가 되었습니다. 그분께서 히틀러가 무신론자였다는 증거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히틀러는 무신론자임이 확실하다. 기독교인이라면 그렇게 폭력적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저는 잠시 멍해졌었던 기억이 납니다. 교회에서 직분을 가지고 계실 정도고 나름 학식도 있으시다는 분이 이런 주장을 펼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무신론은 폭력적이다. 왜냐하면 히틀러가 무신론자였기 때문이다. 히틀러가 왜 무신론자냐면, 그가 폭력적이었기 때문이다. "

라는 겁니다. 사실 이것은 대표적인 순환논증의 오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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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가장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논리적 오류인 우물에 독타기입니다. 얼마나 광범위하냐면, 예수님이 이 논리적 오류를 최초로(?) 시행을 하셨을 정도입니다. 

"너희들 중 죄 없는 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사실, 저 얘기는 매우 심오하며 철학적인 주장이지 이런 기초논리적인 입장으로 분석할 만한 문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 얘기 자체는 주제와 관계없는 광범위한 비판으로 논증 자체를 거부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인이 지은 죄를 단죄할 것인가 말것인가 하는 것과, 내가 죄를 지었는지의 여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네가 그런 소릴 하는거 보니 너는 빨갱이구나." 라는 것도 있습니다.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말대꾸 하지마라" 하는 것도 해당됩니다. 

주제와 관계없는 기준에 의한 논증 자체의 거부는 논리의 입장에서는 가장 치명적인 오류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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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논리학적 차원에서 분류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정치 선전용 기사에서 흔히 사용되는 오류입니다. 이것은 한때 조선일보 특유의 라면사설로 유명해진 오류... 아니 오류가 아니라 기법인데, 그 방식은 대략 이렇습니다. 

검찰이 전교조를 기소했다. 만약 검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교조는 친북좌파임에 틀림없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지만 그건 논리하고는 관계 없는 얘기고 말자체는 맞는 말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런 친북좌파 단체에 소속된 교사들이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 현실을 도대체 어째야 한단 말인가...

이런 식입니다. 어느새 "검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라는 조건문은 사라져 버리고 전교조는 친북좌파 집단이 되어 버리고, 나아가서 전교조에 소속된 교사들은 모두다 친북좌파 교사가 되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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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앞뒤 없는 주장이 통용되고 받아들여지는 사회는 결코 제대로 된 사회가 아닙니다. 

최소한 여기 오유의 시사게시판을 즐겨 보시는 분들 중에서는 이런 오류에 속아넘어가시는 분은 거의 없으리라 봅니다. 물론 한두분은 계시겠죠.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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