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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점수 나온 고3들에게 바치는 글
게시물ID : gomin_12783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메를로
추천 : 0
조회수 : 29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12/05 00:50:46
지금쯤이면 신나게 놀고 있어도 뒤에 나올 성적표가 두려울꺼고

밤새 친구들이랑 피시방을가도 하다가 하다가 움찔움찔하면서 성적이 생각날꺼고

몰래몰래 친구들이랑 술이나 담배 한번 펴보는 비행을 저질러도 

배덕감 보다는 뭔가 신기하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거 같은 느낌이 들어도

막상 곧 나올 성적 생각이 밤잠 못이루는 분들이 있겠죠



저역시 그랬습니다 ㅎㅎ

지금은 무슨 기준인지 뭘 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수능을 볼때는 등급제랑 백분율을 봤었는데

그전에 치던 모의고사에서 언어 과탐은 그럭저럭 2-3등급 정도 찍었고

가장 자신있는 수리가 1-3정도 왔다갔다 했었어요.

가장 못했던 외국어는 3-4정도 먹거나 심하면 6등급까지 갔엇구요

집안 사정이 크게 좋지는 못해서 정 사정이 어려우면 내가 알바해서 그나마 등록금 마련하기 쉬운 국립대 정도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로 지방 국립대 정도면 어느정도 안전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왠걸??

수능을 쳤는데 언어 2, 과탐은 3이 떳는데 자신없었던 외국어는 다행이 3등급이 떳구요.

그리고 가장 자신있는 과목이였던 수리가 6등급이 떴어요. 그것도 가형으로.



전 그것도 모르고 다음날 정답지 오는거 채크해보지도 않았고 부모님도 내 성적에 만족하는 정도였기 때문에

내가 잘친거 같아 성적나오면 알겠지 뭐. 하면서 대충 넘어가는걸 용인했었고 수고 했다고 용돈주시고 밤늦게 놀아도 별말씀 안하셨죠


그리고 성적이 나오는날 저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말그대로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어이없기도 하고 수리만 믿고 있었는데 배신당한 기분도 들고 집에는 무슨 말을할까 하면서 고민도 했죠

집에는 들어가기 싫어서 아침에 끝나는 학교를 마치고 밤까지 휘적휘적대면서 돌아다녔습니다

당연히 집에서는 성적나오는 날이니까 계속 저한태 전화를 했었죠. 왜 얘가 성적을 안가져 오나 하면서요

그리고 결국 집에가서 성적표를 보여드리고 집에서는 난리가 났죠

맞기도 맞았고 대들기도 했고 울면서 방에 박혀 있다가 저금통 들고 가출했습니다 ㅎㅎ

그때 찜질방에서 백원짜리로 계산했던게 아직도 기억에 남내요


그렇게 한바탕하고 집에 들어가서 1주일 근신하다가 알바가 하고 싶어져서 알바를 구했고 마침 새로 개업하는 래스토랑에 들어갔습니다

아침10시에 오픈해서 저녁10시까지 했었는데 거의 매일 앉아만 있다가 일을하니까 힘들어 죽을거 같았어요

그래도 몸이 힘드니 생각이 없어지니까 지내긴 꽤 편했어요.


그때 학교도 안나갔었는데 담임선생님이 전화를 그렇게 많이 해주셨죠

이성적가지고 한번 시도나 해보자. 정안되면 재수를 하던가 급을 좀 낮춰서 좀 먼곳에 있는 국립대를 알아보자. 하시면서요

지금생각해도 참 고마우신 선생님인데 여튼 그런 선생님과 집에서 원서를 알아서 쓰셨고 저는 그냥 인형처럼 남들이 하라는 대로 그렇게 원서를 쓰게 됩니다.


1,2,3지망이였나 a,b,c 지망이였나 하여튼 1지망은 후보 30번?? 이였고 나머지는 너무 하향이라 붙었었죠

근데 아무리 그래도 사립은 힘들거 같아서 차라리 좀 고생 더 하더라도 재수를 하자는쪽으로 분위기가 흘러 가고 있었습니다

근데 왠걸??? 1지망이 붙어 버렸어요!? 과인원이 워낙 적은과라(30명 정원이였나?) 전혀 기대도 안하고 있었는데 왠일인지 그해는

인원미달이 나버렸어요

보통 학생에게 바로 연락이 가는데 제가 일한다고 전화를 안받으니 집에 전화가 갔고 동시에 학교 선생님께 전화가 갔습니다

전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었죠. 너 됬다고, 니가 원하던 국립대 합격했다고.


참 얼떨떨했습니다. 그 기분이란.......제가 원하던 학교에서 원하는 과는 아니지만 비슷한 계열의 과를 들어가게 됬어요.

그 전화를 받고나서.....뭔가 가슴에서 울렁울렁 대는거 같고 힘이 탁 풀리는거 같아서

일하는 도중에 울었어요 ㅎㅎ 그떄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내가 갑자기 그러니까 놀라더라구요



그렇게 대학을 가게 되었고 학교생활을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비슷한 계열이지만 전혀 다른 쪽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ㅎㅎ


하고싶은 말은 이겁니다.

제가 수능을 그렇게 망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 망한 수능 성적을 가지고 제가 대학입시를 성공하게 될줄도 역시 아무도 몰랐구요

그리고 그 학과를 졸업하겠지만 다른 계열로 가게 될줄은 또 아무도 몰랐죠 


지금 고3들, 예비 졸업자들인생에 있어서 수능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였을거에요

그렇게 흘러가다가 시간이 지나면 수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 인생에 있어서 한 5%정도 밖에 안되요

그러니까 너무 힘들어 하지도 말고 너무 울지도 말고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긍정적으로 고민해 보세요

지금 친구들이랑 많이 노시고 요즘도 논술하나 모르겠는데 논술준비해야 되면 끝까지 포기하지마세요

나중에 시간이 지났을떄 추억할수 있게, 내가 그랬었지 하면서 웃을 수 있게

글이 너무 두서없어서 죄송합니다 ㅎㅎ 그럼 이만 뿅



ps. 술은 배워도 담배는 배우지마셈......담배는 진짜 아무 쓰잘때기 없음, 술은 의외로 좋은쪽으로 작용할때가 많음 차라리 술을 드셈

대학 가기 전에 자기 주량 아는것이 굉장히 도움 많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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