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맞아요. 정말루.
어떻게 이런 사람이 갑자기 툭하니 내 앞에 떨어졌지? 싶어요.
저는 작가가 꿈이거든요. 그래서 소설을 쓰는데
그 사람은 시를 써요.
둘다 문학을 하고 있으니 일단 문학을 좋아하고
얘기해보니까 그림도 좋아하더라고요.
저는 톡식이라는 밴드를 좋아하는데 톡식도 알고 탑밴드도 봤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간송미술관에서 김홍도 그림이 너무 좋았다면서 이야기하는데
저는 간송미술관에 김홍도 그림 때문에 세 시간씩 두 번 기다려서 봤거든요.
미술관 같이 갈 사람이 없는데 만들고 싶어서
미술관에 같이 갈 사람을 찾는 동아리에 가입하고.
문학이 좋아서 문학동아리에 가입하고.
와, 어떻게 이렇지 싶어요.
저는 막걸리가 안 맞아서 못 마시는데 그것도 똑같구.
둘다 단 것 좋아하고.
노래방도 좋아한다고 하고.
분위기 잡고 발라드 부르고 그런다는데 저도 그러거든요.
이게 썸탈 때는 뭐든 잘맞는것처럼 보이니 그럴수도 있는데
문학 좋아하고, 그림 좋아하고, 같은 음악 좋아하고, 식성도 비슷하기가 진짜 쉽지 않거든요.
이제 두 번 봤고, 핸드폰번호 알아낸지는 이틀밖에 안 됐는데
토요일에 만나기로 했는데
언제 토요일이 오나 싶어요.
아, 너무 좋다.
우리는 서로 다른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것을 좋아해왔더라고요.
앞으로 이 사람이랑 같은 시간에 - 같은 장소에서 - 같은 것을 좋아할 수 있겠다면
내 인생에 최고의 행운이지 싶어요.
어떻게 이런 사람이 나에게 왔지?
너무 좋아요. 으아. 너무 좋아서 진짜 이게 나 맞나 싶을정도로 고민되네요.
지금 설레서 과제도 손에 안 잡히고....ㅋㅋㅋ 이러다 밤샐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