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직장에서 직원들 쓸 컴퓨터를 바꿔야겠다면서 컴공 나온 저보고 좀 해달라더군요.
당연히 대기업제품 추천해줬는데 보스께서 어디서 들은건 있으신지 대기업제품은 비싸다고 조립해보라 하시더군요
다나와 사이트 보며 주문해서 본체만 7대 조립했습니다. 견적은 대당 대충 50만원 정도 나왔던걸로 기억해요
윈도우 xp정품 좀 사달래도 안사주고 이전 직원이 구워주고 갔다는 윈도우 xp cd(자동인증) 주셔서 os도 다 설치했네요
그러고 얼마 안지나서 전 사정상 그 회사 바로 옆 회사로 이직했습니다. 걸어서 한 5분거리?
근데 컴퓨터에 무슨 문제만 있으면 저를 부르네요
1. 인터넷이 갑자기 안된다 - 공유기가 고장났더군요
2. 갑자기 부팅이 안된다. - 파워서플라이 탔어요
3. 키보드가 안먹는다. - 쓰던 USB단자가 불량나서 다른데 꼽으니까 되더라구요
4. 마우스가 너무 뻑뻑하다 - 볼마우스 버리고 광마우스 사서 꼽아줬어요
5. 컴퓨터가 느리다!!!!! 느리다!!! - os 재설치 해줬어요..
6. 인터넷 익스플로어가 실행시키면 이상하게 많이 뜬다.- 애드웨어 등등 다 삭제해줬어요. 그래도 안되서 OS재설치 해줬어요
7. 인터넷이 느리다. - 1회선으로 7대를 쓰시는데 빠른게 이상하죠..
등등등.. 이젠 너무 힘드네요. 나도 일하느라 바빠죽겠구만. 퇴근하고 남의 사무실 컴퓨터까지 봐줘야하니..
한두번도 아니고 정말 남의 컴퓨터는 조립해주는게 아닌가봐요. 알면서도 어쩔수 없는 상황이 있네요
참다참다 오늘은 '이제 컴퓨터 바꾸실때 됐어요. 저는 컴퓨터 조립해본지가 너무 오래되서 이젠 못해드릴꺼 같아요.' 하고 나왔어요.
이젠 정말 안부르지 싶어요. 제발 안불렀음 좋겠어요.
참, 저 이직한지 올해로 6년차 다음달이면 만 6년이에요. 아직 그 회사 전화번호가 폰에 뜨면 받을까 말까 고민부터해요.
이제 다시는 누구든 컴퓨터 조립 안해줄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