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등장인물소개ㅡ 여자. 나이 스물 둘. 그 남자. 스물 여섯. 지방에 있은 작은 대학교에서 만난 캠퍼스 커플 이야기
원래 그 지방 출신이었던 여자와 서울서 내려와 기숙사 생활을 하던 그는. 없는 용돈을 쪼개 연애를 했어. 떡볶이를 먹고 떡볶이 국물에 튀김을 적셔 먹었지. 혹은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걷는 게 다인 그런 데이트뿐이었어. 그땐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 얼굴만 봐도 웃었어.
그리고 2년.. 남자는 먼저 졸업을 했고 여자는 남았어. 남자는 도착하면 전화하겠노라고 말했어. 기숙사에 있던 짐을 싣고 서울로 떠나던 남자를 여자는 바라만 보았지. 밤이 되도록 전화는 없었어.
이튿날. 연락을 기다리던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전활 걸었어. 하지만 들려온 것은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
"왜 전화했냐? ...끊어라."
먼저 끊기는 수화음에 여자는 몸이 떨렸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전화를 걸어도 그는 받지 않았어. 이윽고.. 여자는 전화 거는 것을 멈추었어.
그 후 2주 동안. 여자는 남자에게 다시 걸려올 전화를 위해 단 한시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어.. 어느날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잘못 걸린 전화였고 화가 난 여자는 욕설을 퍼부었어.
ㅡ한계ㅡ 그의 흔적을 찾으려고 평소 그가 즐겨했던 개인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어. 그곳엔... 비싼 뮤지컬 표를 찍어놓은 인증샷과.. 여자가 아닌 다른 여친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 그리고. 여친이 선물해준 뮤지컬 표를 자랑하는 그의 글이 있었어. 여자는 천천히 그의 게시글 하나하나 유심히 보았어. 새로 생긴 여친은 굉장히 부자였고 남자에게 비싼 선물을 종종 했으며 데이트 중 식사는 늘 고급 레스토랑에서 했더라. 기숙사를 정리하기 훨씬 전부터 집에 간다며 떠났던 주말에 여친과 멋진 데이트를 했더라고!
여자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금방 마음을 접었지만 다시는 떡볶이와 튀김을 먹지 못하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