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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 정말정말 많이 보고싶어요.
게시물ID : freeboard_7936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828271
추천 : 1
조회수 : 22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2/06 03:58:51
안녕하세요. 대학교 3학년인 스물 셋 여학생입니다.
중학교 시절에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이 짧은 제 생에 있어서 정말 큰 힘이 되었드랬죠..
당시에 왕따를 당하고 있던 저에게는, 고스트스테이션은 학교 가는 낮 시간대가 아닌 밤 시간대에 제가 
도망갈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ㅣ 같은 방송이었습니다.
비록 저의 부모님이 마왕과 비슷한 나이대였을지라도, 저는 제 짧은 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인 중학교~고등학교 때에 마왕에게서 가장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냥 확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을 매일 할 정도로 많이 힘들 때였거든요.
그랬던 시간에, 제게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주고 힘이 되는 이야기를 해 주고, 행복한 생각을 하게끔 도와준,
그런 소중하고 고마운 사람이 바로 신해철이었습니다.

마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던 날,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습니다.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도, 위독하다는 뉴스가 나올 때에도, 어련히 마왕은 알아서 이겨낼 거라고 생각했어요.
마왕ㅇ이 내게 살아갈 이유를 주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채로, 그냥 마왕은 마왕이니까 얼마든지 돌아올 거라고..
그 때가 너무 후회가 돼요. 마왕이 아프고 힘들어서 눈물을 흘릴 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과제를 하고.
마왕이 살려달라고 병원에 갔을 때 나는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었겠죠. 정말 가슴이 아파요.

나를 살려준 사람인데. 내가 죽지 않고 살아갈 이유를 느끼게 해 준 고마운 사람이 힘들 때에, 정작 난 무얼 했는가.
요즈음 들어서ㅓ 계속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자꾸만 가슴이 아리고 죄책감이 들어서, 발인 전날에 빈소에 가 새벽 다섯시까지 혼자 펑펑 울고 돌아왔어요.
내가 잘못한 것만 같고, 날 도와준 사람에게 난 이것밖에 못 되는가 싶고, 그 원장이라는 작자도 죽이고 싶을 만큼 밉고.
아무튼 여러가지 생각과 감정이 뭉ㅇ쳐서 꺽꺽거리면서 혼자 미치도록 울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MAMA에서 아이유씨가 부른 날아라 병아리를 보면서 한번 더 울었어요.
아이유씨의 가냘픈 목소리와, 뒤의 프롬프터에 비치는 마와의 얼굴이 같이 보이니까 참을 수가 없었어요.
마왕은 좋은 곳으로 갔겠죠? 다다음주가 마왕 49재래요. 그 다음날이 제 최종과제 제출일인데. 그런 건 상관없어죠.
과제야 나중에 메꿀 수 있지만 마왕의 49재는 다시 오지 않으니까요. ㅠㅠㅠㅠ아 글 쓰면서 또 눈물이 나요....

제가 술을 많이 마셔서ㅏ 글이 길어졌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그냥 전 마왕이 참 보고싶어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해철오빠. 많이 감사했고 정말 미안해요. 제발 행복하게 살아주세요. 미안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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