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형제자매의 학비를 마련하느라 국민학교도 못 나오시고
젊어 남편이 요절하여 평생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투표가 뭔지 생각지 않고 사셨던
제 어머니께서
오늘 육십 평생에 처음으로 투표를 하실 겁니다.
먹고 사는 게 중하다며 지난 모든 선거일에도 일을 하셨던 분이신데
이번엔 꼭 하셔야겠다더군요.
돈 버는데만 정신팔려 살아온 자기같은 사람들 때문에 젊은 학생들이, 저희 또래가 이 고생을 한다고 하시더군요.
어느 후보를 뽑을지는 이미 한참 전부터 결정하셨기에
저는 특별히 다른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오늘은 제 어머니께서 처음 주권을 행사하는 날입니다.
살아 한 번도 안 해본 일이라 실수하면 어떡하냐고, 학교 안 나온 사람도 할 수 있느냐고 몇 번이나 여쭙더군요.
모른다는 게 그만큼 두려우셨나봅니다.
비록 어머니께 이 글을 보시진 못할 겁니다. 인터넷을 전혀 쓸 줄 모르시거든요.
하지만 여러분,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제 어머니를 응원해주세요.
처음으로 국민의 권리를 쓰러 가시는 걸 축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