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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게시물ID : gomin_12817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20대여사장님
추천 : 1
조회수 : 8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2/08 11:53:18
나는 항상 내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엄마는 왜 애를 셋씩이나 낳았을까. 엄마는 나한테 해주지도 못하는게 이렇게나 많은데 왜 낳았냐고
소리지르기도 하고. 그래서 엄마마음에 비수를 하나 꽂고,  우울증 걸려있는, 일에 지쳐있는 엄마한테 '성폭행당했어요 그래서 죽고싶어요' 말도 못하고
죽을 궁리만 하면서 그렇게 내 고등학교 주니어 시니어를 보내고. 물론 프롬같은건 꿈도 못꾸고. 한국사람들이 많았던 그 동네에선
소문이 정말 그것도 제일 나쁘게 왜곡되서 퍼지더라. 그래서 왕따도 당하고. 학교는 맨날 빠져서 학교에서 전화오게 만들어서 엄마가슴에
비수를 탁. 또 꽂고. 그런중에도 포기할수 없었던 간호사라는 꿈. 꾸역꾸역 입시원서를 낸 곳에서는 붙었다고 축하한다고 했는데
돈이없어서 가지도 못하고 다른동네로 이사를 왔지. 그래 너 그때 많이 힘들었지. 영주권 문제도 껴서 그나마 교양과목이라도 하려고 
갔던 커뮤니티 칼리지에선 신분때문에 받아주지도 않아서 꽃다운 20대 초반 일년을 그냥 날렸지. 어찌나 학교가 가고싶던지.
그래. 그래도 새로운 동네, 새로운 시작이다 하면서 긴 기다림끝에 어떻게 해서 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알바도 두개씩 뛰었지.
학교는 장학금받고 일도 두개씩 하니 엄마아빠한테 손 안벌리며 사는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살았는데
한국에서 가끔오는 언제나 무서운존재의 아빠는 나한테 학생인데 공부도 안하고 막일만 하고있다고 혀를 끌끌차시더라.
허무했었어. 그래도 참았어. 나한테는 떳떳했었거든. 나는 내가 주어진 환경속에서 정말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살고있어서 부끄럽지 않았어.
반지하 방두개에 이젠 성인이 다된 동생 둘이랑 나랑 엄마랑 볕도 안드는 그런곳에 살면서 그래도 나름 조그맣게 행복을 누리곤 했지.
근데 한번 일이 꼬였다 생각하니깐 다시 풀기가 어찌나 어렵던지. 되는일이 하나도 없었던거 같애.
나름 나는 사장님에 기대를 한몸에 받으면서 일도 열심히 했었어. 근데 역시나, 남은 남이더라. 단물 다 빠지고 나니까 매정하게 딱 짜르더라.
그리곤 그 탓을 나한테로 돌렸지. 내가 열심히 안해서 이렇게 된거다. 나보다 늦게들어와서 일이 서투른 한참어린 동생은 진급하는데 나는 짤리더라.
나중에 나갈땐 내가 얻은건 아무것도 없었어. 돈은 번만큼 엄마한테도 드리고, 할머니께도 드리고, 학비하고 차비대로 하니까
꽤 많이 벌었다고 생각했는데 빈털털이더라. 내 감정 내 열정 다 바쳐가면서 내 집보다 더 많은시간 할애하고 애정쏟던 가게에서는
쫒겨났으니 사람들이 뒤에서 얼마나 비웃던지 어이가 없더라. 다른 직원들이 다 인정한 내 열정이었는데 나중에 정신 차려보니
내가 제일 못난사람이 되어있었어. 그래. 그래도 좋아. 이제까지 열심히 기를쓰고 공부한걸로 더 좋은학교로 편입도 했어.
대학생활이라는게 원래 이런거구나. 지금까지 얼마나 천대를 받았는지 다시한번 느끼고 여기있게된데 감사하면서 공부를 하고있어 현재는.
여기 와서도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혼자 이리뛰고 저리뛰고 쇼를 하면서 다녔지 처음엔.

이젠 좀 자리를 잡아서 주어진 공부열심히 하면서 살고있는데. 내 목표는 다음 2015년 가을학기 간호대에 붙는건데.
내가 과연 잘 할수있을까.
나는 너무 간절한데. 나는 어릴때부터 간호사인 엄마를 보면서 키운 꿈인데, 내 주변에 돈많은 애들은 4년 내내 늘어져라 놀더니
이제 졸업할때 되니 타이틀 필요하니 간호사 한다고 그러더라. 
너 4년동안 남자애들이랑 벗고 클럽 놀러다닐때 나는 봉사활동이다 알바다 에세이, 성적관리에 교수님 추천서 받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는데. 그게 그렇게 쉬울줄 알았니.
나는 너같은애랑 동기될마음 추호도 없는데 왜 자꾸 나랑 엮어서 비교하니.
내가 하는건 다 쉬워보이지? 넌 노력도 안해놓고....

돈 많은 집 막내딸인 룸메가 빨래한다고 1불 2불 빌려가서 안돌려줄때. 근데 또 어이없게도 빈병은 악착같이 모아서 돈으로 바꿔올때.
다운타운 나가면 나 이거 하나만 사다달라고 돈은 나중에 주겠다고 해서 사다주면 받아놓고 입 싹 씻을때.
니가 가진 지방시 가방들 여러개 보면서 정말 어이없더라.
넌 돈도 많아서 한국도 일년에 두세번씩 나가면서 가진거 없는 내가 뭐가그리 부럽니? 뭐가 그리 질투나서 
내가 가지면 똑같은걸 사야하고 내가 먹은거 똑같이 먹어야해?
하다못해 내 남자친구가 돈모아서 사준 향수까지 따라사야해?
동생이니까 봐주는거라는거 눈치가 있으면 좀 알아쳐먹어라.
그리고 제발 그만좀 불평해. 
뭐가그리 불만이니.
누가 뭐만 쪼끔 잘못하면 쪼르르 와서 걘 이래서 짜증나 저래서 싫어.
내가 같이 욕해주길 바라는건가
나는 그럴시간이 없는데ㅎ
그리고 돈빌려가고 안갚는거 그만좀해. 나 돈없어. 너처럼 알바를 하지도 않고.
집이 잘살지도 않아. 넌 한달에 천불씩 용돈받지 집에서?
니 백불짜리 깨고싶지않다고 나한테 1불 2불 빌려달라는거 정말 추접스러워.
벼룩에 간을 내먹어라.
언니는 왜 화장도 안하고 안꾸미고 다니냐고?
나는 지금 그딴거에 신경쓸 시간이없어.
내 남자친구는 내가 제일 예쁘다는데?
니 남자친구는 그런말 안해줘서 그렇게 베알이 꼬였니?
그리고 나도 꾸밀줄 알아. 니 앞에서 꾸밀 이유가 딱히 없어서 그런것 뿐이지..
그딴걸로 나 무시하고 깔보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니가 우스워 보이잖아.
내가 지금은 학생이라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지만, 어디한번 졸업만해봐라.
내가 내 날개를 펼칠때까지만 기다려라. 내가 얼마나 멋진사람인지 보여줄게.

내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지금처럼만 살면 마당딸린 예쁜 집에 사랑하는 사람이랑 오손도손 좋아하는일 하면서
서로 사랑하면서 가정을 꾸릴수 있을까?
나를 위해서 온 청춘을 다 바쳐서 일하는 우리 부모님 용돈도 챙겨드릴수 있을까.
큰언니로써 동생들이 힘이들때 기댈수있는 사람이 될수있을까

걱정이 된다.

만약 돈이없어서 학업을 중단하게 된다면 이 모든 꿈은 다 물거품이 되버릴텐데...
이제까지 가지고 싶은거 하고싶은거 먹고싶은거 눈물짜면서 참아내온 모든거 내가 보상받을수 있을까?
내 가족 행복하게 꾸릴수 있을까?
나는 내가 겪은 가난은 내 딸한테 죽어도 물려주고 싶지않은데..
학자금 다 갚고, 결혼자금 다 만들어서 결혼하면 나는 도대체 몇살이 될까?
아기를 갖을수있을만큼의 여유는 될까?

남자친구 부모님도 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뒷바라지를 더 하시라는게 아니라,
남자친구랑 내가 장성해서 가정을 예쁘게 꾸리면서 사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남자친구 하는일도 다 잘됬으면 좋겠다.
정말 재능있는 사람인데.
꼭 영화감독 될수있기를.
꼭 좋은 미대 붙어서 조기졸업 할수있기를.
내가 빨리 직업을 갖게되서 자리를 잡을수 있기를.
나는 우리아이가 하고싶은 일 모두 할수 있으면 좋겠다.
돈 걱정 없이 공부하고 싶은거 하고 느끼고 배울수있는 환경에서 자라났으면 좋겠다.

십년뒤엔 나는 33살인데.
그때에 나는 뭘 하고있을까
그렇게도 원하던 간호사가 되어있을까? 공부를 더해서 석박사를 따려고 하고있을까?
남자친구랑 예쁜 결혼식도 올리고 예쁜 딸이랑 행복하게 살고있을까?
우리 부모님은 건강하실까?
사람들의 걱정은 좀 더 줄어들었을까?
세상은 좀 더 살기 편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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