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모와 원님 이야기
문경 세제 넘어 한양
과거 시험을 보러 가던
남루한 선비 많이 지친 듯
주막에 들어서긴 했는데
가진 것 없어 국밥 주문도
못 하고 가마솥에 끓는 국만
한참 바라만 보다가
힘없이 다시 가던 길
가려 하는 그 선비를
지켜보던 주막의 주모
선비 모습이 마음 아파
배고픈 선비 불러들여서
국밥 한 그릇 뜨끈하게
말아주며 주모 하는 말이
나으리 이번 꼭 등과 하슈
선비는 주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씩이나 하고
다시 힘을 얻은 선비
열심히 길을 걸어서
한양에 도착했는데
마땅히 잘 곳 없는
가난한 선비 남의 집
처마 아래서 밤을 세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대궐로 들어가서
과거 시험 치른
마침 임금님 앞에서
보는 시험에서 당당히
일등으로 알성 급제 했고
임금님이 발령을
원하는 곳을 물으니
선비 제 사는 고향으로
그렇게 원하는 제 고장
원님으로 발령받았고
삼 일 동안 한양
선배 관리들을 돌며
신입 관리 인사 올렸고
원님으로 제 고향으로
부임하는 길에 다시 들른
문경 세제 주막집 주모에게
알성 급제 부상으로 받은
귀한 고급 비단 한 필을
주모에게 인사로 주었고
주모는 그것을 인연으로
고장의 갖가지 소식을
원님에게 소상하게 알려
원님은 고장을 살기 좋은
고을로 만들었다는 이야기
에나 지금이나 이렇게
아름다운 미담 곳곳에
이제 곧 치루는 선거에서
은혜 알고 주민 가려운 곳
찾아서 제 일처럼 해결하는
그런 인물이 나왔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인데
내일 일을 예견할 수 없는
세상이라 힘없는 민초들은
내일의 일을 국운에 맡겨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