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작농 집 이야기
부농 집에 아들 하나
소작농 집에도 하나
똑같이 읍내 학교에
다닌 두 집 아들들
부농 아들 학교 파하면
몇몇 친구들과 당구장
소작농 아들은 열심히
도서관에서 공부 했고
그들 똑같이 학교 졸업
부농 집 아들은 서울로
당시 우골탑이라고 했던
그 대학에 큰 돈 들여
입학을 했었는데
친구들과 온갖 즐거운
일 또는 궂은 일 다
찾아다니며 했던
이런저런 큰 실수 또는
일 저질러 감옥 드나들고
그러면서 수년 세월 흐르고
부농 아들은 죄인으로
소작농의 아들은 죄인을
처리하는 판사가 되어 만난
소작농 아들 밤 낮
고학으로 당시 선망
고등 고시 공부했던
그렇게 공부한 소작농
첫해 떨어지고 결국
두 번 만에 합격
그렇게 고등 고시에
합격한 소작농 아들
법관 교육을 마치고
처음 맡은 일이
사기 전과자 불러
그 죄를 묻는 일인데
그의 앞에 불리어 온
전과자가 그 옛날 저를
엄청무시 했던 부농 아들
학창시절 그토록
저는 부농 자식이라며
소작농 아들 깔보고 놀리던
부모도 소작농으로
부농 눈치 살피며 엄청
고통스럽게 살아왔다는데
그들은 서로 너무도
잘 아는 사이였기에
서로 보는 마음 아파
소작농 아들 상급자에게
게인 사정 말하고 담당
바꾸어 달라 했다는
세월이 흐른 후 서로
이런 모습으로 만날 줄
아무도 상상도 못 했다는
옛 어른들 말씀에 젊은이
앞길 아무도 예상 못 하고
또 손에 쥔 것은 언제고
먼지처럼 훌훌 날아가지만
머릿속에 든 것은 영원히
내 것이라던 우리 할머니
귀한 말씀도 생각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