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오면 만나자던
그 옛날 학교를
졸업하면서 했던
동창생들의 약속
첫눈 오는 날 열 두시
우리 학교 교정 또는
시청 광장 앞에서
만나자 했던 경험
있는 이 더러 있을
하지만 사는 일이
고단하고 또 바빠서
모두 잊어버린 그 약속
세월 한참 흐른 후
반갑다며 얼싸안았던
특히 초등학교 동창
이린 시절 온갖 형편
서로 자세히 다 알아서
감출 것 없던 옛 추억
세월이 흐르고 연식
더하면서 새록새록
생각나는 친구들
몇몇 친구 서로가
꽃피는 청춘으로
참 곱게 성장하여
동창끼리 맺어져서
평생 함께하는 이도
추억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이고
미래는 언제나 알 수 없는
구름 속이라는 말도 있는
요즈음 젊은 친구들
눈 오는 날 만나자
그런 약속 할까
털장갑을 보면
알록달록한
털장갑을 보면
엄마 생각나는 이
가을 깊어지는 밤
밤 잠 설치며 곱게
정성 들여 짜주시던
털장갑 행여 잃을까
걱정하며 긁은 실로
둘을 연결해주시던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따뜻한 엄마표 털장갑
등교길에 서로 자랑했던
다섯 손가락이
모두 한곳에 모여
꼼지락거리던 털장갑
철없던 시절 가고 벌써
엄마 그 연식을 쫓아온
그래서 더욱 엄마 그리운
그 시절 우리 엄마는
우리 남매 영원한 천사
영원히 마르지 않는 꿀단지
그 옛날 곱던 엄마
예쁜 모습 간 곳 없고
주름 가득한 모습만 남아
꿀단지 엄마 그리우면
행여나 하며 내 모습에서
엄마 찾으려고 거울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