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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내 맘대로 안되는게 이렇게 힘든줄야..
게시물ID : baby_48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뢰
추천 : 4
조회수 : 60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12/10 05:12:59

두려움반 설렘반으로 유도분만을 했고
옥시톡신 투여 농도를 마구마구 높힌 결과 
내 몸이 쌩으로 칼질 당하는 쌩진통 한시간..
무통 천국으로 자궁문을 열었으나..
두시간 동안 별짓 다하고.. 왜 아가가 안내려오자?
그제서야 초음파 검사..
아가 자세가 좋지 않았고 아가의 심장박동이
약해져서 응급수술, 제왕절개로 아이를 만났어요..

아가를 만난 기쁨도 기쁨인데..
몸이 너무 아프네요..
등에는 척추마취한 무통 주사 줄..
팔에는 수액줄.. 굴욕의 소변줄..

 
뭐 생살을 찢고 장기들 사이에서 자궁을 찢고
또 아가를 꺼냈으니.. 수술 부위가 아픈건 
당연한건데..

문제는 무통을 빼고 나니 하반신이..
특히 한쪽 다리 고관절부분이 너무 찢어지듯 아프고
힘없으면 바깥쪽으로 툭툭 떨어지는 겁니다.

처음엔 아.. 진통 과정에서 힘주면서 
체형이 바뀌었구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막판에 아기 빨리 낳아야한다고
간호사분이 다리를 크게 벌리걸 도와주면서.. 
한쪽 다리에 본인의 무게를 실어 같이 눌렀는데..
당시엔 무통주사를 맞으니 전혀.. 아픔을 몰랐고
저 또한 빨리 아이를 낳아야 아가가 고통받는게 덜하단 생각에 그분에게 몸을 그냥 맡기고
그렇게 했는데..

수술 둘째날 까진 수술부위가 너무 아프더니
셋째날부턴 하반신의 고통이 너무 심하네요..

아픈건 그래도.. 이쁜 아가보면서 
버틸 수가 있는데..
내 몸하나 제대로 건사가 안되는 상황이다보니
신생아실에 아이보러도 제대로 못가고..
(침대서 돌아눕는데 30분 걸림)
모유수유 연습 중인데.. 아가가 엄마가 나오는게 없으니.. 불편해서 막 우는데
내손으로 제대로 달래줄 수 조차 없는..
무력함에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몸이 아파서 울고..
아가한테 필요한 걸 해줄 수 없어서 울고..
신체적 고통이 정신적 고통을 불러오는..
단적인 예인거죠..

물론 그 간호사 분은 절 위해 그런 방법을 썼을껍니다.
그리고 그 덕에 우리 예쁜 아가
큰탈 없이 만난거.. 일꺼에요

그러나 결과를 얻기 위해 과정이
너무나 잔인했고.. (아가 내려 오라고 손 넣고 휘젓고, 아무리 무통주사 투여중이라 해도 옥시톡신 투여농도 확 올리고..)
그 후유증으로 몸도 정신도 너무 아프니..

 
인생 삼십삼년..
자소서를 100번 정도 썼지만
원하는 회사에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었고
전세난에 허덕이지만 
좋은 남자와 가정을 꾸려 살고 있고
이정도면 큰 욕심 안내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며 살았는데..

정말 돌아눕는거 하나 마저
내 아이 한번 안아주는 것 마저 어렵게하는
이 예상치 못한 고통이..
괴로운 밤입니다.

지금도..
아기가 너무 보고싶네요..
같은 건물 9층이라 엘레베이터만 타면 되는데..
너무 아파서 그 고통을 생각하면 또 두려워만 지고
또 겨우겨우 한발짝 한발짝 떼고 가서 아이를 보면 너무 눈물이 나요..
청승맞게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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