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0대 후반의 영남인입니다. 요즘 언론 보도에서 보듯 점차 지역주의의 벽은 약해져가고 세대간 대결 양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요컨데 20~40대는 문재인 지지가 높은 반면 50대는 홍준표, 안철수 지지층이 제법 견고하며, 60대, 70대는 홍준표 묻지마 지지가 있다는 거지요.
그런데 50대는 87년 6월 항쟁 당시 20대들이었고, 60대는 당시 30대 넥타이 부대 세대입니다. 물론 당시 젊은이들 모두가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지지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이 들어가며 나타나는 정치적 보수화 현상만큼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누구는 가정을 꾸리며 먹고 살기에 급급해서, 누구는 생물학적 현상이나 다를바 없다 합니다만.
단언컨데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고도 자유한국당 홍준표가 막판 세몰이를 하는 건 이 나라의 비극이고 수치입니다. 70대 중반 이상 노인층이야 한국 전쟁을 겪은 세대로 수구 정당의 안보상업주의에 영향을 받는 게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만 고작 50, 60대들이 수구 세력에 힘을 보태는 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오유의 형님, 누님들 죄송합니다. 모든 비판은 일반화의 오류에서 자유롭지 못하지요.ㅜㅜ)
저와 동년배들은 다음 대선 땐 50대가 되고, 지금 50대 후반의 오유 선배가 계시다면 60대가 되겠지요. 우리 한가지 약속을 젊은이들에게 합시다.
우리가 50대, 60대가 되었을 때 꼰대스럽게 변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요? 혹시 젊은 세대 다수가 원하는 후보와 우리 세대 주류가 원하는 후보가 다를 때, 우리 절대로 젊은이들의 판단력을 무시하지 맙시다. 살아갈 날이 많은 그들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합시다.
더는 20~40대가 대선일, 총선일에 세대별 투표율을 보며 조마조마하지 않는 그런 세상이 되게 합시다. 인정합시다. 지금 '한 진보'하는 중년이더라도 늙으며 꼰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더는 젊은 세대와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같지 않을 땐 젊은이들을 위해 투표합시다.
건방진 권유 너그럽게 이해해 주십시오. 제 늙은 부모님은 한국전쟁을 겪었고 영남 토박이지만, 무조건 자녀가 권하는 후보에게 투표해 주십니다. 저도 그렇게 늙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