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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를 이해하라는 말 하지마
게시물ID : gomin_9266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hsZ
추천 : 3
조회수 : 36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12/04 19:20:02
 
 
 
 
입에 담지도 마
 
 
그런 말을 하는 당신들은
 
정작 그런일 비슷하게 당해보지도 않았어 ..
 
 
 
나는 엄마도, 어렸을때 부모님한테 맞고 자란줄 알았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그리 엄한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난 엄마가 하도 어릴때 다른집도 다 그러고 산다고 하길래 그런줄 알았지
 
아빠가 어릴때 날 그리 때려도
 
엄마가 다른집도 다 그런거 하나씩은 있다. 다들 그러고 자랐다. 라고 하길래
 
아빠도 그리 맞고 자란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할아버지는 아빠가 아니라 고모를 때렸고 할머니를 때렸어.
 
웃기지도 않아..
 
 
 
그때 뭘 했어?
 
열두살 짜리 아이가
 
머리카락이 뽑혀 나가도록 머리채를 잡혀서 콘크리트 벽에다가 머리를 쿵쿵 찧을때
 
그 머리채 잡은 손이 엄마야. 그걸 어떻게 기억을 못해 ?
 
 
그렇게 자기 편한대로 기억을 지우고
 
내가 그랬었냐며.. 내가 말 꺼내니 본인은 제대로 기억도 못하면서
 
이모들이 엄마 안쓰럽다고 니가 이해해라 라고 할때 진짜 기도 차지 않아
 
맞어. 이모들은 엄마가 그렇게 나 때렸던거 모르지. 그냥 보통 집에서 가끔 한두번 있는 그런 체벌이었는줄 알았을거야.
 
 
엄마들이 손에 잡히는대로 던지고 엉덩이 때린다던지 등짝 스파이크를 날린다던지
 
자기도 화가나서 너무 쎄게 때리고 나서 후회한다던지 하는 한두번 있는 일들.
 
그런 일인줄 알았을거야.
 
 
엄마가 던진 물건은, 맞아도 사람이 다치지 않는 인형이나 베개나 그냥 파리채 같은게 아니고
 
책을 얼굴로 집어 던져서 귀가 찢어졌다던지
 
딱딱한 물건 던져서 머리에 혹이 난다던지 그런거였는데
 
벽에다가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 쿵쿵  찍어대는건. 얘기가 전혀 다르지?
 
전자와 후자는 이야기가 많이 다르지 ?
 
 
 
 
본인 편하다고 기억 지우고는
 
 
더 어이없는건, 아빠가 나를 그렇게 때리는걸 두고 이해하라고
 
 
왜 나이 40넘은 아저씨를 열몇살 밖에 안된 어린아이에게 이해하라고 강요하는건지
 
나는,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아빠를 미워하는
 
내가 나쁜 년인줄 알았어.
 
 
그게 아니더라. .
 
 
엄마의 개인 인생 때문에 아빠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 알아
 
근데 엄마도 그렇게 맞은적 없잖아 ?
 
 
 
3개월에 한번씩은 피멍이 드는게 당연하고
 
아빠한테 맞은지 한달이 넘어가고 두달째 안맞으면 불안했어 언제 때릴지 몰라서
 
 
지금 생각해도 제일 섬뜩한건 말야. 엉덩이에 가로로 피멍이 들었는데 대걸레 자루 같은걸로 맞아서.
 
아 오늘 이렇게 맞았으니까 한달 정도는 조용하겠다.. 라고 안심이 되는거야. 내가.
 
 
 
내가 그런 생각을 했어. 차라리 안심이 되는거야. 적어도 한달은 괜찮겠다...
 
아 오늘은 뼈 안맞았다. 아 오늘은 다리에 멍 안들어서 다행이다
 
아 종아리에 멍들었는데 겨울이라 검은 스타킹 신어서 다행이다..
 
 
 
내가 물었지. 내가 맞은 이유가 기억이나 나느냐고.
 
엄마가 한 말이라곤. 만화책..
 
 
그래 만화책 본걸로 혼난건 중 1때까지 밖에 없잖아. 근데 그걸로
 
아빠가 대걸레 자루로 배를 쿡쿡 찔려가며 '이정도 고통도 못참아서 나중에 애는 어떻게 낳으려고 그러느냐.'
 
종아리에 멍이 들어서 반바지를 못 입을 정도로
 
그냥 '정신 수양을 해야 한다.' 라며 마당에 엎드려 얼차려를 받는
 
그게 설명이 될까.
 
 
 
 
가해자를 이해하라고 하지마. 본인도 이해 못하면서.
 
 
아직도 가끔 악몽 꾸고 울면서 일어날 때가 있어.
 
 
 
그시절 나를 지켜준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었어.
 
두번다시 그집구석 내 평생 무슨 일이 있어도 들어가는 일 없어.
 
 
 
아이러니 하게도. 그 삐뚤어진 방식으로 아빠가 나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아
 
그래서 나에게는 한없이 좋은 아빠로 남고 싶었던 사람인데
 
본인이 폭력성을 주체하지 못하고
 
본인의 나를 굴종 시키는 것이 권위를 세우는 방식이라고 착각하고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나를 무조건 제압하려고만 했어.
 
 
그러니까 기억을 못하지. 이유가 없는데.
 
학교 선생님들이 보기에도, 나는 세상에 한이 서려있는 눈동자를 가진 아이었어.
 
 
어느 부모도. 딸내미 머리에 구멍이 나서 응급실 실려가서 꿰매고.
 
못이 열몇개씩 박혀있는 몽둥이로 딸자식을 때리지 않아.
 
 
 
 
지금 열다섯 열여섯 밖에 안 된 중학생 여자아이들을 보면
 
그 애들이 어디 손 댈 데가 있다고 ..
 
 
 
 
술 핑계 대지마. 엄마가 늘 했던 말 중에 날 미치게 만든건.
 
저건 아빠가 나쁜 사람이 아니다. 아빠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느냐.
 
아빠 본인 입으로 아내인 엄마보다도 본인 엄마인 할머니 보다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게 너라고 했다.
 
술이 문제다 늘. 술이 문제다.
 
 
아니 술이 무슨 상관이야.
 
내가 어려서 몰랐는데 내가 술을 먹어보고, 술 먹는 사람들 수도 없이 만나봤는데
 
술이 문제가 아니야. 그 인간이 문제지.
 
 
 
함부로 이해하라 마라 하지마.
 
아빠 형제 남매들 중에서도, 본인이 그렇게 맞은 적이 없는 고모는 나더러 맨날 아빠를 이해하래.
 
니가 어려서 아직 아빠를 이해 못한다.
 
 
그치만 고모는 할아버지한테 그렇게 맞은적 없잖아.
 
맨날 몸에 푸른색 용 처럼 멍을 감고 살던 큰고모는, 나한테 한번도 아빠를 이해하라 니가 아빠 살펴줘라 라는 말 한 적 없어.
 
큰고모가 할아버지 욕하면서, 아빠도 같이 욕해주지. 큰고모는 아빠한테 뭐라 막말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거든.
 
 
 
 
목숨을 스스로 던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안좋은 선택을 한 사람더러
 
살 용기니 뭐니.. 하는 말 하지 마세요.
 
그런말, 몰라서 하는거라면... 이제 배우세요. 그런말을 하면 안된다는거.
 
 
마찬가지. 가해자를 이해하라 마라....
 
 
 
니가 그렇게 맞고 커서 본인 부모를 용서했으면. 너는 그러고 용서하고 살아.
 
근데 다른 사람들 한테 까지 그거 강요하지마.
 
 
 
나도 알아. 내가 용서해야지 내 마음이 진정으로 편해질 수 있다는거.
 
근데 본인이 나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고.
 
오히려 까먹는다거나.
 
가끔 적반하장으로 그때 날 때린 자기 방식이 옳았느니 어쩌니 하며 자기 변명을 늘어놓는다면 .
 
물론 그 사람이 맘속 진심으로는 미안해 하고 있다는거 알아. 그치만 그거 표현하지 않고.
 
자기는 틀리지 않았노라며 나 들으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고 다니는데.
 
그걸 보고 용서를 하라마라예요? 니는 간디세요 ?
 
 
 
 
난 못하겠다.
 
 
 
 
방관자였으면서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말아.
 
그러는 딸자식을 보고 있는 마음이 찢어지는 엄마의 마음도 알것도 같지만
 
그러면 뭔가를 했어야지.
 
이모들이 옆에서 엄마도 불쌍하다고 딸더러 엄마 고생 그만 시키라고 말할때. 왜 침묵하고 있는거야 ?
 
 
내가 왜 엄마는 가만히 있는건데 ? 라고 물었을때 웃고 말았지 그 웃음이. 엄마도 다 알고 있다는거 알아.
 
 
 
 
나더러 항상 예쁜 딸이라고 엄마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사진 보여주고
 
가끔 왔을때 고무장갑부터 걷어 끼고 나보다 30살이나 더 많은 사람이 청소하고 그러고 있는거 보면. 나도 가끔 그립지만.
 
 
엄마 나 엄마가 그리 날 챙겨주는거 일년에 열흘? 아니 두세번 안되잖아...
 
그것도 작년부터 그러기 시작한거잖아. 왜 이제껏 딸자식 서른 될 때 까지 그런 것 처럼 행동 해 남들한텐 ?
 
 
 
 
엄마에게 더이상 뭘 바라지는 않는데
 
제발 가해자 이해하라는 말 하지 말고
 
술 얘기 일절 꺼내지마. 내가 소주 두병먹고 엄마 앞에서 꽐라대도 난 아무도 안때려.
 
 
 
여기서 엄마한테 원망이 쏟아지는건
 
아빠라는 사람은 이미 아웃이기 때문이야.
 
 
 
이 세상 어느 부모도 자식을 그렇게 때리지 않아.
 
나처럼 얌전히 혼자 조용히 공부하고 학창시절에 문제 안일으키고 바르게 자란 애가 어딨다고
 
 
서른 까지 내가 부모님 한테 손 벌리고 사는줄 아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팔자 폈다곤 하는데
 
내가 스무살 부터 알바뛰고 등록금 모아 대출금 갚고 그랬던건 모르지. 알 필요도 없으니 말 안하는건데, 쉽게 말하지 마세요.
 
아니면 내가 마음을 열지 않아서 부모에게 기대도 되는걸 너무 안들어가려고 버틴다고들 하는데.
 
그거 쉽게 하는 말 아니예요.
 
 
 
마음이 아픈건. 저 멀리 얼굴도 모르는 아이가 그리 맞아서 멍이 들었다는 이야기 들어도, 아픈거야.
 
 
 
방관자는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마. 말 쉽게 하지 마세요..
 
 
 
 
 
 
아까 혼자 설거지 하면서 혼잣말 하면서 울었는데, 횡설수설 하지요.. 그래도 써 놓으니 후련은 하네요... 누군가 봐주실까요?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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