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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김제현, 가책의 하루
안개 속을 기어온
나팔꽃 목줄기가
하얗게 말라 있다
목이 쉬어 있다
한종일 난감한 초월
매캐한 바람이 분다
유자효, 야생화
폐가
담장 밑
야생화가 피었다
그것도 그늘진 곳
새하앟게 내민 얼굴
이곳서 종신서원한
그 고독이 슬프다
주영헌, 빨래하기 좋은 날
날이 좋아서
아픔과 슬픔, 아쉬움까지 툭툭 털어
빨랫줄에 널었습니다
채 털어내지 못한 감정들이
눈물처럼 바닥에 떨어져 어두운 얼룩을 남기지만
괜찮습니다
금세 마를 테니까요
날이 좋아서
이번에는
한나절도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윤보영, 해바라기
밤새 그립던 마음
감추다가
뒤돌아 본 해에게 들켜
고개 숙인 해바리기 앞에서
내 안의 그대를 생각합니다
얼마나 더 쫓아가야
그대가
뒤돌아 볼까하고
민병도, 오직 한 사람
세상의 모든 꽃이
내 것일 필요는 없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내 편일 필요도 없다
눈 감고
서로를 보는
너 하나도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