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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봉 1억2000만원이 적다고요?...
게시물ID : sisa_180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yuzy(류지)
추천 : 7
조회수 : 784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05/12/08 10:05:28
[기자수첩] 연봉 1억2000만원이 적다고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8일 파업에 돌입했다.

연봉 1억원이 넘는 '귀족노조'의 연례행사로 인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언제나 일반 국민들의 몫이다.

특히 여름 성수기와 연말연시 겨울 성수기를 이용한 항공사 조종사들의 파업은 국민들로부터 '배부른 귀족노조의 연례행사'라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매년 교섭시마다 '일방적인 결렬 선언→중노위 중재신청→조정안 거부→파업 찬성 결의' 등과 같은 악순환을 되풀이 하면서 파업권을 악용, 국가경제 및 국민들의 불편을 담보로 무리한 요구를 충족시켜 왔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매년 되풀이 되는 조종사 노조의 파업 으름장은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난한다. 이들은 공익성이 강한 항공산업에 있어 회사와의 교섭에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인 '단체행동권'이 악이용하는 행태가 더 이상 재연되지 않도록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등 정부의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연봉 1억원...

월 100만원 수준의 박봉에 살아가는 대다수 서민들에게는 연봉 1억원은 꿈의 숫자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종사들의 임금과 복지 수준은 말 그대로 '귀족급'에 속한다.

항공기 조종사가 되려면 군(軍) 조종사로 일정기간 복무한 뒤 항공사에 경력 조종사로 입사하거나, 항공사의 조종훈련생 과정(2년)을 거쳐 조종사로 보임되는 등 크게 두가지 경로가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조종훈련생이 2년여간 기본훈련을 마치고 1년 6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쳐 부기장이 되면 30세 전후에 평균 연봉이 8000만원대가 되며, 이 기간까지 회사는 육성 비용으로 수억원을 투입한다.

부기장에서 기장이 되려면 약 7∼8년이 소요되며, 이 기간에도 항공사는 각종 보수교육 등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한다.

현재 조종사 연봉은 기장의 경우 근무연한ㆍ기종에 따라 9900만∼1억7000만원으로 평균 1억2000만원이며, 부기장은 7500만∼1억1000만원으로 평균 88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조종사들의 비행시간은 대형기의 경우 월 평균 66시간(최소 40시간ㆍ최대 91시간)이며, 소형기는 53시간(최소 46시간ㆍ최대 60시간)으로 월 평균 60시간이다.

이에 따라 대형기 조종사의 월 근무일수는 9∼15일ㆍ휴무일수는 15∼21일이며, 소형기 조종사는 근무일수 15∼20일ㆍ휴무일수 10∼15일이다.

복리후생 제도도 잘 갖춰져 있다.

질병으로 비행 불가시 사유를 불문하고 급여ㆍ상여ㆍ비행수당을 2년간 전액 보장하며, 중ㆍ고ㆍ대학 자녀 학자금이 자녀 수에 관계없이 전액 지원된다.

건강보험은 본인 및 배우자 진료비 연 500만원까지, 본인 및 배우자 암 치료비는 연간 2500만원까지 각각 지원된다.

이밖에 조종사들에게는 2년에 1회씩 배우자 동반 해외여행, 호텔비(4박) 및 체류비 미화 200달러가 제공되며, 기장의 경우 퍼스트클래스, 부기장은 비즈니스클래스 등 무임ㆍ할인 항공권이 각각 지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종사 노조는 "사측으로부터 합리적인 임금인상안이 제시될 때까지 투쟁의 수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파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사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4067억원, 순이익 1700억원의 엄청난 흑자를 내고도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임금인상안을 강변하고 있다"며 "사측은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온 후에 후회하지 말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유가 상승이 예고돼 있는 상황이어서 세계적 항공사들마다 긴축 예산을 짜고 있는 것이 오늘날 추세다.

어떤 명분으로도 1억원의 연봉을 받는 조종사들이 국가경제의 심대한 타격과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파업에 들어간 것은 '배부른 귀족노조의 연례행사'라는 낙인을 면키 힘들다.

노조는 조속히 파업을 종결하고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은용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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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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