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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간밤에
눈이 오신다고
잠 깰까봐
전화 대신 이렇게
메일로 보낸다고
눈길 속을 소리 없이 왔다 간
네 발자국 때문에
새벽꿈이 그리
뽀드득거렸나
김영재, 사막 열흘
버리고 온다는 게
더 가지고 돌아왔다
낙타를 탄다는 게
낙타에게 끌려다녔다
발자국 지운다는 게
무수히 남겨 놓았다
주영헌, 시(詩)
가끔씩은 목숨과도 같은 문장을
단어를
한 행을 버려야만
시가 될 때가 있다
문장을 단어를 한 행을 살리는가
아니면 시를 버리는가
고민의 순간에서
어리석은 줄 알지만
시를 버릴 때도 있다
버리지 못하고 가슴구석 들여놓은 욕심들이
한 가득이다
김용택, 쉬는 날
사느라고 애들 쓴다
오늘은 시도 읽지 말고 모두 그냥 쉬어라
맑은 가을 하늘가에 서서
시드는 햇빛이나 발로 툭툭 차며 놀아라
이광, 징검돌
띄엄띄엄 이어놓아 물길을 끊지 않고
흐르는 물도 비켜 길 한쪽 내어준다
여울진 생을 앞서간
그가 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