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은 맨들거리는 살결을 지닌 경성 최고의 여자였다.
적어도 어리숙한 구보에게는 그랬다.
당신이 그리 좋다던 서울에 와보았더니 차갑기만해요.
그 많다던 구경거리
찾아보려 했다만
도리어 어질거리고 답답한 마음
집 앞까지 오는 것은 싫었대요.
사나운 길의 고양이가 무섭다면서
그래도 손을 잡고 올려다본 하늘색은 참으로 고왔었는데
M은 도무지 찾을수가 없고
그 와중에 눈인지 비인지 모를 것들이 눈물처럼 내리고
미래같은것은 생각하기가 싫어져요.
그 눈은 아무것도 말하고 있지 않았었는데
나만 그 자리서 애달파하고 있었나
그래, 밟아 녹은 진창과 어울리는 것이야말로
나의 삶이다.
먼지와 슬픔이 뒤섞인 눈송이가
구보의 입가에서 녹고
그것은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도시의 맛이었다.
아아, 미운 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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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크레파스입니다!
날이 추워지니 도시가 더 미워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