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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詩
12월은 잿빛 하늘. 어두워지는 세계다
우리는 어두워 지는 세계의 한 모퉁이에
우울하게 서 있다.
이제 낙엽은 거리를 떠났고
나무들 사이로 서 있는 당신의 모습이 보인다
눈이 올 것 같다, 편지처럼
12월은 적도로 가서 겨울을 잊고 싶네
아프리카 밀림 속에서 한 해가 가는 것을 잊고 싶네
아니면 당신의 추억속에 파묻혀 잠 들고 싶네.
누군가가 12월을 조금이라도 연장해 준다면
그와 함께 있고 싶네.
그렇게 해서 이른 봄을 만나고 싶네, 다람쥐 처럼
12월엔 전화없이 찾아오는 친구가 다정하다.
차거워 지는 저녁 벽난로에 땔 장작을 두고 가는 친구
12월엔 그래서 우정의 달이 뜬다.
털옷을 짜고 있는 당신의 손
질주하는 세월의 삐꺽거리는 소리
바람소리, 그 후에 함박눈 내리는 포근함
선인장의 빨간 꽃이 피고 있다
시인의 방에는 장작불이 타고 있다.
친구의 방에는 물이 끓고 있다, 한국인의 겨울에는
................................... 최 연 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