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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동아리실에서 겪은 이상한 신음소리.
게시물ID : panic_753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적자강동윤
추천 : 15
조회수 : 5763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4/12/15 01:37:33
안녕하세요 공포 이야기,영화,연극등은 좋아하지만 귀신은 믿지 않는 사람입니다.
개인은 모든 인과관계의 전후를 알 수 없으며 사건의 여백에 따른 상상이 미지의 존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저의 평소 지론인데요. 그런 저에게도 쉽게 이해 할 수 없는 몇 가지 사건들이 있었네요. 그 중의 하나입니다.



사건은 3년전 10월경. 바람이 온화하던 포근한 가을날 햇살이 막 지기 시작하는 오후였습니다.
수업은 끝났지만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집에 안가고 전 동아리방에 갔습니다.




저희 동아리는 3층 복도끝에 자리잡고 있었구요. 그 앞에는 여백이라는 방이 있습니다.
그 방은 평상시에는 잠겨있고 연극부나 춤동아리 애들이 연습하거나 파티 같은거 할 때 쓰는 방이었습니다.
원래 1학기 때는 별 일 없어도 동방에 항상 사람이 북적거렸는데 2학기 되니까 애들이 잘 안나오곤 하더라구요. 
그 날도 동방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는 가방을 한 쪽에 던져두고 쇼파에 누워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20분 정도 있다보니 입이 심심해서 담배를 필려고 복도쪽으로 나갔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여백과 저희 동아리가 마주 보고 있고 그 복도끝에 유리로 된 쪽문이 있구요. 그 문을 열면
비상계단이 있는 바깥이 나옵니다. 
(비상계단은 사실 거의 이용하지 않습니다. 쪽문은 층마다 있는데 안에서 잠글 수가 있는 구조라서요
거의 대부분의 학생이 중앙계단을 이용합니다.)


아무튼 거기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경치나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군요.





"으응...으응..."



처음엔 별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조금씩 신경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쪽문을 열기전부터
들렸던 소리일지도 모르겠어요. 가만히 있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소리였으니깐요.
소리는 분명히 여자였습니다. 여자 신음소리. 그리고 소리가 나는 쪽은 위에서 말한 여백이라는 곳에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 아니...이건...설마...'






평상시에는 잠궈놓는 공간에서 여자 신음소리가 애매하게 들린다는 것은....그렇습니다. 
급하고 혈기왕성한 청춘들이 지금 이 곳에서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눈이 번쩍 뜨여서 벽쪽에 귀를 가까이 대고..-_-;;;소리를...들으려...애썼습니다...





'어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것은 곧바로 눈치챘습니다. 뭐랄까..인기척이 전혀 없었거든요. 
벽 두께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벽에 밀착해서 귀를 대고 있었는데, 희미한 여자 신음소리는 들렸지만 움직이는 기척이 전혀 안들렸습니다.
그리고 복도를 다시 쳐다봤습니다. 당연히 여백의 문은 닫혀 있었고 복도에는 아무도 없더군요.
오고가며 문이 열려있을 떄마다 여백의 안을 본 적이 있는데 구석에 책상같은게 몇 개 있고 한 쪽면의 일부는 거울이었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다는 걸 기억해냈습니다. 그리고 비상계단쪽 벽에 작은 환기창문이 있다는 것도요. 사실 위만 둘러보면 되는 건데 경황이 없었던 지라..
그래서 계단 위로 살금살금 올라가서 창문쪽으로 몸을 움직였습니다. 창문은 약간 열려있었구요.
거울이 있긴 했는데 창문이 작았던지라 각도상 내부는 볼 수 없었습니다. 다만 뭔가 움직이는 느낌은 안들더군요. 
소리는 확실히 여백 내부에서 들리고 있었구요.








그런데...그 때 부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선 들리는 소리가 좀 이상했습니다.






"으응...으응..."이 아니라 
"크으엉...크으엉..."이었습니다.








쾌락에 젖은 젊은 여성의 신음이 아니라....어디 건물 같은 거에 깔려 아파 하는 중년 여성의...신음소리하고 울음소리하고 섞인 소리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분명 빈 공간이었는데 "울리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어디에 부딪혀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뭐랄까 바로 창문 밑에서 들리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게다가 인기척은 전혀 없었습니다. 
(고양이 소리 아니었냐고 나중에 사람들이 그런던데 고양이 소리는 정말 아니고..성인여자 목소리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얼굴이 좀 일그러지면서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귀신은 안 믿고 공포영화도 잘 보지만(슬래셔는 못봐요) 스크린에서 보는것과 현실에서 보는 감각이 얼마나 다른지 그 때 느꼈습니다.
공포영화와는 다르게 어둡지도 않았고 (약간 날이 저물어가긴 했지만 여전히 밝았습니다) 복도에는 혼자였지만 건물 바깥의 풍경에는
많은 대학생들이 지나가고 있었는데도 말이죠.





우선 창문에서 몸을 뗐습니다. 그것도 굉장히 천천히요. 일단 담배를 다시 한 대 물고 담배 연기 창문쪽으로 안가게 손으로 저었었죠.ㅠ
동아리 방에서 가방 챙긴다음에 바로 나갈까 생각도 했지만 두려움만큼 호기심도 커졌던게 사실입니다. 
뭐 가장 큰 이유는 시야에(건물 아래 도로에) 지나가는 사람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안심했던 것도 크구요.





그런데 귀를 뗐는데도 그으엉..그으엉..소리가 나더군요. 아까보다 크게요.
어쩌면 소리가 처음부터 그으엉..그으엉...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순간적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여백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1. 젊은 대학생이 해브어 굿타임?
2. 중년여성이 신음반울음반 소리로 혼자 울고 있다
3. 진짜 고양인가?
...등등 생각하다가 나중에는 성추행 혹은 그 이상의 행위가 벌어지고 난 뒤 여자 혼자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안에서 안좋은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무섭기 보다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쓸데없는 오지랖이 생겨서 세 번째 담배를 물고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창문쪽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살짝 노크를 하고는 "저기..."라고 말하는데


그 순간



"........"

소리가 멈추고


턱턱턱, 턱턱턱



비상 계단에서 누가 올라오는 소리, 내려오는 소리가 동시에 들렸습니다.



제가 입을 뗀 순간 소리가 멈추고 위아래에서 누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단 말이죠.

와 갑자기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그 계단은 사실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계단이거든요. 개인적으로도 대학생활 내내 한번도
이용하지 않았고, 계단 바로 옆에 있는 우리 동방 사람들도 이용한 걸 본적이 없습니다. 오며가며 이용하는 사람
정말 가끔 봤구요. 




정말 너무 놀라서 저도 모르게 "우훠~" 뭐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쪽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왔습니다. 
뒤도 안돌아보고 중앙계단쪽으로 뛰어내려갔습니다.(아주 빨리 뛴 건 아니고...경보하듯이) 
건물 밖으로 나가니까 좀 진정이 됐구요. 뭐지 뭐지 하고 있다가
그 비상계단이 보이는 도로 쪽으로 뛰어가서 계단 전체를 봤습니다만...아무도 없더군요.
거기서 몇 분있다가..다시 동아리 건물 정문 앞에서 서성이다가...경비아저씨 한테 3층 여백 혹시 누가 쓰냐고 여쭤봤더니
오늘은 안 쓴다고 하더군요...좀 찝찝한 기분이 들었지만 말로 하기도 뭐해서 그냥 알겠다고 말하고 
다른 학생이 건물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가 3층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비상계단쪽을 바라봤죠..




그런데 조용했습니다. 제가 처음 들어갈때처럼요. 누가 나온것 같지도 않고...(확인을 못해봐서 그냥 제 생각이지만..)
그렇게 한 10분정도 서있었습니다. 누구 아는 사람 지나가면 같이 동아리방좀 가자고 할려고..ㅠㅠ
몇몇은 지나가긴 했는데 아는 사람은 없더군요. 




그래서 그냥 막 혼자 박수치고 노래 중간정도 소리로 부르면서 (근데 노래도 순간적으로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이런노래 부름.ㅠㅠ)
동아리 방 문을 열고 가방 챙겨서 막 뛰어나왔습니다. (오 진짜 이 때 완전 무서웠음.)




그냥 갈까 하다가 이거 확인 안하면 두고두고 찝찝할 것 같아서 경비아저씨한테 3층 여백에 고양이소리가 들리는데 혹시 고양이
들어간거 아닌지 확인좀 해달라고 했습니다. 아저씨가 멀뚱멀뚱 쳐다보더니 이내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시곤 같이 올라갔습니다.





근데 문을 열기 전에 아저씨가 노크를 쾅쾅쾅 하더니 "혹시 누구 계세요? 경비입니다"하고 큰 소리로 외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건대 아마..거기서 젊음을 불태우던 커플이 실제로 있긴 있던 모양이고..이런 클레임이 가끔 들어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암튼 문은 잠겨있었고 안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아저씨가 문을 열고 나서 안으로 들어가시더군요.. 저도 뒤에서 살짝 봤는데 역시나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때 당시만 해도 혹시 길냥이 일지도 모른다고 조금은 생각했었는데...들어올 통로가 없더군요. 바닥에서 제가 엿듣던 작은 창문까지는
2m가 넘었습니다. 책상은 다른 구석에 방치되어있어서 창문 아래 받칠만한건 아무것도 없었구요



뭔가 홀린듯한 기분이 들어서...구석구석 보고 있는데 경비 아저씨가



"자..학생 잘못들었지?"


뭔가 그 순간 경비아저씨의 말에서 위화감 같은걸 느꼈지만...그게 뭔진 지금까지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 날 이후로 저는 동방에 가급적 혼자는 안갔고...동아리 선배들한테 살짝 얘기해봤는데 
뭐 그런 얘기 처음 듣는다는 반응이더군요..



귀신의 형체를 봤다거나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그 이상한 신음소리와 위 아래에서 동시에 들리던 계단소리의 정체는 뭔지 몇 년이 지나도 궁금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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