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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중, 하모니카
아름다운 당신의 몸과 마음에
삶의 상처로 수많은 구멍이 생겨서
이제 다시 메우지 못해도
순풍 불어오는 어느 멋진 날엔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연주될 거예요
이정록, 다시 나에게 쓰는 편지
콩나물은 허공에
기둥 하나 밀어 올리다가
쇠기 전에 머리통을 버린다
참 좋다
쓰라린 새벽
꽃도 열매도 없는 기둥들이
제 몸을 우려내어
맑은 국물이 된다는 것
좋다 참
좋은 끝장이다
이생진, 혼자
산에 혼자 오르다가
산에 혼자 오르는
다른 혼자를 보면
꼭 혼자인 나 같아서
한참 쳐다보다가
나도 가고 그도 간다
서지월, 쓸쓸한 느낌
산그늘이 깔리듯
때로는 쓸쓸할 때가 있다
길을 가다가 마주친 풀꽃 한 송이에
눈을 주고
돌아선 발걸음처럼
하나의 단추가 풀어질 때가 있다
너와 내가 붉은 보도블록 위를 걸어가거나
라일락꽃 핀 장독대가 있는 집
골목을 돌아 나오거나
두 갈림길의 거적 위에 서서
굳바이 하며 비껴가는 새가 될지라도
거기 누워있는 누워있는 잔돌처럼
세상이 접혀진 종이학 같을 때가 있다
허영숙, 통찰
비치는 나를
바라보는 일
잠긴
나를
더 오래 바라보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