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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여태까지의 고백 이야기 들어주실래요?(매우 장문,자동재생)
게시물ID : gomin_929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언제나혼자
추천 : 1
조회수 : 38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0/11/01 19:31:18
(단순히 고민게시판에서 넋두리 하고 싶어서 올리는 글이니 이글에서 소설 쓰고 앉았네 하는 글들은 자제해주세요....)

저는 현재 전역후 휴학을 하고 있는 휴학생입니다.
아무래도 가을을 타는지...마음이 싱숭생숭한게 여기에 글한번 올려보네요.
나이가 많은건 아니지만...
저의 고백 스토리가 희귀한 케이스라고 주변에서 그러더라구요;

조언이나 충고...위로 다 환영합니다...


1. 천벌의 근원

제가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최초로 사귀게 된건 중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근데 지금 생각해봐도 그건 정말 초등학생수준의 여자친구였죠.
사귀는 중에도 손 한번 잡질 않았으니까요;그 당시 제 머릿속의 여자친구는
여자애들중에 ‘특별히 친한’ 여자애 정도였습니다. 제가 이런 태도를 취하니
저랑 사귀자고 했던 여자애들도 다 멀어져 가더군요;;;2명정도 밖엔 없었지만요...

그러던중 저는 우연찮게 고백을 받게 되었습니다.
학원의 같은학교 같은반 여자애가 먼저 고백을 해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제 태도를 후회합니다. 그때 거절을 했어야 했는데.......
저는 그 여자애를 단순히 친구이상으로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반 아이들도 알게되어서 제가 거절을 하면 그 여자애가 곤란해질거 같고
고백하면서 준 것도 있고 해서 미안한 마음에 사귀다보면 나도 마음이 생기겠지 하면서 사귀기 시작했죠.
그 여자애는 정말 저한테 잘해줬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저에게 싸구려지만 시계도 사주고, 커플티도 사주고 아무튼 저에게 온갖 정성을 쏟았지요.
그러는 반면 저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 여자애한테 호감이 생기질 않아 곤란했죠.
사귀는 기간 내내 손도 잡아본 적도 없을 정도로 저는 뭐랄까 범생이 였던데다가
아직 여자친구의 개념도 잘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저랑 있는건 오히려 그 여자애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을 하고
그 여자애를 위해서라도 헤어지자고 통보를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어색한 사이로 돌아갔습니다. 참 지금 생각해 봐도 제가 나쁜놈입니다.

근데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게 길고긴 10년동안의 천벌로 이어질 줄은...


2. 천벌의 시작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나름 공부에 자신이 있던 저는 기숙사가 있는 사립고등학교로 들어가게 되었죠.
또 공연을 하는 동아리에 들어가 많은 연습과 공연들을 하기도 하면서 재밌는 학교생활을 보냈습니다.

천벌의 시작은...동아리에 새로운 후배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나름 동아리 후배들을 격하게 아끼는 타입의 선배다 보니...생일같은건 꼼꼼하게 챙겨주던 편이었습니다.
그러던중 한 후배의 생일을 지나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저희 동아리는 생일이면 파티를 꼭 했거든요.
근데 시험기간이라 파티는 못하겠고...그래서 그냥 제가 그 후배에게 간단한 선물을 사다주는걸로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도서관 자습실의 제 책상에 가보니 왠 화분이 하나 있더군요.
(로즈마리허브...그녀석은 아직도 저희집 베란다에 살아있습니다...)
쪽지를 보니 그 후배가 고맙다며 놓고 간 화분이더군요. 그 이후로 문자도 주고 받으며
연락을 하는 사이가 되었고 점점 그 후배에 대한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 친한 친구놈이 갑자기 저를 불러서는 우물쭈물 하면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혹시 동아리에 XXX라고 있냐고. 화분을 준 그 후배였습니다. 있다고 하니 말을 하더라구요.
그 친구는 방송반이었는데 방송반 오디션에 그 후배가 지원을 했었답니다.
근데 제 친구놈의 오해로 그 후배를 안좋게 보고 탈락을 시켰다는겁니다.
그러면서 자기 대신에 좀 잘 좀 챙겨달라고 그러더군요.
이게 무슨말 인가 싶어서 혹시 그 후배 좋아하냐고 묻자 자기도 잘 모르겠는데 호감은 있는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말을 들으니 그 친구놈에게 제 상황은 도저히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다른 친구놈들에게 상담을 해봐도 제가 그 후배에게 고백했다간 나쁜놈이 될거 같아서
그래서 이래저래 갈등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중 다행히 그 친구놈이 먼저 그 후배한테 관심없다고
떨어져 나가주길래(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고백을 하기로 마음 먹었죠.
그리고 고백하는날...야자를 하고 중간에 잠깐 쉬는 시간에 운동장으로 불러내서
같이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고백을 했죠.
그랬더니 그 후배는 놀라면서, 미안하다며 자긴 따로 좋아하는 사람있다고 하고는
거절을 하고는 또 다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도망치듯 사라지더군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차인 날이었고 앞으로 일들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3. 천벌-2(착각의 늪)

위의 사건이 있고 1년이 지나 저도 고3이 되었습니다.
고3인지라 동아리 활동은 하지 못하고 잠시 시간날 때 연습실을 기웃거리는 정도로 만족해야했죠.
그러던 중 동아리 회장을 하고 있는 친구랑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전부터 연습할 때나 이럴 때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가끔은 진지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저에게 상담을 해달라고 할 때도 있었고 아무래도 고3이고 집이랑 떨어져서 지내다보니
이래저래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죠.
위의 사건이 있은 후에도 동아리 회장을 하는 그 친구는 저를 많이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근데 어느 날부터 저에게 상담 비슷하게 이야기를 하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그 친구가 한 남자애를 좋아한다며 상담을 하는데 그 남자애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게
너무나도 저와 맞아 떨어지는겁니다.
예를 들어 그 남자애가 오늘 복도에서 마주쳤는데도 인사를 안했다고 말을 했었는데
제가 그 날 그랬었거든요. 사소한것부터 그 친구가 말하는게 점점 저와 맞아떨어져가는 겁니다.
친구놈들에게 물어봐도 맞는거 같다며 이건 고백해달라며 신호를 보내는 거라고 빨리 고백하라며 부추기더군요;
그래도 수능이 있기에 참기로 했습니다. 그 사이에 그 친구와 저는 상담을 빌미로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심지어 여름방학 때에는 만나서 영화도 보러 놀러가기도 했죠. 그 사이사이에 문자도 많이 하고 이야기도 많이 했구요.
그렇게 6개월을 기다리고 기다려서 수능을 마치고 드디어 고백을 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사실 다른 사람 좋아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제대로 착각 한거죠.

그렇게 씁쓸하게 두 번이나 차인 채 고등학교 생활은 마감하게 됩니다.


4. 천벌-3(첫사랑...놓치다....)

그렇게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대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두 번이나 차인 경험이 있던지라...
입학을 하고 나서는 여자에게 관심을 두지 않게 되더라구요.
호감이 있는 사람을 봐도 ‘아 저사람은 내가 사귈 수 없는 사람이구나, 나랑 상관 없는 사람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하루는 같은 학번 동기의 생일이라고 과방에서 생일파티를 한다길래 과방으로 갔습니다.
동기들이랑 선배들이랑 다같이 모여서 술을 마시며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
제 맞은편에 앉은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있는 줄 알았던 일이 제게도 벌어졌습니다.
첫눈에 반한다...고 그러죠? 다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환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이
마치 한 명의 천사가 웃고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 날 이후로 같은 동기들에게 그녀의 이름을 알 수 있었고,
자꾸 그녀의 웃는 모습이 떠올라 한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술기운에 그렇게 보였던건 아닐까 하구요. 몇날 며칠을 고민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제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것이라는 확신과 그때 미소짓던 그 모습만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러던중, 그녀와 친하게 지낼수 있게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며, 같이 수업도 듣고,
밥도 사주는등 개인적인 생각으론 잘 지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누굴 좋아하게되면 티가 날정도로 들이대는 스타일이라 그녀에게 헌신적으로 들이댔던 것 같습니다.
배고프다는 문자만 와도 바로 달려가서 밥을 사준다거나...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혼자서 고백을 하려고 준비를 하고 그녀에게 호감을 얻기위해서 혼자 노력하며 시간을 보내던중,
그녀가 어느 날 메신저에서 먼저 쪽지를 보내왔습니다. 무슨일인가 싶어 보니,
자기는 제가 이렇게 하는게 부담스럽다며 그냥 좋은 친구로 남자고 그러더군요.

고백도 못해보고 차였습니다...

며칠을 멍한 상태로 지내던 중 저도 오기가 생겼는지, 그녀를 놓치기 싫어서 그랬는지,
그녀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망상에라도 빠졌었는지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10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녀도 절 좀 어색하게 대했기에 처음 학기초반으로 돌아가서 했듯이 다시 시작했습니다.
어느정도 친해지고 과거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혼자서 이런저런 상상에 빠져 고백을 하려고 준비하던 즈음,
다른 동기들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녀가 한 선배랑 사귀기 시작했다는 소리를요.

10번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있지만 오를 수 없는 나무는 쳐다보지 말아야 하는거였습니다.

한동안 엄청난 실의에 빠져서 학교를 다녔고...
괴로운 나머지 그 선배와 그녀의 모습을 보지 않으려 피해다니고,
혼자서 가슴아파하면서 지냈습니다.
제가 더 나쁜놈인건 오를 수 없는 나무인걸 알면서도 그녀에 대한 제 마음을 접을 수 없어서
친구라는 이유를 내세워서 그 선배과 사귀고 있는 동안에도
따로 만나서 과제를 핑계로 밥을 먹기도 하면서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혼자서 행복해 하곤했습니다.
하지만 헤어지면 그녀는 다시 선배에게로 가버리고 전 혼자 남겨지고...괴로움의 나날이었죠.
다행히 1학년이 끝날 때 쯤에는 마음을 많이 추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학년이 끝나고 군대를 가고...
군생활동안 잊을 수 있겠지 했으나 훈련소에서 훈련받다가도 그녀생각...
불침번 설때도 그녀생각...자대배치를 받고 나서 힘든 이병때 혼자 있게되면 그녀생각...
그녀는 오히려 제 머릿속에 박혀버려 지우기가 힘들었습니다.
어차피 고백을 못한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전화할 시간이 생겨 참고 참다가
전화를 해서 그녀의 컬러링을 듣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설레었습니다.

항상 저희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남자는 입대하기 전과 제대하고 나서의 이상형이나 여자를 보는 기준은 바뀐다구요...
정말로 계급도 올라가고 제대할때가 다가오다보니 어느날부터 그녀에 대한 마음이
시들시들 한 것을 느꼈습니다. 뭐랄까...일종의 반항심이라고 할까요?
저는 이렇게 죽자고 매달리는데 그녀는 단 한번도 저를 봐주지 않고 선배만 바라보고 있다는게
화가 나기도 하고 스스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면서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약 3년가까이 끌어오던 저의 혼자만의 첫사랑은 이렇게 끝이 나게됩니다.


5. 천벌-4(소개팅, 헌팅? 그런건 개나줘버려)

여태까지 저는 소개팅을 딱 2번 해봤는데 그 이후로 소개팅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때는 그녀를 놓치고 혼자서 끙끙 앓던 1학년때,
어느정도 마음이 추스러지자 문득 드는 생각이 있더군요.
이제는 제가 좋아서 매달려서 고백을 하기보다 스스로 인연을 만들어 보자 라구요.
다행이 저의 딱한(?)사정을 알고 있는 동기들이 소개팅을 주선해줬었습니다.

첫 번째 소개팅녀를 만나던 날, 나름 제 인생의 처음인 소개팅인지라 매우 떨리더군요.
다행히 만나보니 오히려 제가 부족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상대였습니다.
말도 잘 통하고 성격도 좋고...거기에 외모가 한 5초 한예슬(?) 정도 였으니까요.
그날 점심때 만난 저는 그녀와 9시에 헤어졌습니다.
물론 번호도 교환하고 헤어지고 나서 연락도 했지요. 이제 남은건 애프터 신청...
날짜를 고르고 골라서 벼르고 별러서 애프터 신청을 했습니다.
아, 그녀가 알바가 있다며 그날은 곤란하다고 하네요.
그리고 며칠 후에 또 날짜를 고르고 골라서 그녀에게 애프터 신청을 했습니다.
아, 그녀가 일이 있다며 안될 것 같다고 하네요.
삼세판 이라는 말이 있듯이 또 며칠 뒤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애프터 신청을 했습니다.
아, 그녀가 그날은 안된다네요.
뭐 답은 나온거죠. 거절...

첫 번째 소개팅한지 한달후에
같은 과 동기의 집에서 남자동기들만 모여서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파티를 한적이 있습니다.
어느정도 술을 마시고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때 제 잠바를 빌려가서 잃어버린 동기가 저보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종종 잠바 잃어버린거 때문에 술만 마시면 계속 미안하다고 해왔기에 또 그러려니 했지요.
근데 그 친구가 그게 아니라는겁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이번에 여자친구가 생겼다는겁니다.
게다가 제가 아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같은 대학교에 제 고등학교 동창들이 좀 많아서
저는 제 동창인줄 알고 신나서 물어봤죠, 누구냐고. 그 친구 우물쭈물 하더군요.
그리고 대답하길 한달전에 소개팅했던 소개팅녀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안하다며 정말 미안하다는 말밖에 하질 않더군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그 소개팅녀가 저와의 소개팅이 별로 마음에 안들었던지 소개팅을 하고나서
며칠 안되서 주선자의 싸이에서 제 친구의 사진을 보고 주선자보고 소개시켜달라고 그랬더군요.
뭐 그 친구의 잘못이 아니지요.

시간이 한참 흐른뒤 이번에는 다른 친구가 소개팅을 주선해 주었습니다.
이번에도 나름 준비를 해서 나가서 만났습니다.
어라? 근데 두 번째 소개팅녀, 만난지 3시간만에 과제가 있다며 간다네요?;;;;
저는 이걸 거절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배웅을 해주고 헤어졌죠.
근데 주선자가 며칠 후에 저보고 화를 내더군요.
왜 그 두 번째 소개팅녀 번호도 안물어 봤느냐구요. 그 두 번째 소개팅녀가 어이없어 한다는 겁니다.
저는 생각해보니 화가나서 따지기 시작했죠.
누가봐도 만난지 3시간만에 과제있다며 가는건 거절하는 걸로 밖에 안보인다구요.
그러자 주선자는 정말 두 번째 소개팅녀가 과제가 있었다는 겁니다.
또 따졌죠, 그럼 과제 있으면 다른날에 나오던지 해야지 이건 소개팅을 하자는거냐 말자는 거냐면서요.
그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번호를 물어보겠냐고 하면서요. 그러자 주선자가 오히려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두 번의 소개팅을 험난하게 보내고
어느날은 다른 친구들이 하듯이 관심있는 사람한테 헌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상대는 같은 교양 수업을 듣는 같은 학번의 사람.
며칠간 관찰하고 정보를 수집해본 결과 나름 제 이상형과 가깝다는걸 알고는 실행에 옮기기로 했죠.
지금 생각해봐도 엄청 떨리던 순간이었습니다. 번호를 받아낸다는게...
다행히 그녀는 번호를 흔쾌히 주더군요. 속으로 팡파레를 불면서 그녀와 연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실수 하지 않도록 친구들의 도움도 받으며 연락을 했죠.
그러다가 이제 슬슬 만나서 진도를 좀 나가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연락을 했는데...
만나자고 그래도 피하고...연락을 해도 피하고...그렇습니다. 또 거절당한거죠.


5. 천벌-5(사랑과 우정사이)

이런 무수한 스토리를 겪고 저도 군대를 제대하고..휴학을 하고 있는 최근
오랜만에 초등학교 동창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어렸을 때 같이 놀던 한 여자애가
미국에 사는데 이번에 잠깐 한국에 들어왔다며 만나서 밥이나 먹자고 하더군요.
초등학교때 워낙 남자애처럼 저와 제 친구들과 같이 장난치며 놀던 친한 친구라 10년만에 만나는게 기다려졌습니다.
약속날 만나러 나가니 정말 10년이란 시간이 실감이 났습니다.
어렸을때의 얼굴은 남아있는데 어렸을 때 선머슴 같던 애가 여자가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그 이후로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자주 만나며 놀기도 하고 둘이서만 만나서 놀기도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근데, 미국에서 살아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자꾸 저에게 알게모르게 스킨십을 하기도 하고 저에게 접근을 하는겁니다;;;
그 친구의 다른 친구들도 있는 자리에서 제 손을 만지작 거리면서 이쁘다고 하지 않나,
카페에서 팥빙수 같이 먹다가 팥빙수를 떠서 먹여주지 않나..
한번은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집앞에 와있다며 무섭다고 도와달라는 투로 문자를 보내질 않나...
참고로 저는 그 친구의 집에서 차로 1시간 30분거리에 살고 있습니다;
친하게 놀던 다른 친구놈은 그 친구의 집에서 10분거리구요.
저는 ‘얘가 나한테 관심있어서 그러는건가?’ 하는 생각에 장난으로 한번
같이 공연을 보러가서 팔짱을 끼라는 의미로 말없이 팔을 내밀었더니
좌석을 찾아서 앉기전까지 내내 제 팔을 끼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느꼈죠...아...얘가 차갑게 식어있는 상처투성이인 내 가슴에 불을 지펴주는구나..하구요...
근데 이번에도 심각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이 친구의 이런 스킨십이나 행동들이 단순히 친구로써 편해서 그러는 건지..
정말로 관심이 있는건지...알수가 없었거든요...
더군다나 저는 그 친구의 사고방식이나 여러 가지가 저랑 잘 맞는다는걸 알았고
게다가 그 친구가 그런 행동을 저에게 하니 점점 그 친구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했구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친구에 대한 호감은 커져가고...고백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혼자서 답답한 이 마음을 말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얼마 있으면 그 친구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이었죠.
그 친구가 떠나기 전날 밤, 무작정 저는 차를 끌고 그 친구의 집으로 갔습니다.
다짜고짜 불러내고...이런저런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그 친구가 들어가기전에 고백을 했습니다.
당황해 하면서도 생각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게 거절의 뜻인줄은 알았지만 사람의 심리라는게 그렇게 되질 않더군요...
그 친구는 미국으로 돌아가고...
며칠 후 다른 친구놈들과 만나서 밥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한 친구놈이 그러는겁니다.
그 친구가 한국에 들어와서 저와 다른 친구들을 처음 만난 이후에 자기에게 고백을 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물론 자기는 거절을 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사실도 모르고 지난 시간동안 그 친구 때문에 혼란스러워하고 고민했었는데...
그 친구 역시 다른곳을 보고 있었던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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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의 10년전의 죄로 말미암아 받는 천벌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제쯤 끝이 날까요? 이제는 누구를 좋아하고 고백하려 고민하는건 더 이상 못하겠습니다.
배터리가 방전된 듯이...기운이 나질 않아요...

주변의 친구들이 연인과 다투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저는 상담을 잘 해주지만...
정말 미안하지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합니다...‘사치스런 고민들 하고 있네...’ 하구요...

저는 항상 제가 바라보는 사람에게 무엇이든 해줄 수 있는 준비를 항상 해왔고...
준비가 되어있는데...제 이런 마음을 받아주는 곳이 없습니다...
마치 한사람만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는데 쓸모없게 되어서 버린다고나 할까요?
항상 상처만 받고 끝이나지요...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제가 어디 특별히 눈에띄는 하자가 있는것도 아닌데요...
오히려 친구들은 제가 여자친구가 없는게, 매번 차이는게 신기할 정도라고 하네요
제 사주에는 여자복은 없나봅니다...

지금 연인과 다투고 토라지신분들...
서로 의지하고 사랑을 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겁니다.
의지하고 사랑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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