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동게에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현재 우리집 화장실에 있는 아픈 고양이에 대해서 기록을 겸하여 글을 써볼까 합니다.
몇 달 전부터 집 근처를 오가는 고양이들이 있었는데,
이 녀석도 그 고양이 중 하나였어요.
너무 사람에게 의지하게 될까 싶어 부정기적으로 밥을 주었고, 날이 부쩍 추워져서 마음이 좀 쓰이던 참이었는데
지난 주 토요일, 현관 밖을 나섰다가 얼쩡거리는 이 녀석을 봤습니다.
밥을 좀 부어주고는, 밥 먹을 때만이라도 들어가라고 박스 하나를 내어주었어요.
안 입는 옷을 하나 깔아두었구요. 흰색 옷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저녁때인가, 그 박스안에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했는데 밥을 부어줘도 먹지를 않더라고요.
그리고 빨간 색으로 물들어 있는 흰색 옷...
아마 흰색 옷 아니었으면 알아 차리지도 못했을거에요.
그 녀석은 사람에게 친화적이지도 않았고, 저도 길냥이들과 굳이 친해지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길냥이들이 사람과 친해지는 순간, 위험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요. )
어딘가 다치고 내게 온 고양이.
내게 온게 아니라, 허락된 공간이 그 박스밖에 없던 고양이 일 수도 있겠고요.
주말 저녁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우선 우리 냥이들이 쓰는 이동장을 가지고 나와 넣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한번 놓치고 말았습니다.
제 생각보다 더 사나웠고, 전-혀 사람손을 타지 않은 고양이였어요.
집 근처를 둘러보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두시간 쯤 지나서 다시 나가봤는데, 다시 그 박스 속에 있었어요. 그 고양이가요.
이번엔 조심히 박스 입구를 오무려, 그대로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화장실로요.
사실 엄청 무서웠어요.. 여러가지로요.
어떤 상처인지 모르지만, 나올 병원비,
혹시 모를 전염병이 우리 냥이들에게 옮길 가능성..
치료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요. ㅜㅜ "젠장젠장젠장.."을 얼마나 말했는지 몰라요.
상처는 볼 수도 없었고, 우선 화장실에 넣어둔 후 집안 청소와 소독을 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에 단골 동물병원을 찾아갔는데 사나워서 진료를 할 수도 없었어요.
의사쌤도 얘 치료할거냐고, 묻더라고요. 키우는 냥이들에게 혹시 모를 전염병이 옮을 가능성도 말씀하셨고요
하겠다고 했습니다.
호흡으로 마취 후에야 주사 마취를 할 수 있었어요.
진료 결과 꼬리를 다쳤고, 뼈가 다 드러나도록 살이 뭉개졌다고 해요. 전 보진 못했습니다.
뼈도 상했기 때문에, 꼬리를 일부 절단하는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다른 곳은 이상이 없어 보였고요. 다행이죠 ㅋ
병원비는 정말.... 지금 제 상황에서 너무 힘든 문제였지만, 뭐
우리에겐 카드 할부가 있잖아요. 또르르
그리고 약을 일주일치 받아 왔습니다. 너무 사나워서 화장실도 잘 못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애들은 쟤가 우리집 화장실에 있는 지도 모릅니다.
쟤가 '야옹'하면 깜짝 놀라는데, 화장실에서 나는 거라고 이해하지 못하는 듯?ㅋㅋ
그리고 향후에는.....
약을 꼬박 토요일까지 먹이고, 다시 밖으로 내보낼 생각이에요.
조금만 사람 손을 허락하면, 입양처라도 알아볼 생각이었는데
전- 혀 가능하지 않습니다. ㅜㅜ
날씨는 또 왜 이렇게 추운가요? 생각만 많아지는 계절입니다. 정말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