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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타락
게시물ID : panic_929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8
조회수 : 121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4/02 23: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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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옛날에 말이지. 인간은 정말 무서운 존재였단다.

그래그래. 그 천박한 녀석들 말이야.

지금 들으면 무슨 소린가 하겠지만 우리들은 한번 역전까지 당할 뻔 했단다.

우리들의 자리를 넘보기 위해 모든 인간이 모여서 달려들었지.

우리들은 그들을 만든 신이었는데도.


순수하게 그 자리를 원했던 것이란다.

결국 만물을 만들어내는 불을 찬탈해냈지.

정말 용맹하고 무서운 녀석들이었어.

그런데 왜 저렇게 됬냐구?

우리는 만물의 불을 뺏기고 이 상태로 인간을 내버려두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이렇게 가다간 인간은 신이 되었을테니까.


그래서 우리들은 인간에게 세가지를 선물했단다.

그래 단 세가지.

이 세가지로 인간들은 기껏해야 동물들의 왕 정도까지

아니 그저 동물로 전락하게 만들었단다.


우선은 그들에게 감정을 주었어.

행복, 즐거움..

그리고 불행과 분노, 증오.

수많은 감정들을 주었지.

좋은 거 아니냐구?


그들은 밝은 달보다 어두운 밤을 보는 녀석들이었지.

그들은 자신의 부족한 점만이 눈에 계속 들어오게 되었단다.

서로를 물어 뜯었지.

그래야만 자신이 더 낫다고 생각했거든.

인간들이 경쟁에만 빠진 채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죽는 것은 그래서란다.

다만 누군가를 밟고 올라간 그 자리를 원할 뿐이니까.

다시 인간이 우리를 향해 결집하는 일은 없었어.


그 다음으로는 돈을 만들었단다.

사람들은 처음엔 불편해 했지만 점차 익숙해져갔어.

돈은 점차 인간의 삶에 중추가 되어갔단다.

인간은 이제 경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효율적인 생활을 보내게 되었단다.

다만 점점 인간은 돈이라는 것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결국 돈은 인간을 조종하게 되었지.


돈을 위해 서로를 죽이고

돈을 위해 서로를 속이고

돈을 위해서라면 모든지 다 했어.

돈이 결국 쓸모없는 종이 쪼가리임을 인간은 죽기 직전에야 깨닫게 된단다.

결국 질서있고 평화로운 인간들의 세상은 혼돈에 빠지게 되었지.


마지막으로 우리들은 그들이 타락해가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단다.

물론 그것은 신의 자리를 넘본 인간에의 벌이었지만

너무나도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에 술 한잔을 쥐어줬단다.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지.

우리들의 자리를 넘봤지만 우리들의 아이들이기도 하잖니.

무엇보다도 행복한 선물이 될 것이었지.

그런데 그 선물은 최악의 선물이 되었단다.

인간은 매일같이 술에 빠져 살았어.

그리고 총명한 머리는 온데간데 없이

원숭이가 되기도, 사자가 되기도, 돼지가 되기도 했단다.

축복을 주었지만

결국 그들은 그걸 받을 자격도, 준비도 안 됐던거야.


어찌되었든 그렇게 인간은 타락했단다.

결국 그들은 서로를 죽이고, 서로를 짓밟기 위해 일생을 살아가게 되었단다.

옛날같은 영웅들은 멍청하다고 욕먹으며 굶어죽어갔지.

간혹 가다 영웅이라 부를때도 있었지만 그들을 찬미할 뿐 되려고 하진 않아.

매일매일 그렇게 살고, 그렇게 시간만 흐르지

죽음이 다가와야, 죽어야 깨닫는단다.

얼마나 무의미한 것을 위해 살아왔는지.

지금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언젠가 다시 인간이 힘을 합쳐 신에게 대항할 때가 오냐구?

이젠 다시 오지 않을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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