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년전 일임. 대학교 2학년때 난 중딩시절부터 단짝이던 친구와 대구의 한 대학가에서 원룸 천장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고 있었음 친구는 윗층 난 아랫층 각자 룸메도 있었음 넷이서 뒤늦게 동양문화에 흠뻑 빠져 쩜 십원짜리 게임에 매일 일출구경도 같이 하고 가끔 의도 상하고 했음
어느 날 여름
고스톱에 점시 싫증을 느껴 DVD방에서 시원하게 영화 한 편 보러 가기로 함 하필 그 때 본 영화가 리턴이란 영화였는데 공포영화는 아닌 것이 좀 오싹하고 기분이 나쁜 영화였음 (그 영화 이 후로 배우 김태우 아저씨만 보면 기분이 나쁘고 무섭고 막 그럼..)
난 애니메이션영화 애호가이고 공포영화 돈주고 안봄 평소에 겁도 무진장 많아 길거리에서 취객을 보면 최대한 멀리 피하는 편임
아무튼 친구들이랑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오싹한 기분에 잔뜩 웅크리고 대학로로 나옴 ㅇㅇ ㅇㅇ 이렇게 두명씩 서서 나랑 나 룸메가 앞에서 가고 있었는데
멀리서 노란색 반팔티를 입은 20대 아주 초반(심지어 고딩으로도 보이는) 170정도 되는 남자가 약간 눈이 풀린채로 우리쪽을 보며 다가옴
난 모르는 사람이라 내 룸메 학교 친군가? 했는데 그도 그럴것이 나 룸메 이렇게 좁게 서서 걸어가는데 넓은 옆을 두고 우리 사이로 지나감 ㅇ.ㅇ?
그 노란티가 지나가니까 룸메가 눈이 동그래져서 뒤를 쳐다봄 아는 사람이가? 학교친구? 하고 물으니 아니? 라고 대답하고 자꾸만 뒤를 쳐다봄 왜그러냐 물으니 쟤가 지나가면서 가슴을 만졌다는 거!! 우리는 모두 여자기에 일단 상황판단과 저 취한 추행범을 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할까 무기는 없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기위해 제자리에 서서 노란티의 뒷모습에 시선을 고정하며 있었음
무서워서 (영화로 인해 있었던 공포감 + 취객 + 게다가 추행범 =극도로 무서움) 쩔쩔매고 있는데 아니 이 노란티가 어떤 무리에 붙잡혀서 갑자기 싸대기를 계속 맞고 있네? 무리에게 잡혀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어 쫓아가보니 그 무리는 딱 봐도 대학가에 술마시러 행차하신 고딩들 (여자2+남자2) but 싸대기를 세차게 때리시는 분은 여자고딩ㅋㅋㅋㅋㅋㅋㅋ
정황을 살펴보니 그 노란티가 여자고딩도 같은 방법으로 만져서 그 여고딩이 술도 취했겠다 열받아서 때리고 있는 것 같았음
나는 세일러문이 변신할때 공격 안하는 적들을 보며 늘 한심함을 느끼며 자랐고 틈과 타이밍의 중요성을 중시 생각해왔기에 바로 112애 전화를 걸어 위치를 설명해드림
근데 이 경찰이 올때까지 성추행범이 가만히 있지 않고 자꾸 도망가려고해서 주변에 도와주세요라고 엄청 소리쳤는데 고딩무리 중 남학생도 그렇고 대학로에 그 많은 지나가던 사람들도 그렇고 아무도 안붙잡아줌... 심지어 싸대기 강타녀는 분에 못이겨 우왕좌왕 한다고 추행범을 방치함 ㅠㅠ
나는 겁이 너무 많아서 내 폰으로 신고까지 했는데 경찰분들이 왔을때 범인이 없으면 내가 혼날까봐 필사적으로 혼나기 싫어서 노란티 옷자락을 붙잡음 (너무 꽉 쥐어서 옷이 다 찢어질 정도로 ㅜㅜㅋㅋㅋㅋ)
몇분뒤 경찰분들이 오셨고 노란티를 경찰차에 태우고 우리에게 뭐 고소하실거냐? 이런 내용을 물어보셨는데
이 정신 못차린 노란티가 경찰차 반대문을 열고 도주를 시도함 (근데 경찰차 문은 안에서 안열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열린건지 모르겠음..)
경찰분이 잡아서 다시 넣고 우리는 파출소에가서 진술서를 쓰고 처벌을 원합니다를 쓰고 집에가서 잤음
거기서 끝난 줄 알았는데 다음날인가 그 다음 날인가 경찰서에서 전화가 와서 합의 하시겠냐 합의 하는게 낫다 이런식으로 말씀하셔서 돈이 없던 대학시절 우리는 돈 주는 건가 하고 찾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