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개소문 펌) 일본의 김연아 선수 팬의 블로그 내용
게시물ID : sports_197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지프스
추천 : 14
조회수 : 113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0/03/16 10:26:25



일본 NTT포털의 한 블로거의 글들입니다.

김연아 선수의 팬으로 보이는 이분의 포스트중에서 몇개 옮겨왔습니다.


------------------------------------------------------------------------------


2009 / 10 / 28 / 22:43

아사다 마오가 유명해지지 않았다면 나는 김연아라는 선수를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내게 있어서 피겨라는 경기는 스포츠뉴스에서 흘려듣는 정도였으니까.
아사다 마오가 시니어리그에 참가해서 세계의 유명한 선수들을 물리치고
우승했다는 뉴스를 듣고나서 대단한 소녀가 등장했다고 생각했다.
미디어에 자주 비쳤던 마오의 사랑스러운 모습은 머릿속에 확실히 남아있다.
연령제한때문에 토리노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지만 다음 올림픽에 도전하겠다며
밝게 웃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나는 올림픽이 열릴때마다 즐거워하는 사람이지만 하계올림픽에 비해
동계올림픽은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화제가 되는 선수의 경기만
보는 정도였고 경기결과는 뉴스기사를 보는 것으로 만족했었다.
그러나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피겨경기는 TV앞에서 열중하며 보았다.
아사다 마오가 연령제한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다른 일본선수들의 선전이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기대를 받았던 안도 미키는 자주 넘어졌다. 점프할때마다 넘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라카와 시즈카는 한번도 넘어지지 않았고 아름다운 연기를 보여주었다.
리듬을 타고 음악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그녀를 보면서 감동했다.
빙판위의 무도였고 예술이었다.
내가 피겨라는 경기에 관심을 가지게 해준 사람이 아사다 마오였다면
피겨의 훌륭함에 넋을 잃게 해준 사람은 아라카와 시즈카였다.
아라카와가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일본의 피겨 붐은 한층 더 가열되었다.
금메달의 여운이 가시지도 않았을 무렵 쥬니어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아사다 마오가 출전하는 대회라서 나는 많은 흥미를 가지고 이 대회를 주목했다.
그런데 이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아사다 마오가 아니었다. 금메달을 가져간 것은
한국에서 온 선수였던 것이다.
나에게는 의외였다. 피겨라는 종목에서 한국은 너무나 낯설었다.
자세히 알아보니 그녀의 이름은 김연아였고 전년도 쥬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 마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선수였다.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김연아는 맹렬한 기세로 세계의 정점을 향해 치달았다.
아사다 마오와의 직접대결에서는 조금 주춤하기도 했지만 
출전하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우승했고 요통에 시달리면서도 시상대에서는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가 우승할때마다 2위와의 점수차이가 너무나 컸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그녀에 대한 채점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나도 그러한 부정의혹이나 과다득점의혹이 사실일까하는 궁금증에 
인터넷상에 흘러넘치는 그녀의 수많은 경기영상들을 반복해 보면서 검증했다.
그 검증의 결과는 그녀는 피겨스케이팅의 천재라는 것이었다.
그녀의 연기를 보면 기술이나 표현의 뛰어남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그것은 일종의 아우라가 되어 그녀만의 세계를 포장해낸다.
굳이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미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연기의 흐름이나 움직임도 아름답지만 그것을 한토막 한토막 분해해도
아름답다. 어느 장면을 잘라내어도 그림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김연아의 연기에 매료되어 피겨스케이팅의 즐거움에 빠져있는 사람은 나 혼자일까.
그녀가 이번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은퇴해버린다면
더 이상 피겨라는 경기를 즐길 수 없을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그녀가 은메달을 머물렀으면 하는 생각도 없지는 않다.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4년은 더 그녀의 매혹적인 연기를 감상할 수 있을테니까.




2009 / 11 / 13 / 22:54

곧 있으면 그랑프리시리즈 미국대회가 시작된다.
수많은 관중들앞에서 연기하는 그녀를 또다시 보게 된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기쁘다.
프랑스대회에서의 그녀의 연기는 질리도록 반복해서 보았다.
그녀가 연기하는 동안의 모든 표정이나 점프, 스텝까지도 내 머릿속에 들어가 있다.
밤새 졸린 눈을 비벼가며 그녀의 동영상을 본다. 아침에 일어날때 피곤함에 괴롭지만
어쩔 수가 없다.
젊은 시절, 비틀즈나 롤링스톤즈의 음악에 빠져있었다. 부모님이 싫어하셨지만
부모님이 집에 없을때는 언제나 그들의 음악을 들었다.
돌이켜보면 쓸데없이 시간을 흘려보냈던 것일 수도 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내 자신이 가장 열광했던 시간들이었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고 다시 그 무렵의 나로 돌아왔다. 상대는 음악이 아니었다. 야구도 아니었다.
그것은 피겨스케이팅이었고 김연아였다.
피겨스케이팅에 정통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김연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단지 그녀의 연기세계를 보고 느끼고 싶은 것 뿐이다.
그녀가 평상시처럼만 연기한다면 이번 미국대회에서도 우승할 것이다. 프랑스대회에서의
그녀의 연기는 앞으로의 여자 피겨의 모범이나 지침이 되어야할 연기였다.
김연아는 갈라연기에서도 다른 선수들과 차이가 난다. 
갈라쇼에서 다른 선수들은 어려운 점프나 스텝등을 통해 관중들에게 어필하려고 하지만
김연아에게는 그런 것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스텝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고 자기 스스로의 정취에 빠져 연기한다.
경기의 긴장감에서 해방된 그녀는 얼음위를 무심히 미끄러지며 행복해한다.
그러한 미끄러짐에는 그녀가 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이보세요. 스케이트는 이렇게 즐거운 것이랍니다."




2009 / 11 / 20 / 21:24

좋아하는 스포츠가 무엇이냐고 질문받으면 망설이지 않고 피겨스케이팅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겨선수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냐고 질문받으면 김연아라고 할 것이다.
나는 피겨스케이팅의 팬이 아니라 김연아의 피겨연기의 팬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듣는 것처럼,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보는 것 처럼,
나는 그녀가 연기하는 피겨를 좋아한다.
김연아가 자주 기록하는 고득점에 대해서 비판이나 불만의 소리가 많은 것 같다.
그러한 소리들을 듣거나 볼때마다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월등하고 훌륭하게 생각되는 연기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열악한 것으로 밖에
비추어지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어떤 미의식을 가지고 있을까.
아사다 마오같은 인기선수의 등장으로 인해 피겨스케이팅은 TV황금시간대에
방송될 정도로 인기스포츠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가 계속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다. 피겨선수의 인기가 아니라 피겨자체의 인기가 계속되려면
피겨자체의 매력이 확고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피겨스케이팅은 점프의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에 
선수들 대부분이 점프에 집착해버려서 안무나 연기가 소홀해지고 있다.
점프로 인해 연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지금의 피겨스타일은 매력이 너무 부족하다.




2009 / 12 / 1 / 00:22

김연아의 연기는 소년들이 동경하는 여성상을 부드러운 선을 그리면서 보여준다.
접근하기 어렵고 언제나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누나.
나이를 많이 먹어도 남자들은 그러한 여성상을 가지고 있다.
김연아의 연기는 그러한 여성상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아직 어린 선수인데도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여성상을 그려낸다.
소년이 동경하는 여성은 화려하게 몸을 치장하는 여성이 아니다.
아무것도 치장하지 않고 단지 싱그러운 향기를 풍기는 머릿결을 가진 여성이다.




2009 / 12 / 22 / 20:16

김연아는 표정에 꾸밈이 없고 밝고 귀엽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을텐데도 그런 것을 전혀 내색하지 않는다. 
적극적인 자세가 그녀의 몸이나 표정으로부터 전해져 온다.
김연아가 밴쿠버올림픽의 결과와 상관없이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한다고 한다.
올림픽이 끝나면 은퇴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나로서는 매우 기쁘다.
그녀가 올림픽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점프의 높이나 거리는 더 이상 나아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녀의 표현력은 한층 더 나아질 것이다.
올림픽이 끝나도 세계선수권이 끝나도 그녀는 계속 진화할 것이다.
점점 더 원숙미에 다가서는 그녀를 계속 지켜보고 싶다.




2010 / 2 / 19 / 23:07

수화기의 번호를 대충 눌렀을 뿐인데 곧바로 그녀와 연결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가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김연아 선수입니까?"
"네. 예전에 통화했던 분이로군요."
"기억하십니까?"
"당신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올림픽이 시작되었습니다. 컨디션은 어떠신지요."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컨디션은 좋아요. 곧 밴쿠버로 향할 예정이에요."
"선수촌에는 들어가지 않나요?"
"네. 들어가지 않아요. 밴쿠버시내의 호텔에서 숙박해요. 경기가 끝날때까지
집중력을 유지하고 싶어서요. 주변 사람들과 상의해서 결정했습니다."
"오늘 다카하시 다이스케 선수가 동메달을 땄습니다. 경기를 보셨는지요?"
"네. 보았어요. 같은 아시아 선수로서 자랑스러웠습니다."
"여러 선수들이 속속 밴쿠버에 도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드디어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시작되는 군요. 각오가 어떠신지요?"
"모든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모두 발휘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보여줄 수 있다면 결과는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해요."
"김연아 선수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2010 / 2 / 26 / 19:21

여자 프리경기가 끝났다. 동계올림픽도 이제 끝나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자피겨경기를 기다리면서 그동안 다른 여러 종목의 경기를 열심히 즐겼다.
덕분에 수면부족에 시달렸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보충하면 될 것이다.
프리경기에서 김연아는 완벽하고 로맨틱한 연기로 150.06이라는 고득점을 이끌어 냈다.
뒤이어 나온 아사다 마오는 표정이 약간 굳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동요되어 집중력이 약해졌기 때문일까. 그녀는 연기중에 실수를 하고 말았다.
연기를 끝냈을때 쇼트후에 보여주었던 표정은 나오지 않았다. 
낙담이 그녀를 지배하고 있었다. 김연아보다 먼저 연기했다면 
그녀가 마음에 그리고 있었던 연기를 완벽히 해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김연아의 연기는 할말이 없을 정도였다. 김연아가 연기를 끝낸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다. 고금의 명화에 비견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영상이 그곳에 있었다. 그 순간 경기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부럽다.
감동과 아쉬움이 마음속을 지배하고 있다.




2010 / 2 / 28 / 20:41

다시봐도 정말 훌륭한 연기다. 완벽하고 환상적인 연기로 그녀는 모두를 매료시켰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저런 훌륭한 세계가 출현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기술과 표현이 그토록 보기좋게 융합된 연기는 두번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기술에 정신을 빼앗기면 표현이 소홀해진다. 표현에 너무 몰두하면 점프의 타이밍이
흔들린다. 그녀는 모순과 같은 두가지 요소를 어느 쪽도 소홀히 하지 않고 확실히 연기했다.
많은 선수들이 점프와 연기가 각각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 것처럼 연기한다.
그러나 김연아는 점프와 연기가 빈틈없이 연결된다. 작은 빈구멍조차도 없는 
농밀한 연결이다.




2010 / 3 / 6 / 19:10

올림픽의 김연아에게서 가장 강한 인상을 받은 부분은
228점을 넘는 세계최고득점도 아니고 쇼트,프리에서 모두 1위를 했다는 사실도 아니다.
그것은 프리에서의 마지막 1분간의 연기였다.
김연아의 쇼트 007연기에 감탄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프랑스대회나 미국대회에서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프리연기의 초반부도 마찬가지였다. 점프는 확실했고 안정적인 연기는 계속되었지만
나는 어딘지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본래 가지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감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가 대부분의 점프를 끝내고 나서
모든 것이 변했다. 마지막 1분간 그녀가 진면목을 보여주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유연함..아름다움..경쾌한 스텝...허리와 팔과 손의 부드러운 움직임..
선녀를 연상하게 하는 춤이 그곳에 출현하고 있었다.
그녀가 약속했던 최고의 순간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2010 / 3 / 11 / 00:05

올림픽이 끝났음에도 그녀의 일정은 꽉 차있는 것 같다.
피겨스케이팅을 통해 바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2008 세계선수권과 2008 그랑프리파이널에서의 김연아의 연기를 감상했다.
2008년은 김연아가 크게 변화했던 시기이다. 어린티가 나던 얼굴이나 몸매가
몰라보게 달라져버렸다.
올림픽에서의 그녀의 연기를 본 후라서 그런지 2008년의 그녀의 연기에서는
약간의 미숙함이나 갸냘픔이 느껴진다. 체력의 부족도 나타나고 있다.
프리에서는 체력이 부족하면 후반부에 신체가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밴쿠버의 그녀에게서는 이러한 문제점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쇼트는 말할 필요도 없이 프리에서도 전반부나 후반부나 움직임에 차이가 없었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그녀는 체력을 배분하는 방법을 터득했던 것이다.
세계선수권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밴쿠버에서의 그녀의 연기를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보인다.




2010 / 3 / 11 / 21:57

이번 세계선수권에는 김연아를 비롯해 올림픽 출전선수들이 거의 나오기 때문에
몹시 기다려진다.
김연아가 우승여부보다는 김연아가 어떤 연기를 펼칠까를 주목하고 싶다.
올림픽에서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그녀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밴쿠버에서의 그녀의 연기는 완벽했다. 그러나 그 완벽의 연기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재현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비관적인 의미가 아니라 발전적인 의미에서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만 자신의 꿈이나 목표를 달성한 순간 표면적으로는 감격과 흥분을
느껴도 그 이면에서는 다음 목표를 생각하게 된다.
그녀의 올림픽에서의 완벽한 연기는 이미 과거이다. 
과거의 성과는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녀가 세계선수권에서 새로운 연기의 가능성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