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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이 되는 28살 남자의 관점에서 본 미생
게시물ID : drama_215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명록
추천 : 13
조회수 : 228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12/21 03:32:04
 
새벽에 잠이 안와 써서 주제도, 방향도 확실치 않은 글이지만 그냥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얘기하고 싶어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미생을 보면서 인터넷 반응에 관심이 없었고, 개인적으로는 정말 최고의 드라마로 꼽고 싶은 드라마로 생각했습니다.
 
본론에 앞서 짧게 제 인생을 말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당시까지 심한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결국 부모님은 초등학교 때 갈라서게 됩니다.
 
그 이후 5년간을 심하게 방황하고, 흔히 말하는 양아치에서 조금 더 나아가 생활조폭 일까지 하게 되었었습니다.
 
다행히 아는 형님들의 도움으로 일을 관둘 수 있었고, 복싱을 시작해 정신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2년의 시간이 지나고 어깨 관절 및 근육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복싱의 꿈 또한 접을 수 밖에 없었죠.
 
이후 2년간 정말 죽어라고 노력해 5개 대학을 뽑으면 들어갈 곳 중 한 곳에 들어갈 수 있었고, 군대를 포함한 학교 생활을 끝마친 후
 
28살 마지막이 지나는 지금 운좋게 한 번의 취준 시도만에 기업에 취직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왜 이 과정을 말씀드렸냐 하면, 제가 인생을 겪으며 느낀 것은 '인생은 절대 공평하지 않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보다 훨씬 더 힘든 사람들이 많겠지만, 제 인생 또한 이런 짧은 글로 설명할 수 없을만큼 많은 굴곡이 있었습니다.
 
또한, 어쩌다 보니 주위에 정말 잘 사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을 보며 컸기에 상대적 박탈감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오래는 아니었지만 노력해도 저들에게 닫을 수 없다는 감정에 사회를 탓하고, 싫어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지만, 우리들이 그 사람들의 노력을 비웃고 평가절하 할 수 없는 이유는 뭘까요?
 
결국 자기의 목표를 이루는데 성공하고, 후회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결국 노력하고, 부딪히는 사람들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미생은 고졸 낙하산이라는 판타지스러운 케릭터를 사용했고, 장그래의 끊임없고 열정적인 노력을 보여줬음에도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그 이후 다시 노력할 수 있는 길을 만난 이야기를 정말 잘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오차장, 김대리, 천과장, 강대리, 성대리, 영이, 백기, 석율이....
 
이 수많은 케릭터들 가운데서 우리 모두의 인생에서 각자 맛봤던 치열함과 슬픔, 기쁨, 외로움, 고통, 인내.
 
이런 결코 비웃을 수 없는 감정들이 오고가는 걸 20화 드라마 속에서 압축해 맛볼 수 있었고
 
내용이 때론 조금 어색하고, 사회생활을 오래한 분들의 관점에서 보기엔 어처구니가 없을 지라도
 
각자의 인생에 오버랩되고, 그 순간들이 기억났기에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우리 옆에 크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8살, 내년이면 29살.
 
결코 적지 않고 많은 나이에 본격적인 사회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장그래도, 안영이도, 한석율도, 장백기도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고,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를 위해서 이제 달려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후회하고, 괴롭고, 힘들더라도.
 
재밌고, 행복하고, 기쁠지라도
 
언젠가 제가 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할 수 있었던
 
정말 좋은 기회였습니다.
 
미생, 감사히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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