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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보영,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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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꺼내 본
그대 생각이 어디쯤일까
표시해 두고 싶어서
황지우, 가을날의 내 마음
그대에게 이르기 위해
나에게서 뻗쳐 나오는 온갖 마음
길을 만들어 놓았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그대의 자국이었지
길상호, 음표들
그러지 않고는 너에게
어떤 목소리도 전할 수 없어
오선지 위에 목매달았네
오철수, 사랑은
문을 열자 더운 기운이 훅 끼쳤다
나는 밖에서 "참 따뜻하네요"했고 동시에
여자는 안에서 "상쾌한 공기가 들어오네요"했다
거기 잠깐 눈웃음 머물고
사랑은 늘 그랬다
완전히 다른 말이면서도 같은
동행
만나야 할 이유도
헤어져야 할 이유도
늘 함께하는
동시였다
내가 너를 향하고 있는 내내
이정하, 유성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어떤 별은
마지막으로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 몸을 다 불태워서라도
누군가에게 건너가는
그 별을 보면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한순간 누군가에게 당도하기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소멸했던 별
그래, 나는 언제 내 모든 것 바쳐
너에게 당도하려 했던 적이 있던가
밤하늘의 유성, 그 장엄한 최후를 보면
내 자리는 끝내 지키려고 했던 내가
못내 부끄러웠다, 내 것은
티끌 하나라도 버리지 않으려고 했던
내가 몹시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