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터넷 응모에 당첨되어, 상영 티켓을 받았다.
시계는 10시 13분을 가리킨다. 조금 늦었네..
'끼이익-' 조심스럽게 상영관 문을 열고 들어간다.
약 100석 가량 되어 보이는 상영관은 이미 사람으로 가득 차있다.
"죄송합니다." ".........."
조용하지만, 신속하게 허리를 숙여 이동한다.
"미안하지만 잠시 지나가겠습니다." ".........."
검은 화면이 떠오르고, 곧 화면 중앙에 영화 타이틀이 걸린다.
< 100 >
"끄윽!" "아아아아-"
곧이어 바로 옆에서 듣는 듯한,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정적을 깨고 울려 퍼진다.
실감나는 음향 효과가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호, 이거 장난 아니겠는데?
"커....헉!" "끼아아-악" "끄끄끄끄끅!"
한동안 비명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그로테스크한 비명이 제작진의 성향을 의심케 한다.
한 백 번은 반복되었을까? 이제서야 비명소리가 서서히 잦아들었다.
스크린에 글자들이 점점이 떠오른다.
'정창렬, 김윤호, 박상일, 금민호'
'노사무엘, 김남우, 박미자.........'
처음 들어보는, 평범한 이름들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스탭 리스트인가? 거의 백 명 남짓 되겠구나.
다시 화면은 검어지고, 적막이 흐른다.
< 1 >
다시 화면 중앙에 영화 제목이 올라온다.
"........................."
뭐지? 이게 끝인가? 겨우 이게 다라고? 사기를 당한 기분이다. 언제는 선택된 사람이라고 홍보를 하더니만...
실망한 나는 조용하지만, 신속하게 상영관을 빠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