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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캐탐구생활기록부 20 - 물주기를 그만두는 날
게시물ID : mabinogi_964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웃집개발자
추천 : 10
조회수 : 4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2/22 16:53:29
안녕하세요. 하프서버에서 게임중인 사람입니다.

생활기록부 평어체 양해바랍니다. 



- 성과 : 
누적레벨 : 2080 -> 2211 (+131)

- 평가 : 
애정은 주는 쪽이 더 행복하다. 

- 단기목표 : 
1. 환상의 코러스 1랭을 달성하자 
1-1. 현재 D랭 -> 7랭

- 장기목표 : 
1. 힘든 인챈 효과를 받자. (목공 1랭에서 스태미너 + 30, 요리 6랭에서 솜씨 + 15, 제련 1랭에서 최대데미지 + 9) 
3-1. 현재 목공 A랭
3-2. 현재 요리 9랭
3-3. 현재 제련 D랭

2. 마스터 연성 연금술사가 되자. 
4-1. 현재 레인캐스팅 A랭 -> 7랭
4-2. 현재 마나포밍 C랭
4-3. 현재 금속변환 8랭
4-4. 현재 연성마스터리 9랭 -> 7랭
4-5. 현재 연금술마스터리 C랭
4-6. 현재 분해 E랭 -> D랭
4-7. 현재 합성 C랭 -> B랭

- 탐구생활기록 : 

12월 17일~12월 22일.

요 며칠 이벤트때문에 여유가 없었다. 이벤트라고 해봐야 일퀘 한두개 늘어난 셈 치면 되는데, 혜택이니 뭐니 챙긴다고 부캐것까지 던전 돌아주고 하다보니 평소보다 여유가 부족한 것 같다. 

한 사흘 해보고나서 느끼게 되었다. 그냥 부캐거 돌지 말고 필요한 거 있으면 나중에 사서 쓰자고.  어차피 글쓴이는 요령이 부족한 편이라 한 캐릭터에 올인하기도 바쁘다. 

새로 나온 킷트를 상당히 많이 질렀는데, 날개는 안나왔다. 언제나 그렇듯이 나올 사람은 나오고, 안 나오는 사람은 안 나오는 평소와 같은 이벤트인듯 하다. 새로 나온 던전 탓인지 킷트 탓인지 현재 마비노기 물가변동폭이 상당히 엽기적인데, 글쓴이처럼 킷트템으로 하우징에서 장사하는 사람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게 시세변동이 심하면 하우징을 꾸준히 관리해줘야 물건이 팔리기 때문이다. 요컨대 귀찮은 일이 늘어난다.  하우징 장사는 같은 물건 파는 사람들만 신경쓰기도 바쁜데, 거뿔로 도배하듯이 말도안되는 가격으로 물건 산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신적으로 더 피곤하다. 

캐릭터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여전히 무도쪽은 얼씬도 못하고 있다.  돌려면 돌 수 있다. 그러나 효율성의 문제다. 아둥바둥 발버둥치면서 피투성이로 몇십분 걸리면서 무도를 도는 대신 알비상급을 꾸준히 돌고 있는데, 주말동안 13바퀴를 더 돌았으나 파볼과 애리 몇페이지만 덩그러니 남았을 뿐이었다. 경험치만 아니었어도 이런 거지같은 던전 안오는건데 길도 짜증나고 몹도 더럽게 튼튼하고 정말 못났다.  

어제는 환생을 했다. 145레벨에서 했다. 더 올리고 싶었지만 글쓴이에겐 이 이상의 부지런함은 무리다. 환생을 했음에도 AP가 너무 부족해서 환상의 코러스든 레인 캐스팅이든 하나를 집중해서 올려야 할 것 같다.  이제는 환생포션도 하나 생겼고 하니까 이번 주말쯤에 두번 환생하면서 열심히 한번 해봐야지.

다른 이야기인데 글쓴이는 최근 상당히 속상한 상황을 거듭 마주하다보니 우울한 기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글쓴이에겐 글쓴이의 친구들과 몇년에 걸친 토론 끝에 게임 속 관계로 인해 감정상하고 하는건 미련한 감정낭비라는 가치관이 정립되어있지만, 우울한건 우울한거다. 우울한 일이 생겼으면 우울해지는게 내 생각엔 맞는 것 같으니 계속 우울해야겠다. 감정을 속일 필요는 없다.

글쓴이는 마게에서 단 한번도 나눔을 한 적이 없고 모르는 뉴비가 있어도 납치를 전혀 하지 않는 이기적인 삶을 살고 있는데, 그렇다고 지구상의 땅 불 바람 물 마음이 글쓴이의 사리사욕을 위해 쓰이고 있는건 아니다. 글쓴이도 물론 뉴비를 도와준다. 단 한 사람에게 집중되있었기 때문에 티가 나지 않았을 뿐.

그렇다. 글쓴이의 모든 선행은 단 한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딱히 의도해서 그런건 아니고, 사리사욕만 채우면서 살아가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뉴비 한명의 성장을 돕게 됐고, 다른 나눔을 전혀 하지 않는 만큼 비교적 남아도는 자원을 단 한명의 뉴비에게 집중해왔던 것이다. 

이른바 새싹에 물을 뿌리는 것과 흡사한 행위를 해왔다. 뉴비를 도와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뉴비에게 도움을 줬을때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몇번이든 감정적 보상을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꽃피는걸 기다리면서, 양분이 될만한 물을 꾸준히 공급한다. 다 크면 이게 마족 씨를 말리는 행성파괴병기가 될지 뉴비 시팅 강박에 시달리는 자원봉사자가 될지는 키워봐야 알겠지만, 아무튼간에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건 큰 기쁨이었다.  

식물에 물을 줘본 사람은 알 것이다. 화분에 있는 꽃씨만이 물을 얻었노라 기뻐하지 않는다. 물을 주는 사람 역시 기쁨을 느끼고 충만함을 얻어간다. 

글쓴이는 그러나 뉴비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해결해주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그건 글쓴이 자신부터 누군가가 내 시련을 대신하는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련은 가급적 자신이 치워야한다. 너무 무거우면 그때 도와달라고 하는거지, 박혀있는 돌멩이가 보일때마다 앞에서 괴수들이 뿌리채 모든 돌을 솎아내는것을 뒤에서 오도카니 바라보고있는 것은 전혀 기쁘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다. 그런 의미에서 적어도 글쓴이는 자신이 키우는 아이가 스스로의 시간을 들여 시련을 헤쳐나가길 바랬다. 

그러길 바랬는데.

모든게 의도대로 풀리지 않는것이 세상사지만, 여러가지 실망스러운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게 되면서 글쓴이의 뉴비시팅도 며칠 전 그만두게 되었다. 꽃씨에 물을 뿌려왔던, 잘 피어날 수 있게 햇빛을 준비하던, 다 피었을때 가장 예쁘게 보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했던 모든 시간들이 부질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제 더 이상 물을 주는 의미가 없음을 알았다. 

그렇게 물주기를 그만두기로 마음먹은 날 이후, 글쓴이는 계속 우울하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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