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화장실 가기가 두렵습니다 (2)
게시물ID : panic_932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ichunji
추천 : 16
조회수 : 193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4/26 10:24:38

(1)에 이어

.

.

.

꿈이라는 게

식은땀이 나고 사지가 벌벌 떨리는 것일지라도 눈뜨고 조금 지나면

흐지부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어쩌면 방어기제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악몽일수록 더욱 선명하게 뇌리에 새겨 진다면 아마 미쳐버릴 지도.

 

그런데 며칠 전 그 날 아침은 시간이 지나도

마치 새겨진 문신처럼 기억이 선명했다.

 

그 눈빛조차...말이다.

 

화장실을 나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을 때

아마도 ...

인정하기 싫지만...

받아들이기도 싫지만...

 

나를 따라 나왔던 것 같다...

 

아래는 화장실 이후 새벽에 꾼 그 꿈 이야기다.

 

.

.

.

 

나는 어느 병원 장례식장의 경비원이었다.

밤이 깊어 새벽녘이었던 것 같았고, 인적은 끊겨 있었다.

현관 입구 옆에는 창구가 있었고,

나는 그 창구 안 코딱지만 한 공간에 놓인 1인용 침대에 누워 쪽잠을 청하고 있었다.

 

(지금 시각이 아침 79. 잠깐... 방안이 환해지게 창문 커튼을 좀 걷어야겠다. 왜냐하면 내 등 뒤에는

그 화장실이 아직 버티고 있으므로...)

 

조그마한 창구엔 커튼이 쳐져 있었는데

누워있던 나는 분명 밖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발자국 소리가 들린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커튼을 걷고 밖을 내다보기 위해서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나는 엉거주춤하게 굳어 버렸다. 머릿속에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커튼을 열면 그....그 귀신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에 밀려드는 많은 기억들. 화장실을 갔던 기억이 좌악....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꿈속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스치는 또다른 생각.

 

'그 귀신을 보는 순간 난 죽을 것이다.'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턱이 덜덜 떨려왔다.

그리고 바보같이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다시 침대에 누워버렸다.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저 그

불쾌하고 끔찍한 느낌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불속에서 숨조차 죽인 채 무엇인지 모를 그것이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을 때 소리가 들려왔다.

 

창구 창문이 열리는 소리.

 

'...'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죽는구나 난..'

 

그런데...그렇게 몇 초가 흘렀는데...조용하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창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르륵.

 

'....'

 

화장실에서처럼 눈을 마주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사히 지나간 것 같았다. 한계치까지 치솟았던 긴장이 일시에 풀리며 나는

침대에서 몸을 서서히 일으켰다. 뒤집어썼던 이불을 서서히 내리던 그 때...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기괴한

짐승이 내는 괴이한 절규같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으으으어어어억!

 

눈앞에서

내 눈과 마주친....내 눈앞에

닫힌 창문에 쳐져 있는 커튼 사이로

머리가 긴...머리가 긴 직모에 이십대 초반의 그..여자귀신이 상체를 디민채...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그...

화장실에서 봤던, 아니 화장실에서 나를 바라봤을 그 허여멀건 한 눈이었다.

 

아아아 아아악...!!!

 

더 이상 내가 뭘 할 수 있었겠는가....

 

- 아카스_통영.

 

* 덧붙임 : 이야기가 거의 끝나갑니다. 글로 다시 쓰는 지금도 무섭군요. 어제는 카페였는데 지금은 방안이라 더욱...

그래도 쓰던 글이니 끝은 봐야겠지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