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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잡대 97학번이에요
게시물ID : freeboard_7956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옴마낭
추천 : 0
조회수 : 35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2/23 18: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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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년 선배랑 술자리 나눈 썰? 글을 보고 한마디 적어 보고 싶어 적어봅니다
 
저는 현재 중견제조업 과장이구요.
 
97년도에 전문대학에 입학해서 (할거 없으면 공무원이나 하라고 하던 시대)
한학기만에 자퇴를 하고 98년도 재수, 99년도 삼수를 거쳐서
지잡대 99학번 공학계열로 입학했습니다.
 
중간에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집안도 무너져서
20대에 학교 복학도 못하고 알바로 먹고 살던 때도 있었어요
그때 진지하게 고졸로 살아볼까도 생각했었는데
제가 근무하던 곳에 그 대학생들도, 갓졸업한 사회초년생들도 비루하게 사는 데
내가 고졸이면 앞으로의 삶이 얼마나 더 비루할까 싶어서 무리해서 복학은 했었어요
물론 졸업하고 나니 등록금 + 생활비 대출이 3000만원에 육박했었구요
그 덕에 아직까지 제 명의 카드 하나 없는 저신용자를 못 벗어 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또 무리하게 석사까지 하는 바람에 나이 서른하나에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대학생활 정말 재밌었구요.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게 내게 재밌는 걸 찾아서 하다보니 취직도 자연스럽게 되고
쫓기며 살지 않게 되었어요.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도 제가 하는 일이 부럽다고 해요.
제가 할 일을 제가 찾아서하고 제가 일을 만들고 또 해결하고
물론 저는 제가 책임져야 될 부분도 많고 힘듭니다.
가끔 대리나 사원으로 돌아가서 남들이 시키는 일만 하고 싶을 때도 많아요
왜 사서 고생을 하고 있나 라는 회의가 들때도 있지만...
 
서두가 좀 길었는데 각설하고
저도 많은 후배들의 상담 상대도 되어주고 하면서 느낀건
지금 사회의 이 모든게 기성사회가 만들어서 그런건 아니란 겁니다.
하고 싶은게 없다는건 결국 해본게 없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해본게 없다는게 결국 저는 의지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돈이 없어서?
누가 안도와줘서?
 
정말 돈이 없어서 힘들 수도, 정말 누가 도와주지 않아서 못할 정도로 어려울 수도 있다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20대에, 젊어서 할 수 있는 건 정해져있다고 봐요
 
군시절에 페이퍼라는 잡지를 보면서 누군가 독자사진 코너 같은데 자전거 전국 일주를 올려놔서
군대 제대하고 친구가 신문구독 사은품으로 받은 자전거 빌려서 자전거 일주도 해봤구요
물론 돈은 통장에 15만원 있었어요. 정말 비상금이었죠
농가에 가서 일도 도와주고, 교회에서 문전박대 당해 산까지 자전거 메고 올라가서 절에서 잔 적도 있었구요
히치하이킹 해서 화개장터에서 남원까지 트럭 얻어타고 간 추억도 즐거웠구요
모텔 공사장에서 1층에서 10층까지 수십번 왕복한 적도 있었구요
(이 때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주신 마지막 기회구나라는 좀 철 없는 생각에
정말 다리가 풀릴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일당은 정해져있고 그렇게 해서 뭐하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때 사장님이 제 그런 모습을 보고 한달만에 차키를 주시면서 다른 현장을 맡기실 땐 정말 뿌듯했어요)
또 디카가 넘 사고 싶어서 사진이 너무 찍어보고 싶어서 친구한테 FM2라는 아버지 장농 카메라를 빌렸다가
2주만에 반납하고 제 카메라가 갖고 싶어서 그때 DC인사이드에서 카메라 사용기 게시판을 읽고 또 읽고
세번정도 읽은 것 같아요. 여름부터 알바비 10만원씩 모아서 추석때 A70이라는 카메라사서 2년 가까이
정말 재밌게 찍은 기억도 있구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많지만 제 자랑을 할려고 그러는 건 아니구요
 
가끔 요즘 젊은 친구들이 너무 삐딱하게만 세상을 볼려고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세상이 빡빡하긴 하지만...
어느날 다른 후배가 그러더라구요
요즘 후배들 보면 대견하다고 우리때는 없던 토익도 다들 열심히 하고 영어회화도 열심히 하고
한다고
근데 전 좀 측은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꼭 그런식으로 경쟁안해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경쟁력을 가지면 그게 충분한데라고 생각을 하는데
 
주제가 없이 글을 적다보니 말이 횡설수설이네요
20대에는 즐기세요. 게임도 폐인이 될 정도로 해보고
군대 제대하고 복학해서는 1,2년 공부도 열심히 해보고
방학되면 알바해서 여행도 다녀보고(꼭 해외가 아니어도 되요)
또 기회가 되면 해외로 무전여행도 가보고
자기가 잘 할 수 있고 즐거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세요
꼭 돈이 안되어도 됩니다.
 
그럼 분명 좋은 일이 있을거에요
비로소 30대가 되면 여러분들을 반짝 거리게 할 일이 많이 있을거에요.
 
쓰다보니 횡설수설 꼰대 같은 글이 되었는데
분명 20대에 이렇게 살아오신 30~40대 분들은 공감하리라 믿어요.
이땅의 미래인 20대 여러분
자신의 감정도 몸도 아끼고 사랑하며 즐거운 20대를 보내세요~
 
마지막으로 양대(?) 스포츠 메이커의 슬로건인
just do it!
impossible is nothing
이 두 말은 틀린말이 아닙니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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