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뭔가를 물고 가만히 눈을 감으란다.
공상과학영화에서 기계들이 움직일때마다 나오던 효과음이 귓가를 자극한다.
윙~윙~ 윙~
긴장을 풀어주기 위함인지 플레이타임 10초정도의 짧은 클래식 음악이 두세번 반복되었고,
x ray실을 나와
그렇게 나는 수술대로 향했다.
수술대라고 해봤자
스케일링을 하든 충치치료를 하든 똑같은 구조의 테이블이지만, 오늘 난 임플란트 식립?을 위한 수술을 하게됐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언젠가 나에게 임플란트부심을 부렸던 친구가 떠올랐다.
두손으로 자기 입을 열어보이며 잇몸에 박힌 쇠기둥을 자랑하던 그 친구.
이게 얼마나 아픈지 아냐고 으스대며, 마치 난 임플란트 수술도 버틴 남자라는 자긍심을 느끼는듯했다.
하루종일 좀비처럼 피를 뱉어대며 고통에 신음했다던 그 말이
왜 오늘 이리도 선명한가.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무너진 치조골을 재생하기 위해 내 피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가혈청 어쩌고 저쩌고하던 의학지식이 짧게 머릿속을 지나갔지만
잠시후 있을 피의 축제에 그딴 잡지식은 신나처럼 날아갔다.
근데 이 간호사가 이상하다?
자동차 뒤에 놓인 강아지 인형처럼 연신 머리를 흔들어댄다.
뭐여??
내 팔뚝에 비스킷모양 문신을 그리고 있다.
아직 초보인듯 했다.
곧 상급자를 부른다.
선배인듯한 간호사가 도착했고, 이런것도 못하냐며 눈빛으로 타박하고는 이내 반대편 팔에 매달려 피를 뽑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뒤, 바늘이 들어가는 섬뜩한 느낌..
"평소에 혈액검사하실때 어떤 팔에서 뽑으셨어요?"
이 분도 똑같이 문신을 그리고있다.....
결국 피뽑는 미션은 실패.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입주변 소독해드릴께요. 하면서 빨간색 소독약으로 내 입주변을 소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피로 떡된 수염을 달고 있는 호러버전 산타로 변신했다.